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금융지주 ‘설욕전’, 신종자본증권 오버부킹 [Deal Story]욕심 줄이고 절대금리 메리트 부각…올해만 세 번째 발행
이지혜 기자공개 2020-10-16 08:39:25
이 기사는 2020년 10월 15일 14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리츠금융지주가 부채자본시장에서 설욕전을 치렀다.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 위해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오버부킹을 기록했다. 최대치로 증액할 수 있을 정도다. 메리츠금융지주가 신종자본증권을 찍는 것은 올 들어 세 번째다. 5월 발행 당시에는 대량 미매각분이 발생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공모희망금리밴드를 좀더 높여 투자심리를 잡은 전략이 주효했다. 자본적정성 제고 활동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자회사를 지원할 여력을 확보함과 동시에 이중레버리지비율을 낮추는 데도 안간힘을 쓰고 있다.
◇수요예측 참여금액 1130억
메리츠금융지주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 위해 14일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모집금액은 800억이며 발행일은 21일이다. 발행일로부터 5년째 되는 날 조기상환할 수 있다는 콜옵션이 붙었다.
수요예측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공모희망금리밴드 내에서 모두 113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1000억원까지 증액할 경우 조달금리는 4.4%에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역시 공모희망금리밴드에 든다. 메리츠금융지주는 당초 공모희망금리밴드로 4~4.5%를 제시했다.
금리메리트를 부각한 전략이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올해 5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지만 당시 분위기는 싸늘했다. 모집금액 700억원에 110억원의 수요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
메리츠금융지주의 조달금리는 올 들어 발행된 금융지주사 신종자본증권 중 최고금리다.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발행된 금융지주의 신종자본증권은 메리츠금융지주를 제외하고 신용등급이 모두 AA-다.
반면 메리츠금융지주의 신종자본증권 신용등급은 A+로 상대적으로 낮다. 이에 따라 금리를 향한 욕심을 덜어내고 수요를 확보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
신용등급 외 차이점도 있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다른 금융지주사와 달리 보험지주회사다. 2011년 메리츠화재해상보험에서 인적분할돼 설립됐다. 보험지주사가 설립된 것은 메리츠금융지주가 최초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보험계 금융지주사는 은행지주회사보다 투자수요가 좀더 적다”고 말했다.
◇자본적정성 제고 안간힘
메리츠금융지주는 자본적정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올 들어서만 공모채로는 두 차례, 사모채까지 포함하면 모두 세 차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4월 28일에도 1000억원 규모로 신종자본증권을 찍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별도기준 이중레버리지비율이 2015년 12월 142.4%에 이르렀다. 지난해 말 125.3%까지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재무구조 안정성 2등급 하한인 130%와 가까운 편이다. 신종자본증권을 숨가쁘게 발행하면서 레버리지비율은 좀더 개선돼 상반기 말 기준 123.3%가 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자회사 지원 부담 등으로 실질적 자본적성성은 지표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2016년과 2018년에 걸쳐 메리츠화재에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또 메리츠증권 RCPS(상환우선주)에 3400억원 규모의 TRS(총수익스와프) 3400억원, 메리츠캐피탈에 8000억원 규모의 권면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TRS가 완전히 해소되기 전까지 메리츠금융지주는 RCPS에 대한 상환의무가 있다. TRS가 실행되면 메리츠증권에 대해 실질적으로 유상증자가 이뤄지는 효과가 나타나면서 이중레버리지비율이 높아질 수 있다. 자회사 지원 상황에 대비해 메리츠금융지주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데 힘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메리츠금융지주의 공모채 딜은 이번에도 NH투자증권이 단독으로 맡았다. NH투자증권은 메리츠금융지주와 2015년부터 꾸준히 합을 맞춰왔다. 이밖에 교보증권이 인수단으로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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