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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사 크레딧 점검]'A급' 펀더멘탈 출렁, 조달 빨간불…업체별 차별화도⑤홈플러스, 등급 급락·자금 마련 난항…편의점·홈쇼핑 '선방', 마트 '적신호'

피혜림 기자공개 2020-11-12 14:00:06

[편집자주]

성장 둔화와 투자 부담의 이중고에 허덕이던 국내 유통사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롯데쇼핑과 이마트 등 AA급 우량 기업조차 적자 실적을 피하지 못했다. 영업현금창출력이 떨어지자 재무지표의 악화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유통산업 환경과 개별 기업의 펀더멘탈을 점검해 크레딧 방향성을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0일 06: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량 펀더멘탈을 자랑했던 AA급에 비해 A급 유통사의 타격은 더욱 컸다. 소비 패턴 변화와 코로나19발 이중고를 겪고 있는 홈플러스(A-)는 당장 단기신용등급 하락을 경험하기도 했다. 크레딧 불안으로 정부 지원 프로그램 등을 활용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다만 A급 유통사 역시 주요 사업에 따라 펀더멘탈 흐름이 나뉘는 양상이다. 유통업 부진의 주요 업종으로 꼽혔던 대형마트의 경우 펀더멘탈 하락은 물론 조달조차 녹록지 않은 상황이 이어졌다.

반면 온라인 소비 확대 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 편의점과 홈쇼핑의 경우 신용등급을 무난히 방어하고 있다. 물론 유통업 전반에 대한 불안감 탓에 이들 역시 조달시장 내 달라진 기류를 맛보기도 했다.

◇A급 끝선으로 밀린 홈플러스, 정부 지원 활용도

대형마트 기업의 펀더멘탈 저하세는 A급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2015년까지 단기신용등급 기준 최고 등급(A1)을 자랑했던 홈플러스는 이제 A3 등급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온라인 소비 확대 등의 여파로 A2까지 떨어졌던 신용등급은 올해 코로나19발 부담 확대로 A2-로 또다시 하락했다.

크레딧 급락세 속에서 조달 여건 역시 나날이 악화되고 있다. 전자단기사채(STB)와 기업어음(CP) 등 단기 조달 시장을 적극 이용했던 홈플러스는 최근 금융 지원 정책을 활용키도 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28일 신용보증기금 채권담보부증권(P-CBO) 프로그램으로 700억원을 마련했다. 코로나19 피해 기업을 대상으로 한 지원책으로 유동성 확보에 나선 것이다.

신용등급 향방은 여전히 어둡다. 유통업 부담을 높였던 온라인 채널과의 경쟁 심화에 코로나19발 소비 감소 등이 더해지자 실적 우려는 높아지고 있다.

이미 올 2월 지표 기준으로 한국신용평가의 단기등급 하향 트리거에 일부 도달했다. 한국신용평가는 단기 등급 하향 트리거로 개별 기준 'EBITDA/총매출 9% 이하' 혹은 '순차입금/EBITDA 10배 초과'를 제시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올 2월 '순차입금/EBITDA' 10배를 초과했다. EIBTDA/총매출은 아직 하향 요인을 충족하진 않았지만 지난해 2월 9.7%에서 올 2월 9.1%로 악화된 모습을 보였다.

'A-' 장기 신용등급을 부여 중인 한국기업평가 기준으로도 크레딧 방어는 녹록지 않아 보인다. 한국기업평가는 등급 하향 트리거로 '개별기준 순차입금/EBITDA 11배 초과 지속'을 제시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올 5월 기준 해당 지표를 10~13배 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A+' 코리아세븐·'A0' NS쇼핑, 코로나19 속 기초체력 입증

대형마트와 달리 유통업 부진 여파에서 비교적 비껴나 있는 편의점과 홈쇼핑 업체의 상황은 달랐다. 편의점 사업을 영위 중인 코리아세븐은 올 상반기 적자 전환했지만 'A+' 크레딧에 대한 기초체력을 입증했다. 코리아세븐의 올 상반기말 EBITDA/매출액과 순차입금/EBITDA는 각각 5.6%, 2.0배(개별 기준)로, 등급 하향 트리거에서 비껴가 있다.

NICE신용평가의 하향 검토 기준은 EBITDA/매출액과 순차입금/EBITDA 각각 3% 이하, 4배 초과다. 한국신용평가는 각각 5배 미만, 3배 초과를 제시하고 있다.

홈쇼핑업체 NS쇼핑의 경우 코로나19 여파로 도리어 실적 개선이 이뤄지기도 했다. 비대면 채널에 대한 선호도 증가와 신선식품·건강식품 구매 증가 등으로 NS쇼핑은 올 1분기 개별 기준 순매출액으로 1406억원을 벌어들였다. 전년 동기(1177억원) 대비 19.5% 증가한 수치다.

펀더멘탈 안정세도 이어졌다.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NS쇼핑의 등급 하향 트리거로 별도 기준 'EBITDA/총매출(취급고 기준)'와 '순차입금/EBITDA'를 제시하고 있다.

NS쇼핑의 올 상반기말 기준 등급 하향 트리거까지 상당한 여유를 두고 있다. 순차입금/EBITDA는 2.8배로, 지난해말(3.4배) 대비 감소했다.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해당 지표가 4배를 초과할 경우 등급 하향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EBITDA/총매출(취급고 기준)은 올 1분기말 5.9%였다. 2017년 7.8% 수준이었던 해당 지표는 매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올 1분기까지 4~5% 이하를 제시한 국내 신용평가사의 하향 트리거보다 높은 수치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하림그룹의 중간 지주사로 오른 점은 변수다. NS쇼핑은 올 8월 하림산업과 하림식품, 엔바이콘, 엔디, 엔에스홈쇼핑미디어센터의 지주회사로 바뀌었다. 자회사 비중이 커져 지주사 전환이 불가피해진 결과다.

업계 관계자는 "지주사와 자회사 간 분할하는 자산, 부채 등에 따라 크레딧에 미칠 영향이 나뉠 수 있다"며 "양질의 자산과 부채를 누가 많이 가져가는지, 구조적으로 얼마나 연계도가 높은 지 등에 따라 등급 향방이 나뉠 수 있다"고 말했다.

◇유통사 우려 확대, 금리 관건…안전지대 '글쎄'

코리아세븐과 NS쇼핑 등 크레딧에 이슈가 적은 A급 유통사도 조달 시장에서만큼은 달라진 분위기를 실감했다. NS쇼핑은 올 6월 500억원 규모의 공모채(3년물) 발행에서 조달 금리를 민평보다 50bp 높은 수준으로 확정했다. 2018년과 2019년 민평보다 20~40bp 낮은 수준으로 조달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물론 올 상반기의 경우 코로나19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A급 투심 자체가 얼어붙은 영향도 상당했다. 시장 침체 속에서도 수요예측에서 1190억원의 자금을 모아 850억원으로 증액발행한 자체만으로도 유의미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하지만 A급 유통사에 대한 달라진 기류는 이후에도 드러나고 있다. 코리아세븐은 지난달 800억원의 공모채(5년물) 모집에서 2340억원의 자금을 모아 1300억원을 마련했다.

물론 코리아세븐 역시 자금 마련에는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당시는 회사채 시장 훈풍이 A급으로 확산돼 대부분의 발행사가 무난히 오버부킹을 이어가던 시기였다.

특히 에너지사업자 등 업종 리스크가 적은 A급 기업은 언더 발행에 성공했다. 반면 코리아세븐은 'A+' 등급금리에 14bp를 가산한 수준으로 금리를 확정해 금리 측면에 리스크가 반영된 모습을 보였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A급 유통사 역시 펀더멘탈에 따라 크레딧과 조달에 대한 여건이 나뉜다"면서도 "다만 유통업 자체에 대한 리스크가 제기되다보니 크레딧을 유지하는 기업도 조달 시장에서 마냥 훈풍을 누리진 못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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