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시장 분석]DB형 적립금 삼성생명 '독주'…수익률은 신영증권 '톱'[제도별 분석]적립금 16조 신규유입, 점유율은 2.2%포인트↓…증권업권 수익률 ‘우수’
이민호 기자공개 2021-02-01 13:11:42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8일 15시0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 시장에 16조원 가까운 신규자금이 유입됐다. 하지만 개인형 퇴직연금(IRP)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점유율은 오히려 하락했다. 업권별로는 보험업권이 전체 DB 유입액의 39%를 끌어들이며 은행업권 유입액을 앞질렀다.DB 전통 강자인 삼성생명이 전체 사업자 중 가장 많은 4조원 가까운 실적을 추가했다. 확정기여형(DC)이나 IRP와 비교해 DB 수익률이 낮게 나타난 가운데 신영증권이 수익률 1위에 올랐다.
◇DB 점유율 축소 지속…삼성생명 시장지배력 ‘독보적’
더벨이 은행·증권·보험 등 퇴직연금 사업자 43곳이 공시한 퇴직연금 적립금을 분석한 결과 2020년말 기준 DB 적립금은 153조9319억원으로 2019년말보다 15조9044억원(11.5%) 증가했다.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252조3181억원) 내 DB 비중은 61.0%로 이 기간 2.2%포인트 감소했다.

DB는 퇴직연금 도입 초기부터 기존 퇴직금 제도와 운용방식이 유사한 특성 때문에 제도별로 가장 큰 비중을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다양한 금융상품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DC와 IRP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고 있는데다 특히 사업자들의 마케팅이 집중되고 세액공제 혜택까지 주어지는 IRP가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이면서 DB 비중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업권별로는 보험업권이 6조2272억원을 유입하며 전체 DB 유입액의 39.2%를 끌어들였다. 은행업권과 증권업권은 각각 6조789억원과 3조5983억원을 유치했다. 업권별 DB 적립금은 은행업권이 63조8939억원으로 전체 DB 적립금에서 41.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보험업권이 36.7%(56조4304억원)로 뒤를 잇고 있다. 증권업권은 33조6076억원으로 21.8%를 나타냈다.
사업자별로는 은행업권의 선전이 이어진 가운데 그룹 계열사 의존도가 높은 보험업권의 삼성생명과 증권업권의 현대차증권이 DB 유입액 상위에 안착했다. 삼성생명은 가장 많은 3조9461억원의 실적을 추가했다. 삼성생명은 DB 전통 강자로 DB에서만 27조8429억원의 적립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사업자별 점유율은 18.1로 전체 사업자 중 유일한 두 자릿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DC와 IRP를 합산한 전체 적립금 규모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다. 기존에 DB에 집중하던 마케팅 전략을 DC로도 확대하고 있지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미미한 수준이다.
하나은행이 삼성생명 다음으로 많은 1조1100억원을 모았다. 하나은행은 마케팅을 집중하고 있는 DC와 IRP에서 적립금 유입액 상위에 올랐지만 DB에서의 실적도 돋보였다. 하나은행의 DB 적립금 규모는 9조7236억원으로 은행업권 중 신한은행(11조9930억원)에 이어 2위에 올라있다. 이외에도 신한은행(1조840억원), NH농협은행(8622억원), KB국민은행(8259억원), IBK기업은행(8171억원) 등 은행업권이 DB 적립금 유입액 상위에 위치했다.
증권업권에서는 현대차증권과 미래에셋대우가 선전했다. 현대차증권은 1조865억원을 유입해 전체 퇴직연금 사업자 중 DB 적립금 유입액 3위에 올랐다. 현대차증권은 삼성생명처럼 그룹 계열사 퇴직연금 자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DC와 IRP는 미미한 반면 DB에 대한 쏠림이 뚜렷하다. 현대차증권의 DB 적립금 규모는 12조6837억원으로 삼성생명에 이은 2위다. 이외에 증권업권 퇴직연금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미래에셋대우는 6918억원을 모았다. 미래에셋대우는 DC와 IRP에 힘을 실으면서 적립금 유입액 상위에 올랐으며 DB에서도 준수한 실적을 거뒀다.
DB 적립금에서 역성장을 보인 사업자는 모두 3곳이다. DB 적립금 규모가 2조4869억원으로 적지 않은 롯데손보는 746억원 감소했다. 제주은행은 81억원 감소하며 사실상 DB 적립금이 ‘제로’가 됐다. 제주은행의 DB 적립금은 2019년부터 큰폭으로 줄었다. 신영증권도 17억원 빠져나가며 304억원에 머물렀다.
◇’증시 호황’ 증권업권 수익률 상위…신영증권 ‘1위’
전체 퇴직연금 사업자들의 최근 1년(2020년 1월 1일~2020년 12월 31일) DB 단순평균 수익률은 1.86%였다. 원리금 보장 상품에서 1.69%, 원리금 비보장 상품에서 6.15%를 각각 기록했으며 DC와 IRP가 각각 기록한 3.84%와 3.64%에는 미치지 못했다. 2019년 수익률(1.86%)과 비교해서도 제자리걸음이다.
사용자가 근로자의 퇴직연금을 한꺼번에 모아 금융기관에 적립해 운용하는 DB 운용방식 특성상 손실이 나면 회사가 떠안기 때문에 보수적인 투자를 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때문에 DB는 원리금 보장 상품의 비중이 높으며 금융상품을 직접 선택하는 DC나 IRP에 비해 수익률도 일반적으로 낮게 나타난다. 특히 2020년처럼 증시가 호황을 누린 시기에는 원리금 비보장 상품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DC나 IRP와 수익률 격차가 더 커진다.
업권별로는 증권업권이 2.11%로 가장 높았다. 보험업권이 1.90%였으며 은행업권은 1.55%로 전체 업권과 제도를 통틀어 가장 낮은 수익률을 보였다. 이 때문에 사업자별로도 증권업권이 수익률 상위에 대거 안착했다. 이중 1632억원의 DB 적립금을 보유한 신영증권이 가장 높은 3.70%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원리금 보장 상품에서 1.92%, 원리금 비보장 상품에서 7.06%의 수익률을 거뒀다.
신영증권은 DB뿐 아니라 DC와 IRP에서도 수익률 1위를 달성했다. 신영증권은 보유 적립금을 계열사인 신영자산운용의 퇴직연금 펀드에 높은 비중으로 투자하고 있다. 2020년 하반기 증시 호조가 수익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신영증권 외에도 대신증권(2.56%), 한국투자증권(2.49%), 삼성증권(2.30%), 하나금융투자(2.17%), 현대차증권(2.16%) 등 증권업권 사업자가 선전했다.
보험업권에서는 교보생명이 2.49%로 두드러졌다. 교보생명은 원리금 보장 상품에서 1.81%, 원리금 비보장 상품에서 8.99%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교보생명 외에 미래에셋생명(2.09%)과 신한생명(2.08%)이 수익률 상위에 위치했다. 은행업권의 경우 신한은행이 1.96%로 가장 높았지만 대부분 증권업권이나 보험업권에는 미치지 못했다. 2020년 한 해 동안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사업자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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