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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돈'만으론 살릴 수 없다 [thebell note]

김경태 기자공개 2020-09-16 09:59:26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5일 08:0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무산됐다. 곧바로 채권단 관리 돌입,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 투입이 발표됐다.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지원을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추진 과정에서 더 큰 공감을 얻을 수 있었는데도 미비한 설명 탓에 빈틈은 없었는지 살펴봐야 한다.

그간 채권단은 항공업황이 개선되면 아시아나항공의 경영도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코로나19가 종식되면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이는 현시점에서 대규모 자금 지원의 명분으로 삼기에는 나이브하다. 감나무 밑에서 감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국내외에서 질병 확산세가 종료되는 시점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산은은 11일에도 정상화 방안에 대해 자금지원, 자본확충을 주로 얘기했다. 자회사·자산 매각 등을 통해 정상화 밑천을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것저것 팔아 마련한 자금도 바닥난다면 어떨까. 또 도움을 줘야 하는 순간에 무슨 말을 하든 궁색하게 들릴 가능성이 크다.

아시아나항공 지원이 더 큰 호응을 얻기 위해서는 그 이상의 설명이 필요하다. 그 배경에는 우선 코로나19 전에 흑자기업이 아니었다는 점이 있다. 금호그룹 재건에 얽힌 탓도 있지만 자체적인 경쟁력 문제를 부인하기 힘들다. 대한항공과 저비용항공사(LCC) 사이에서 입지가 애매해졌다는 분석이 꾸준히 나왔다.

반대 측에서는 '엄청난 돈을 들이고 코로나19가 끝났는데도 적자를 거둘 수 있지 않나'는 생각을 가질 법한 셈이다. 여기에 국내 항공산업 구조도 있다. 경쟁사들이 있는데 가장 큰 금액을 받아야 하는 이유 등에 대한 반론이 제기될 여지가 있다. 항공산업 재편이 이뤄지는 주요국 동향도 있다.

물론 아시아나항공은 매각 문제가 결부돼 있다.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과의 협의가 지루하게 늘어졌다. 결렬 후 신속하게 사안을 해결해야 한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급박한 상황이어도 현재 국가경제를 고려할 때 대규모 자금 지원의 당위성에 대한 설명을 조금이라도 더 부연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지금 거의 모든 국민이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고 위기에 처한 기업이 수두룩하다. 어떤 기업이 엄청난 금액을 받는데 왜 그래야 하는지 수긍하지 못한다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아시아나항공은 기안기금 지원 1호 대상이다. 첫 단추인 만큼 일각의 반대를 누그러뜨릴 수준이 된다면 앞으로도 성공적인 집행이 이뤄지는 동력이 될 수 있다. 정부가 정책을 추진하는 데도 부담을 덜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공기업이 아니다. 채권단은 구조조정기업의 '오너'가 아니다. 국민의 돈으로 잠시 관리할 뿐이다. 이만한 자금을 들여 살릴 필요가 있다는 점을 어필하는 것은 아시아나항공을 위해, 그리고 재매각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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