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8월 28일 13: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이노텍이 꾸준히 그룹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부진, LG디스플레이의 사업전환 등으로 그룹 의존도가 자연스레 낮아질 수 밖에 없었지만 꾸준히 외형을 키운 덕이다. LG이노텍은 캐시카우인 카메라모듈이나 알짜 사업부인 기판·소재 등에서 다양한 외부 고객사를 확보하고 꾸준한 투자로 독자생존 능력을 키웠다.

28일 LG이노텍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LG전자에서 발생한 매출은 1126억원이었고 그룹 전체에서 발생한 매출은 398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매출액 3조5507억원 대비 11.2%에 해당한다. LG이노텍이 다양한 전자기기의 부품 등을 생산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캡티브 시장(Captive Market) 비중이 높지 않다.
LG이노텍의 그룹사 매출 비중이 낮아진 것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3년 이후부터 보면 2014년 그룹 매출은 2조862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매년 감소했다. 당시 매출비중은 32.3%였다. 2015년 그룹 매출은 2조원 밑으로 떨어졌고 비중도 20%대로 낮아졌다. 2017년에는 매출 1조3000억원대, 비중 20% 밑으로 떨어졌다. 2018년에는 1조원 수준, 2019년 9000억원대로 줄었다. 비중 역시 11%까지 낮아졌다.

LG이노텍의 최대주주인 LG전자의 매출 역시 이와 같은 추세를 보였다. 현재 LG이노텍의 최대주주는 LG전자로 전체 발행주식의 40.79%를 보유하고 있다. 2014년 1조1078억원이었던 LG전자 매출은 올해 상반기 1000원대까지 낮아졌다. 6년새 매출이 10분의 1수준으로 낮아진 것이다. LG디스플레이 매출 역시 2014년 5113억원대에서 올 상반기 414억원선으로 줄었다.

그룹사 물량이 전반적으로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LG이노텍의 매출은 성장했다. 2013년 6조2115억원이었던 매출은 2019년 8조3021억원까지 컸다. 성장률로 보면 34% 였다. 같은 기간 그룹사 매출이 52%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3조원 넘게 외부 고객사 매출이 확대된 것이다.

여기에는 광학솔루션사업부 내 카메라모듈 역할이 컸다. 광학솔루션 매출은 2013년 2조5230억원에서 5조4257억원까지 확대됐다. 2013년만 해도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던 LED 사업부가 2019년 3500억원대까지 매출이 줄었음에도 이를 상쇄했다. LED의 경우 액정표시장치(LCD) 후면 광원으로 사용되는 소자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 확대로 매출이 감소했다. LG디스플레이향 매출 감소도 여기서 기인한다.

카메라모듈은 비약적인 성장을 하면서 회사의 주력제품이 됐다. 2004년 휴대폰용 카메라모듈 시장 진출했고 2010년 아이폰4 출시부터 애플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애플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카메라 모듈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면서 매년 꾸준한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다. 모회사인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이 고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외형을 확대할 수 있는 버팀목이 됐다.

LG이노텍은 또 다른 캐시카우로 기판·소재를 키우고 있다. 최근 3년간 반도체 기판, 대형 디스플레이 패널용 포토마스크, 차세대 테이프 서브스트레이트에 꾸준히 투자해왔다. 외형 확대도 중요하지만 고마진 제품 비중을 높혔다. 2017년 8%대였던 기판소재 영업이익률은 2019년 14%대까지 올라왔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20%에 육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