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경영 리뷰]LG와 삼성…같은 전자, 다른 과제①중요 1순위 '전략적 사회공헌'…환경·고객·안전분야 주력
원충희 기자공개 2020-08-18 08:05:18
[편집자주]
국내 주요 기업들은 주기적으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해 자신들이 중요시하는 경제·사회적 가치를 제시하고 어떤 성과를 달성했는지를 공개한다. 한 꺼풀 벗겨보면 여기에는 그들이 처한 경영적 혹은 경영외적 상황과 고민이 담겨있다. 기업이 경제적 성장과 더불어 윤리·사회·환경문제에 기여하는 가치를 창출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요즘, 이들의 지속가능경영 현황이 어떤지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2일 14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50년 라이벌로 불린다. 사업 포트폴리오가 겹치다보니 시장에서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 글로벌 가전시장에서 양사의 신경전은 전쟁을 방불케 할 정도다. 경쟁자로 불리는 만큼 비슷한 사업을 영위하는 두 회사는 유사한 고민을 안고 있을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지속가능경영보고서로 본 두 회사는 판이하게 다른 과제를 중요하게 다뤘다. 가령 삼성전자가 2020년 보고서를 통해 '윤리경영 및 컴플라이언스'를 1순위로 내세울 때 LG전자는 '전략적 사회공헌 운영'을, 삼성이 2019년 '노동관행 및 인권'을 중점 과제로 고심할 때도 LG는 '안전보건체계 구축 및 문화 확산'을 1순위에 올렸다.
LG전자의 중요 이슈 선정과 중대성 평가 프로세스는 삼성전자와 크게 다르지 않다.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이니셔티브 및 평가제도를 활용하고 도출된 과제를 회사의 비전과 전략, 전자업계 산업이슈, 미디어 노출, 내·외부 이해관계자 설문조사 등을 거쳐 우선순위와 영향력을 평가한다.
중점 과제에서 차이를 보이는 것은 유사한 비즈니스에 종사하는 같은 전자업계 회사라도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직면한 환경이 다르다는 의미다. 사법리스크, 노조 분쟁 등 사회물의를 일으킬 수 있는 사건·사고에 휘말리지 않았던 LG전자는 아무래도 소비자와 안전, 환경 등의 과제를 중요 이슈로 다룰 수 있는 여건이다.

통상 대기업들이 사회적 비난을 받는 주요 이슈는 지배구조 및 승계와 관련된 문제들이다. 선제적으로 지주회사 체제를 도입해 출자관계에 얽힌 리스크를 해소했던 LG는 특유의 가족주의적 집단의사결정 체제를 통해 별다른 잡음 없이 4세 승계를 마무리한 상태라 이런 문제에서 비껴나있다.
물론 여론의 집중포화가 삼성전자에 쏠리면서 LG는 상대적으로 묻힌 감이 없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어떤 이유에서든 간에 LG전자는 대기업들이 자주 겪는 사회적 이슈에서 비교적 떨어져 있어 지속가능경영에도 이런 과제들이 우선수위에 있지 않다.
LG전자가 2020년 보고서에서 전략적 사회공헌 운영을 중요 이슈 1위로 선정한 배경에는 구광모 회장 등극 이후 변화하는 그룹 사회공헌 방식에 힌트가 있다.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물질적 공헌에 집중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계열사별 역량을 활용한 LG만의 공익사업을 전개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구 회장의 올해 신년사에 담긴 "LG의 진심이 담긴 우리만의 방식을 더욱 고민해 사회에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란 말의 진의다.
대표적인 사례가 전국 433개 학교를 대상으로 실시된 공기청정기 1만여대 무상 지원이다. 지원 규모가 약 220억원 수준이다. 사회·환경적 이슈인 미세먼지와 결부돼 사회공헌 효과를 높인 것은 물론 LG전자의 강점인 생활가전 역량을 알릴 수 좋은 기회였다.
코로나19 대응으로 고생한 의료진에게 전자식 마스크 2000개를 기부한 것도 비슷한 경우다. 퓨리케어 공기청정기의 특허기술 및 노하우가 담긴 마스크다. 사회적 이슈에 맞춘 공익활동과 더불어 LG전자의 공기청정 기술이 마스크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널리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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