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그룹 구조조정]'기구한 운명' 금호고속, 그룹 자구안 추진 첫타자구조조정 위해 매각·인수 거쳐, 3년만에 별도 법인 독립
김경태 기자공개 2020-09-16 09:56:33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4일 14시4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 M&A가 무산된 가운데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자구안 실행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금호고속의 분할을 결정했다. 현재의 금호고속은 2017년 금호터미널이 모태인 법인과 합병한 곳이다.14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고속은 지난 4일 이사회를 열고 회사 분할을 결정했다. 고속버스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신설법인을 설립하기로했다. 분할 후 존속회사의 사명은 '금호고속'으로 유지하고, 신설법인은 '금호익스프레스'로 정했다.
금호고속 측은 이와 관련 "분할을 통해 보다 적합한 경영시스템을 확립해 해당 사업부문의 전문성 강화 및 경영효율성 제고를 도모할 것"이라며 "경쟁력을 제고해 기업가치를 증대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이번 분할 결정은 채권단과 협의를 거쳐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현 KDB산업은행 부행장이 지난 11일 기자간담회에서 밝혔듯 금호고속도 사실상 채권단 관리에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금호고속 법인은 과거 금호터미널이다. 앞서 금호산업은 2006년 여객자동차터미널, 임대업 사업부문을 분할해 '금호터미널'을 설립했다. 금호산업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가 2010년 대한통운, 2011년 아시아나항공으로 최대주주가 잇달아 바뀌었다.
그 뒤 2016년에도 변화를 거친다. 같은 해 4월 아시아나항공이 금호터미널 지분 100%를 금호기업에 2700억원을 받고 넘겼다. 금호터미널은 완전 모회사인 금호기업을 흡수합병했다. 사명을 금호홀딩스로 변경했다. 박삼구 전 회장이 금호터미널의 최대주주로 등극하면서 그룹 지배력을 강화했다.
이 시기 금호고속은 별도로 존재하고 있었다. 금호고속은 1946년 설립돼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모태와 같은 기업이라는 상징성을 간직한 계열사였다. 그러다 2012년 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 사모펀드(IBK펀드)에 금호고속을 팔았다.
2015년6월 금호고속 지분 100%를 사들였지만, 금호산업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같은 해 9월 칸서스자산운용에 3900억원에 팔았다. 당시 2년3개월의 콜옵션 계약을 맺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17년 콜옵션을 행사해 인수했다.
금호고속을 인수한 주체는 제이앤케이제삼차였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17년 금호홀딩스와 제이앤케이제삼차, 금호고속을 합병했다. 사명은 금호고속으로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금호고속은 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올라섰고 유스퀘어(광주종합터미널) 사업도 하게 됐다. 박삼구 전 회장이 지분 28.88%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그룹을 지배했다.
이번에 분할이 이뤄지면 고속버스운송사업은 약 3년만에 별도 법인으로 되돌아간다. 금호고속은 이달 28일 주주총회를 열고 회사 분할 안건을 다룬다. 동일인 측 합계는 72.79%로 안건은 무리 없이 통과될 전망이다. 분할기일은 10월1일이다.
우선주를 포함한 금호고속의 주주 지분율은 박 전 회장(28.88%),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18.81%), 박 회장 부인 이경열씨(2.79%) 금호아시아나재단(12.78%), 죽호학원(4.79%) 등이다.
고속버스 사업부문이 분리되면 존속 금호고속의 몸집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옛 금호홀딩스의 연간 별도 매출은 1000억원을 넘은 적이 없다가 금호고속과 합쳐진 뒤 급격히 커졌었다. 작년 연결 기준 고속버스 사업부문의 매출은 4097억원, 터미널사업부는 475억원으로 8배 이상 격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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