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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힘주는 현대차그룹, 생태계 조성 '속도' 현대오토에버·엠엔소프트·오토론 3사 합병, 개발 시너지 극대화 목표

유수진 기자공개 2020-12-14 09:09:01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1일 19: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그룹 내 분산돼 있던 소프트웨어 관련 계열사를 하나로 합친다. 개발체계 통합과 개발주체 일원화로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차세대 자동차의 소프트웨어 품질·완성도 제고에 나서겠단 계획이다.

이는 현대차그룹을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사'가 아닌 고객의 카라이프(Car-life) 전반을 책임지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시키려는 정의선 회장의 구상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정 회장은 2018년 사실상 그룹을 총괄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회사의 미래를 책임질 '자동차 생태계' 만들기에 몰두해왔다.

현대오토에버와 현대엠엔소프트, 현대오토론은 11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3사 합병 안건을 결의했다. 내년 2월25일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같은 해 4월1일까지 합병을 마무리 짓는 게 목표다. 합병비율은 시가평가와 외부 회계법인의 평가를 거쳐 산출된 합병가액에 따라 1:0.96:0.12로 책정됐다.

현대차그룹은 분산돼 있는 소프트웨어 역량을 통합, 급변하는 모빌리티 환경과 시장 경쟁에 적극 대응하고자 이번 합병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근 자동차산업이 모빌리티와 전동화, 커넥티비티, 자율주행(MECA)으로 대표되는 패러다임 대변혁을 겪고 있는 상황에 적시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란 설명이다.

실제로 내연기관차에서 미래차로 자동차산업의 중심 축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기술간 융복합과 연결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자연스레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도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3사가 갖고 있는 강점 영역을 유기적으로 통합, 개발 시너지를 극대화해 독자적인 핵심기술 확보와 서비스 연결성 강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이번 결정은 고객에게 자동차와 관련된 서비스 전반을 제공하려 하는 정 회장의 생태계 조성 계획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자동차라는 하드웨어 분야에선 이미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니 이를 뒷받침할 소프트웨어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숙제기 때문이다. 그룹 차원의 목표인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도 소프트웨어가 뒷받침 돼야 가능하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작년에 세계적인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업 앱티브와 합작해 모셔널을 설립했고 올 초부턴 GS칼텍스, 롯데렌탈 등과 데이터 교류 협력을 확대하며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 개발에 속도를 내왔다. 지난 10월엔 싱가포르에서 미래 모빌리티 밸류체인 혁신을 위한 글로벌 혁신센터 기공식도 열었다. 이를 두고도 자동차 생태계 조성의 일환이란 해석이 나왔다.

실제로 내년에 출범하는 합병법인은 △차량 소프트웨어 표준 수립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 인프라 통합 △모빌리티 데이터 통합 운영 △소프트웨어 오픈 이노베이션 기반 구축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게 된다.

재계에서는 이 같은 현대차그룹의 모습을 미국의 애플에 비교하곤 한다. 아이폰, 맥북을 제조·판매하는 동시에 운영체제를 직접 개발하고 아이튠즈 스토어 같은 유통 플랫폼도 갖춰 유저들을 단단히 묶고 있다는 점에서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경계를 넘나들며 유관 사업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정 회장의 행보도 이와 비슷하다. 자동차와 관련해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절차를 밟아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도심항공모빌리티(UAM)와 로보틱스, 스마트시티 등 미래 IT 비즈니스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자동차 생태계는 추후 자동차 판매량이 급감해도 소프트웨어로 '먹고 살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매력적이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도 소프트웨어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며 미래차 개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은 올 초 소프트웨어 전문조직 '카.소프트웨어 (Car.Software)'를 세우고 그룹의 모든 차종에 적용될 운영체제와 차량용 데이터 관리·처리, 머신러닝 등을 개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역시 글로벌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와의 협업을 과감히 추진하고, 전략적 인수합병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현대오토에버 관계자는 "소프트웨어 3사의 역량을 결집하는 것은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합병법인 설립을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아 미래 소프트웨어 리더십을 확보하고 디지털 중심의 혁신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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