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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SSM]'구조조정' 롯데슈퍼, 신선식품 강화로 전략 수정②'롯데프레시'로 통합 과정, 비용 부담에 배송센터는 축소

정미형 기자공개 2020-10-06 08:20:43

[편집자주]

굵직한 유통업체들이 운영하는 기업형 슈퍼마켓(SSM) 체인이 재조명을 받고 있다. SSM업계는 2010년 유통산업법 규제 이후 서서히 쇠락의 길을 걸으며 할인점과 편의점, 이커머스 사이에서 방황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근거리 소비 선호가 늘면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과연 SSM은 침체를 딛고 재도약할 수 있을까. 더벨은 주요 4사 사업의 최근 입지 변화와 향후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5일 07: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쇼핑의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롯데슈퍼가 약 20년 만에 대대적인 리브랜딩에 나섰다. 온라인몰과 모바일 앱 브랜드를 ‘롯데프레시’로 변경한 데 이어 오프라인 매장도 ‘롯데프레시앤델리’로 순차적으로 바꾸고 있다. 2001년 롯데슈퍼 1호점 오픈 이후 첫 브랜드 리뉴얼인 만큼 의미하는 바도 적지 않다.

롯데슈퍼는 롯데쇼핑이 구조조정의 칼을 가장 먼저 꺼내 든 곳이다. 올해 초 롯데쇼핑은 경영 위기 속에 고강도 구조조정을 예고하며 백화점, 마트, 슈퍼 등 전체 700여개 점포 중 30%를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롯데슈퍼가 첫 타자가 된 이유는 점포수가 가장 많은 탓도 있지만, 롯데쇼핑 내 가장 수익성이 떨어지는 부문이라는 점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이번 리브랜딩에는 구조조정과 함께 재도약에 나서겠다는 롯데슈퍼의 의지가 담겨있다. 코로나19 확산 속에 근거리 소비 채널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롯데슈퍼는 위기 속 기회를 포착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 롯데슈퍼의 시장 점유율은 매출 기준 41.3%다.


◇'데일리 장보기'에 담긴 의미

롯데슈퍼 전략의 핵심은 ‘데일리 장보기’에서 시작된다. 그날그날 장을 봐서 한 끼를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여기에는 롯데슈퍼가 근거리 유통 채널로 자리매김을 확실히 하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가장 주목한 부문은 신선식품이다. 온라인 소비가 어려운 신선식품의 경우 아직까지 직접 확인하고 고르는 소비 성향이 강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먼 거리의 대형마트를 가기 꺼리는 소비자들이 보다 가까운 점포를 이용하고 있어 신선식품에 대한 수요도 더욱 느는 추세다.


이에 롯데슈퍼는 상반기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한 매장 리뉴얼에 집중했다. 손쉽게 식탁에 올릴 수 있는 반찬과 델리 위주로 제품군을 강화하고 빠르게 조리할 수 있는 밀키트 강화에도 비중을 실었다. 향후에는 계열사인 롯데마트, 롯데푸드와 협업을 통해 간편식이나 건강식 등 트렌드에 맞는 신상품을 개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롯데슈퍼는 신개념 점포 도입으로 적자 탈출을 노리고 있다. 최근 3년간 이익을 내지 못하고 적자 행진이 이어지며 누적적자만 1115억원에 달한다. 일단 점포 구조조정과 전략 선회가 이뤄진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반짝 수혜까지 겹치면서 적자 폭이 크게 줄었다. 올해 상반기 영업적자는 159억원으로 지난해 373억원 대비 절반 이상 축소됐다.

◇온라인몰 '배송' 서비스로 차별화

롯데슈퍼는 온라인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프라인 점포가 신선식품을 필두로 한 근거리 유통망 장점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라면 온라인은 차별화된 배송에 힘을 주고 있다.

이미 만반의 준비를 해 온 상태다. 롯데슈퍼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점포를 연계한 배송뿐만 아니라 온라인 전용 배송센터인 롯데프레시센터를 2014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새벽배송과 야간배송이 가능했던 것도 프레시센터 덕분이다. 정부의 SSM 규제로 인해 일반 점포는 영업시간(10시~자정) 외 배송이 불가능하다.

지난해에는 유통업계 최초로 프레시센터에 자동화 물류 시스템도 도입했다. 기존 프레시센터 대비 두 배 이상의 효율을 낼 수 있어 근무 인원 증가 없이도 늘고 있는 온라인 배송의 빠른 처리가 가능하다. 현재 의왕과 부산 두 곳에서 오토프레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인프라를 활용해 향후 차별화된 배송 서비스를 도입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오토바이 등을 활용한 1시간 배송과 다양한 업체 택배 입점 등이 고려되고 있다.

다만 배송서비스의 전국적 확장은 롯데슈퍼가 안고 있는 과제다. 6월 말 현재 롯데슈퍼는 전국에 394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 중 온라인몰과 연계된 점포는 114곳에 불과하다. 프레시센터 역시 전국에 12곳 정도다. 이마저도 비용 부담으로 기존 18곳에서 6곳을 줄였다. 전국에 점포망을 구축하고 있음에도 온라인 서비스로의 연계까지는 아직 빈틈이 더 많다는 이야기다.

롯데슈퍼 관계자는 “신선식품 강화로의 변화를 전달하기 쉽게 간판을 ‘롯데프레시앤델리’로 바꿔 달게 됐다”며 “현재 구조조정으로 인한 비용 문제로 오프라인 전환 작업은 5~10% 정도 이뤄졌으며 내년에 본격적으로 간판 전환 작업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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