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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자갈밭 지방은행, 'Test & Run'이 필요하다"임용택 전북은행장, 위기 속 시중은행보다 뛰어난 NIM 선보인 주역

김현정 기자공개 2020-11-24 07:50:33

이 기사는 2020년 11월 23일 16:1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방은행의 존립이 위태롭다. 지역경기 악화에 더해 시중은행들이 전국적으로 영업망을 뻗치고 있다. 빅테크사·인터넷전문은행들은 플랫폼을 통해 전국 어느 지역 가릴 것 없이 시장을 잠식해오고 있다. 양쪽 모두 지방은행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존재들이다.

지방은행 최전방에 서 있는 CEO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임용택 전북은행장(사진)은 지방은행이 처한 현실을 한 마디로 '자갈밭'이라고 표현했다. 임 행장은 이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전북은행의 수익성과 자산건전성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데 성공한 일등공신이다.

최근 서울 여의도 JB금융 본사에서 만난 임 행장은 “4년 전부터 ‘하버드 케이스’에 실릴 만한 성과를 만들어보자고 얘기했다”며 “처음엔 은행 및 그룹 내에서 반발도 많았지만 지금은 은행 뿐 아니라 외부 IR 등에서도 전북은행의 NIM 관리 전략을 궁금해 한다”고 말했다.

전북은행은 기준금리 0%대 시대인 초저금리 시대에도 순이자마진(NIM)을 2.3~2.5%대로 유지하고 있는 보기 드문 은행이다. 시중은행들 및 타 지방은행의 NIM이 1.3~1.4%대에 머물고 있을 때 JB금융그룹 소속인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이를 1%포인트 뛰어넘는 수준으로 관리 중이다.

임 행장은 전북은행이 자산을 무한정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바라보고 고도화된 전략 없이는 살아남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작지만 강한 은행을 만들기 위해 전북은행만의 여러 상품을 고안했다. 수익성에 방점을 찍어 작은 자산으로도 높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신사업을 끊임없이 고안했다.

전북은행이 지난해부터 주력으로 삼고 있는 중금리대출(일명 전략대출)은 영업점에서 일반대출을 받지 못하는 고객군을 대상으로 한 평균금리 8~12%의 상품이다. 이제 제법 자리를 잡아 대출잔액이 6000억원 정도에 이른다. 이 밖에 국내서 신용등급이 마땅치 않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외국인대출도 모집을 확대하고 있다. 이 대출상품은 금리가 14%를 초과한다.

모든 신사업이 그러하듯 초반에는 인건비 등 비용만 들어간다. 외국인대출의 경우 상품설명서만 해도 10개국 버전으로 만들어야 한다. 외국인 대출에 연체가 생겼을 때를 대비해 미안먀, 캄보디아, 베트남 등 언어가 가능한 인력도 채용해야 한다. 처음에는 해당 사업에 적자만 쌓이는 시기가 있었지만 현재 50억원가량의 순이익이 나기 시작했다.

임 행장은 “IR에 외국인대출 얘기를 하기 시작한 게 지난해 하반기 즈음이지만 실제 이 사업을 시작한건 4~5년 정도 전”이라며 “은행 사업도 R&D 같이 투자를 해야 하고 준비 기간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모든 신사업이 결실을 맺은 건 아니다. 임 행장은 모든 사업이 초기 성장성이 높고 점차 성장성이 둔화된다고 바라본다. 이 때문에 주력 사업의 성장성 기울기가 완만해지기 전에 이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다른 사업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야 한다는 생각이다.

임 행장은 “심자마자 박이 나올 수도 없고 심은 박들이 모두 열매를 맺으리란 법도 없다”며 “하지만 멈추지 않고 미래 먹거리를 축적해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성장 동력 발굴에는 인사이트가 필요하다. 임 행장의 경우 전북은행장에 오르기 전 다양한 금융산업에 몸담았던 게 큰 보탬이 됐다. 증권사, 사모펀드사, VC, 캐피탈사 등 다양한 업권을 넘나들며 업력을 쌓았다.

그는 "은행은 라이선스 사업이기 때문에 상당히 많은 이점을 안고 출발하는 것"이라며 "여러 업권에서의 경험이 전략을 짜는 데 보탬이 되며 직원들에게도 시야를 넓게 갖으라고 조언한다"고 말했다.

임 행장의 신사업 원칙은 두 가지로 압축된다. 먼저 시장이 너무 커서도 작아서도 안 된다. 너무 크면 시중은행들이 들어올 것이고 너무 작으면 수익이 나지 않는다. 둘째로는 프로세스가 복잡해야 한다. 프로세스가 복잡하면 진입장벽이 높지만 프로세스를 정교화·자동화하는 과정에서 전북은행만의 사업이 된다.

임 행장은 “우리나라와 미국의 농업을 비교해보면 한국이 단위당 생산량이 훨씬 높다”며 “미국은 비행기로 드넓은 논밭에 씨앗을 쫙 뿌리는 반면 한국은 다 일일이 손으로 일구고 가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방은행의 한계가 분명한 만큼 사업 원칙을 확실히 정해 단위당 생산성 높이는 쪽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임 행장은 직원들에게 'Test & Learn' 대신 ‘Test & Run'을 외친다고 한다. 테스트하면서 배우는게 아니라 테스트하면서 달려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끊임없이 미래를 고민하고 바쁘게 나가야한다는 뜻에서 지은 구호다.

그는 “올해 초 Test & Run1부터 Test & Run5까지 전략을 세워놓고 달리고 있는 중”이라며 “현재 많은 사업들이 자리를 잡고 수익을 창출하고 있지만 전북은행은 방심하지 않고 다음 먹거리를 준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임 행장이 임직원과 함께 내년에도 'Run' 할 수 있을지는 올해 말 결정난다. 임기 7년차로 은행권 최장수 CEO란 타이틀을 갖고 있는 그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지난 임기 동안 향토은행 정체성을 잘 지켜냈다는 점과 안정적 실적 성과 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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