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M&A]즉답 피한 정몽규 HDC그룹 회장코로나 19 이후 무산 가능성 솔솔...인수 관련 질의에 말 아껴
김경태 기자공개 2020-07-23 09:13:40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1일 10시5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코로나19 등의 변수로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지연되면서 이해관계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매각 측과 인수자 측이 치열한 눈치싸움을 하고 있고 시장에서는 우선협상대상자인 HDC그룹의 인수 의지에 관심을 두고 있다.21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있는 대한축구협회에서 만난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M&A와 관련한 기자의 질문에 말을 극도로 아꼈다. 최근 복잡해진 상황을 고려해 최대한 즉답을 피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을 계속 이어갈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저희(HDC그룹)가 보도자료를 계속 내고 있어서 그것을 참고하시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에셋대우로부터 받은 인수금융 투자확약서(LOC) 기간이 종료됐는데 홀로 인수를 진행할지 묻자 미소로 대답했다.

앞서 HDC그룹은 작년 11월 미래에셋그룹과 손잡고 아시아나항공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당시 정 회장은 기자 간담회에서 '모빌리티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매각자인 KDB산업은행과 협상을 거쳐 12월에 본계약을 체결했고 의욕적으로 인수 작업을 이어갔다. 하지만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HDC그룹의 태도가 미온적으로 변했다. 산은·금호그룹과 오프라인 소통을 줄이고 공문 위주로 대화하면서 거리를 두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달 9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인수 의지에 변함은 없지만, 인수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고 인수가치를 훼손하는 여러 상황들에 대한 재점검 및 재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증가, 내부회계관리제도 등을 지적했다.
이달 3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는 러시아 경쟁당국으로부터 기업결합신고 절차가 마무리됐지만 거래 종결의무가 발생한 것은 아니라는 뜻을 밝혔다. 매도인의 진술 및 보장이 중요한 면에서 모두 진실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확약 의무가 중요한 면에서 모두 이행되었다는 등 다른 선행조건이 동시에 충족되어야만 거래 종결 의무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지난주에는 금호산업이 HDC그룹에 주요 선행조건이 마무리됐으니 계약을 종결하자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HDC그룹은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 거리를 두고 있다. 시장에서는 HDC그룹이 사실상 인수 포기를 위해 명분을 쌓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 회장이 이날 질문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으며 즉답을 피한데는 이런 최근의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금호그룹과 산은 등 거래 당사자 간에 셈법이 복잡해진 상황에서 그가 확실한 대답을 내놓지 않을수록 협상력을 키우는 효과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정 회장은 이날 아시아나항공 M&A와 관련된 질문을 받는 동안 자신감 넘치는 태도와 미소를 잃지 않았다. 첫 질문을 하려는 순간에는 "반갑습니다"라며 기자에게 먼저 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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