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건설, 옵티머스 수난...현금성 자산 '최저' 펀드 투자액 110억 평가손실 처리…옵티머스 관련 채권 51억
고진영 기자공개 2020-12-16 14:17:11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4일 15시3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옵티머스 사건' 연루 후유증을 앓고 있는 성지건설이 올해도 대규모 순손실을 내며 고전했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이하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한 금액이 모두 평가손실로 처리돼 110억원 규모의 손해가 발생한 탓이다. 성지건설은 옵티머스 관계사인 엠지비파트너스가 2017년 최대주주로 등극한 이후 수백억원이 옵티머스로 빠져나갔다.◇대규모 순손실…상장 이래 최저 현금성 자산
성지건설은 3분기 별도 기준으로 누적 당기순손실 175억원을 냈다. 2015년 이후 영업손익은 매년 적자, 순손익은 2019년 한 해를 제외하고는 매년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3분기의 경우 영업적자 규모는 48억원이었지만 순손실 폭은 이보다 127억원 정도 많았다. 금융비용으로 124억원 가량이 흘러간 영향이 컸으며 해당 비용의 대부분은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 평가손실’ 몫이다.
이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 가운데 채무증권의 세부적 내용을 보면 성지건설은 2017년 옵티머스가 운용하는 펀드에 65억원, 2018년 277억원을 입금했고 2018년 다시 195억원을 출금했는데 현재 110억원 정도가 잔액으로 남아 있다.
구체적으로 대신증권-베리타스레포연계BIG&SAFE전사2호(11억원), 대신증권-베리타스레포연계BIG&SAFE전사5호(30억원), 케이프투자증권-옵티머스레포연계Prime전문투자형사모1호(70억원) 등이다.
모두 상시 출금이 가능한 상품들이지만 현재는 회수가 불가능한 상태다. 옵티머스가 올 6월 환매 자제 요청을 발송해 사실상 환매가 중지된 탓이다. 또 옵티머스가 금융감독원에서 영업 정지명령을 받으면서 펀드 판매처의 손실률을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 110억원은 모두 평가손실로 처리됐다. 올 3분기 성지건설이 낸 당기순손실의 대부분이 여기서 발생한 셈이다.
현금흐름도 악화한 상태다. 3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12억원에 불과해 작년(109억원)과 비교하면 크게 줄었다. 대규모 당기순손실로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이 마이너스 94억원을 기록한 데다 재무활동현금흐름도 마이너스 11억원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보유현금이 기초보다 97억원 이상 줄었다. 현금성자산이 10억원대까지 내려온 것은 1995년 회사가 상장한 이래 처음이기도 하다.

◇끝나지 않은 옵티머스 채무고리
성지건설은 1969년 설립된 우리나라 1세대 건설사로 1995년 거래소에 입성했다.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이 재기의 발판을 다졌던 회사로도 잘 알려졌다. 두산그룹 형제의 난에서 밀려난 박 전 회장은 2008년 성지건설을 인수하며 설욕을 노렸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닥쳐 타격을 입자 성지건설은 매각을 반복했다. 2010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가 충북 기반 건설사인 대원에 이듬해 인수됐지만 실적부진이 계속돼 5년 만에 다시 매물로 나왔다. 이후 아이비팜홀딩스로 최대주주가 바뀌었고 2017년 다시 엠지비파트너스를 새 주인으로 맞았다.
3분기 기준 성지건설은 엠비지파트너스가 최대주주로 지분 37.22%를 보유 중이다. 엠지비파트너스는 옵티머스의 2대 주주인 이동열 이사가 대표로 있던 회사다.
문제는 인수과정에서부터 시작됐다. 업계에서는 성지건설 인수자금 대부분이 옵티머스 펀드에서 나왔다고 보고 있다. 옵티머스는 펀드로 유치한 투자금을 엠지비파트너스에 조달하고 다시 엠지비파트너스가 성지건설 지분에 투자하는 구조로 무자본 M&A를 진행했다. 경영권을 장악한 뒤로는 성지건설의 보유자산을 투자·대여 명목으로 빼내 투자금을 회수했다.
이후로도 석연치 않은 자금거래가 이어졌다. 2018년 성지건설은 엠지비파트너스에 60억원(전환사채 등)을 갚아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이를 갚지 않고 오히려 36억원을 빌려줬다. 이런 자금거래가 의혹의 대상이 되면서 성지건설은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2018년 10월 상장폐지가 됐다.
36억원은 아직 받지 못했으며 3분기 기준으로 해당금액 중 17억원 가량이 대손충당금으로 설정돼 있다. 쉽게 말해 '떼일 가능성이 높은 돈'이다. 단기대여금과 미수금, 미수수익을 포함해 성지건설이 엠지비파트너스에 대해 가지고 있는 채권은 51억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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