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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시멘트, 합병 시 기준시가 택한 이유는 합병가액으로 자산가치 절반 이하 기준시가 선택, 주가 실질가치 반영 판단

이아경 기자공개 2020-07-20 14:44:31

이 기사는 2020년 07월 17일 15:0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일시멘트그룹 오너일가가 시세조종 혐의를 받으면서 지난 5월 결정된 한일시멘트와 HLK홀딩스의 합병이 재조명되고 있다. 한일시멘트의 주가를 의도적으로 눌러 지주사인 한일홀딩스가 합병법인의 지분율을 높게 가져갔다는 의혹 때문이다.

눈에 띄는 점은 당시 한일시멘트가 합병가액을 산정하면서 자산가치에 한참 못 미치는 기준시가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이하 특사경)은 지난 15일 서울 서초동 한일시멘트 본사와 허기호 회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특사경의 수사는 오너 일가가 내부 정보를 활용한 시세 조종 등으로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사경이 이런 혐의를 검찰에 통보한 시점이 6월이라는 점을 감안해 시장의 관심은 지난 5월 진행된 한일시멘트와 HLK홀딩스의 합병에 쏠리고 있다. 당시 한일시멘트와 HLK홀딩스는 1대 0.502의 합병비율을 산정하고 8월1일을 합병 예정일로 공시했다.

양사의 합병은 △한일홀딩스-한일시멘트 △한일홀딩스-HLK홀딩스-한일현대시멘트로 나뉘어있던 지배구조를 '한일홀딩스-한일시멘트-한일현대시멘트'의 수직계열로 바꾸기 위해 진행됐다. 앞서 한일홀딩스는 2017년 LK파트너스와 함께 HLK홀딩스라는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들어 현대시멘트를 인수했고, 현대시멘트는 한일현대시멘트로 사명을 바꿨다.

논란의 요지는 양사의 합병 과정에서 한일홀딩스가 합병 법인의 지분율을 높게 가져가기 위해 의도적으로 한일시멘트의 기업가치를 눌렀다는 점이다. 실제 허기호 회장이 지분 30%를 보유한 한일홀딩스는 한일시멘트 지분율이 34%에 불과했으나 100% 지분을 가진 HKL홀딩스와 합병비율 1대 0.502를 통해 합병법인인 한일시멘트의 지분율 73.32%를 확보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한일시멘트가 합병가액을 산정할 당시 자산가치보다 현격히 낮은 기준시가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상장사의 합병가액은 관련 법령에 따라 원칙적으로 기준시가를 적용하지만, 기준시가가 자산가치보다 낮을 경우에는 자산가치를 선택할 수 있다. 당시 한일시멘트의 자산가치는 20만9309원인 반면 기준시가는 8만5787원에 불과했다.

한일시멘트 측은 이에 대해 "주식시장에서 거래돼 형성된 시가를 기초로 산정된 기준주가가 기업의 실질가치를 적절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판단돼 이를 합병가액으로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시멘트 산업은 성숙산업으로 동종 사업의 주가가 일반적으로 순자산가액 대비 낮게 형성되어 있는 특성도 고려했다는 입장이다.

실제 시멘트 업종의 PBR은 1배 미만 또는 1배 수준으로 저평가됐지만 한일시멘트의 경우 실적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따라오지 못했다. 한일홀딩스로부터 인적분할한 2018년 당시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5120억원, 561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8672억원, 790억원으로 늘어났다. 전년보다 각각 69%, 41% 증가한 수치다. 반면 주가는 같은 기간 16만원까지 올랐다가 지난해 말 9만원대로 떨어졌다. 합병 결정일 당시 주가는 8만3700원, 전일 종가는 7만8600원이다.

한일시멘트 관계자는 "압수수색의 정확한 사유는 알지 못한다"면서 "현재로서는 확인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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