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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진기전 매각 무산되나…인수자 결정 첩첩산중 핑퐁게임 지속에 피로도 가중…하나금투 '고심'

노아름 기자공개 2020-10-19 10:03:51

이 기사는 2020년 10월 16일 16: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특수전력기기·엔지니어링 솔루션업체 우진기전 경영권 매각 작업이 혼선을 거듭하고 있다. 매도자이자 담보권을 행사하는 하나금융투자와 우선협상대상자, 그리고 차순위협상대상자 3자 간 핑퐁게임이 이어지며 피로도가 높아지는 모습이다. 딜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각 주체들은 하나금융투자의 최종 판단을 이끌어내기 위한 막판 협상을 이어오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아엘텍·선익시스템 컨소시엄의 우진기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가 지난 14일 만료됐다. 이날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본계약에 이르지 못하고 시간이 지체돼왔다.

우선협상대상자 동아엘텍·선익시스템 컨소시엄은 보유자금과 KB증권 인수금융 등을 통해 앞서 자금증빙을 마쳤다. 다만 기존 주주이자 입찰 과정에 참여했던 우진기전 전 오너 김광재 회장이 컨소시엄을 구성, 기업가치가 저평가됐다고 문제를 제기하며 상황이 복잡하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앞서 진행된 입찰 과정에서는 2000억원을 밑도는 금액을 인수가로 제시한 동아엘텍·선익시스템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차순위 협상대상 지위를 부여받은 김 전 회장 컨소시엄보다 약 1000억원을 밑도는 금액이다.

비케이탑스·지오닉스·김 전 회장은 우진기전의 기업가치가 저평가됐다는 이유로 하나금융투자를 대상으로 매각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우진기전을 지배하는 에이스우진의 출자자이기도 하기 때문에 기존 투자금 회수 필요성도 있다. 2018년 인수금융 자본재조정(리캡)에 나서는 과정에서 책정된 우진기전의 가치는 3200억원이지만 이를 밑도는 가격을 제시한 동아엘텍·선익시스템 컨소시엄에 매각되면 기업가치 훼손이 우려된다는 주장이다.

이에 담보권자인 하나금융투자가 각 이해당사자들과 개별협상에 나서면서 딜 판도가 바뀌었다. 하나금융투자는 동아엘텍·선익시스템 컨소시엄과의 논의는 진행하는 한편 동시에 큐리어스파트너스와 LK투자파트너스 등 재무적투자자(FI)의 도움을 받아 하나금융투자가 회수해야하는 원리금 1800억원 상당을 갚겠다는 김 전 회장 컨소시엄과도 협상에 나섰다.

FI 컨소시엄은 기존 주주들의 후순위 출자금 200억을 포함해 프로젝트펀드와 우리은행 인수금융 등을 활용해 1800억원을 상환하겠다는 구상을 세웠다. 향후 3년 이내에 기업공개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겠다는 그림을 그린 상태로 수익률은 10% 내외를 요구했다는 설명이다. 뒤늦게 뛰어들어 딜에 혼선을 줬다는 시선에 대해서는 하나금융투자를 통해 초청받아 절차를 밟게 됐고 오랜기간 검토해온 만큼 매물 이해도가 높다는 입장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자금조달 가능성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김 전 회장 컨소시엄은 이날 납입이 예정됐던 이행보증금을 납부하지 못하며 채무상환 기회를 부여받지 못하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영향력 행사가 가능한 에이루트(옛 제이스테판) 및 지오닉스 등을 통해 우진기전 지분 취득을 추진해왔으나 불발된 것으로 보인다. 에이루트는 전환사채(CB) 200억원 어치를 이날 처분해 보증금 등으로 활용할 계획으로 전해졌으나, 오는 12월 말로 미룬 상황이다.

현재까지 딜 양상에 많은 변화가 생긴 가운데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하나금융투자가 매도자인지 담보처분권자인지 지위가 불분명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통상적인 M&A 딜이 가격 및 비가격적요소 그리고 자금조달 능력 등을 고려해 인수자를 결정하게 되는 것과 이번 우진기전 딜은 차이가 있다.

앞서 우진기전 매각을 위해 가상데이터룸(VDR) 실사와 경영진 인터뷰 등 공개매각 절차를 밟아왔음에도 M&A가 없던 일로 되고 하나금융투자의 원리금만 회수되는 형태로 종결될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이르면 이번 주 분수령을 맞이할 전망이다.

우진기전은 지난해 원매자 스프링힐파트너스가 펀딩 실패로 인수에 실패하자 브릿지론을 제공한 하나금융투자의 담보권 행사로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우진기전은 전력개폐기와 차단기, 변압기 등을 생산하는 제조사로 최근 수년간 300억원~400억원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에비타)을 기록했다. 우진기전은 뛰어난 현금흐름창출력 덕택에 이번 인수전에서 글로벌 PEF 운용사를 비롯해 국내 중견 운용사의 관심을 받았던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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