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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통상, 허준홍 '대표이사' 선임 반년째 딜레이 올초 GS칼텍스서 이직…부친 허남각 회장 경영의지 여전, 이사회 상정도 불발

최은진 기자공개 2020-10-05 10:33:22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8일 08: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양통상의 '대표이사'로 오르기 위해 올초 GS칼텍스에서 적을 옮긴 허준홍 사장이 아직도 대표이사 지명을 받지 못하고 있다.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됐지만 대표이사 선임은 반년째 미뤄지고 있다. 부친인 허남각 회장이 대표이사로 자리를 유지하며 승계를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삼양통상은 GS그룹 오너일가의 장자인 고(故) 허정구 명예회장이 설립한 회사다. 현재는 허 명예회장의 장남인 허남각 회장이 대표이사로 이끌고 있다. 그는 단 한번도 LG그룹이나 GS그룹 등에 몸담지 않고 오로지 삼양통상만을 위해 일했다. 20대 후반인 1966년부터 줄곧 삼양통상에 적을 뒀다.

허남각 삼양통상 대표이사 회장(좌), 허준홍 삼양통상 사장(우)

무려 53년간 삼양통상에서 일한 허 회장은 1938년생으로 올해 83세다. 승계를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다. 이를 감안해 그의 장남 허준홍 사장이 올 초 GS칼텍스 윤활유사업본부장을 사임하고 돌연 삼양통상으로 이동했다. 허 회장의 뒤를 이어 대표이사로 올라 삼양통상의 승계를 이루겠다는 목표였다.

당초 삼양통상의 계획은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허 사장을 사내이사로 올리고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선임한다는 방침이었다. 삼양통상은 정기주총에서 허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배경에 대해 '최고경영자(CEO)로서의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내세웠다. 사내이사 추천이 대표이사로 선임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공표한 셈이다.


하지만 허 사장은 사내이사가 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대표이사 직함을 달지 못했다. 이사회에선 관련 안건이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이사회에는 허 회장과 허 사장, 정대락 삼양통상 부사장, 그리고 사외이사 3명이 참여하고 있다. 의장은 회장이 맡는 정관 규정상 허 회장이 맡는다. 결국 허 회장이 결단을 내리지 않아 허 사장의 대표이사 선임 안건이 오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대표이사 자리는 허 회장이 단독으로 지키고 있다. 허 회장은 회사에 매일 출근하면서 현안 전부를 챙긴다고 전해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삼양통상 내부적으로도 꽤 의아하다는 입장이다. 허 사장이 곧바로 대표이사직에 오를 것을 예상하고 관련 업무 등을 준비해 놓고 있었지만 아무런 진전이 없기 때문이다. 허 사장의 대표이사 선임 관련 업무에 대해서도 허 회장은 전혀 거론조차 하지 않고 있다.

당초 재계서는 허 사장이 부친과 당분간 공동 대표이사직으로 합을 맞출 것으로도 점쳤지만 '단독 대표이사'로 추대될 것에 무게가 실렸다. GS그룹 공식적으로도 별다른 이견을 제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반년이 지난 현재 단독체제는 커녕 공동체제 역시 구축되지 않고 있다. 삼양통상 내부적으로는 '회장님의 결단'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허 사장이 언젠간 대표이사에 오르긴 하겠지만 그 시간이 생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는 허 회장이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뗄 준비가 아직 안 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고령의 나이에도 매일같이 출근하는 열정을 고려하면 경영에 대한 의지가 여전하다는 게 내부 직원의 생각이다.

삼양통상 관계자는 "이사회를 통해 허준홍 사장의 대표이사 선임이 승인이 돼야 하는데 아직 안건도 올라오지 않고 있고 아무런 얘기도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며 "허남각 회장이 결단을 내려야만 대표이사도 교체될텐데, 아직까진 요원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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