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금융지주, '오버부킹' 달성…증액 가능성 유력 [Deal Story]모집금액 800억에 수요예측 참여금액 4500억…만기 단기화 전략 유효
이지혜 기자공개 2020-08-03 13:10:12
이 기사는 2020년 07월 31일 07시3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리츠금융지주가 모집금액의 5배가 넘는 투자수요를 확보했다. 조달금리도 비교적 양호한 수준에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메리츠금융지주의 이번 공모채 발행 딜은 시장의 우려가 컸다. 주력 계열사인 메리츠증권을 비롯해 증권업 전반에 대한 불신이 쌓였기 때문이다.그러나 만기를 비교적 짧게 설정한 데다 비수기를 노린 수요예측 전략이 투자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덕분에 KB증권과 NH투자증권도 미매각분 인수 부담이 사라졌다. 바로 직전 공모 방식으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때에는 미매각분이 대량 발생해 주관사의 인수부담이 적잖았는데 이번에는 이런 부담이 없었다.
◇수요예측 참여금액 4500억, 증액 발행 유력
메리츠금융지주가 공모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30일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모집금액은 800억원으로 만기는 2년 단일물이다. 수요예측 결과는 양호했다. 모집금액의 5배가 넘는 4500억원의 참여금액을 기록했다.
증액가능성도 유력하다. 개별민평 대비 +30bp 이내에 1200억원의 수요가 확보됐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1000억원까지 증액 가능성을 열어뒀다. 공모희망금리밴드 상단이 70bp인 점을 고려하면 밴드 내에서 투자수요를 넉넉히 확보한 셈이다.
바로 직전 수요예측에서 고전했던 것과 대비된다. 메리츠금융지주는 5월 28일 신종자본증권을 70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대표주관사가 총액인수해준 덕분에 발행은 이뤄졌지만 수요예측에서 미매각 물량이 대거 발생했다. 모집금액 700억원에 수요예측 참여금액은 110억원에 그쳤다. 조달금리도 기존의 다른 증권사보다 1% 가까이 높은 4.2%까지 제시했는데도 투자심리를 붙잡지 못했다. 두 달 만에 수요예측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은 후순위라는 점에서 이번 공모채보다 투자심리가 나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면서 “특히 최근 투자자들은 3년 이내의 중단기물에 특히 관심을 보인다”고 말했다. 유통시장에서도 만기가 2년 이내인 회사채들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메리츠증권도 이를 고려해 만기를 2년으로 설정했다.
고금리 메리트도 투자매력을 높인 요인으로 꼽힌다. 민간채권평가회사 4사(한국자산평가, 키스채권평가, 나이스피앤아이, 에프앤자산평가)에 따르면 27일 기준 메리츠금융지주의 2년 만기 회사채의 개별민평은 1.36%다. AA0 등급민평 1.28%보다 높다. 여기에 더해 공모희망금리밴드 상단을 최대 +70bp까지 열어두면서 투자자를 붙잡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포트폴리오로 우려 완화…비수기 도전도 ‘묘수’
메리츠금융지주의 이번 공모채는 당초 우려가 많았다. 주력 계열사인 메리츠증권 때문이다. 종금업 라이선스가 만료되고 부동산 경기가 흐려지면서 부동산 관련 자산이 많은 메리츠증권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도 커졌다. 증권업 전망이 흐린 것은 물론이다. 이 때문에 바로 직전 수요예측을 진행한 대신증권도 수요예측에서 단 한 건의 투자수요도 확보하지 못했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증권업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메리츠금융지주는 메리츠화재 등도 보유하고 있어 그나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 편”이라며 “신용등급이 AA0로 높은데 공모채 비수기라서 경쟁자가 없었다는 점도 수요예측 흥행요인”이라고 말했다.
메리츠금융지주의 이번 공모채 대표주관사는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다. 두 증권사는 바로 직전 신종자본증권 공모채 대표주관을 맡아 미매각분을 인수하기도 했다. 이번에도 합을 맞춰 성공으로 이끈 것이다.
한편 메리츠금융지주는 증액여부를 결정해 8월 7일 공모채를 발행한다. 조달된 자금은 2015년 발행했던 회사채 800억원을 차환하는 데 쓰인다. 확정가산금리가 개별민평 대비 +30bp에 형성된다면 조달금리는 1.6~1.7% 정도에 형성될 수도 있다. 이는 27일 기준 민간채권평가 4사의 평균 평가금리에 근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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