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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경영분석]오렌지라이프, 저축성보험 '확대→축소' 전략 선회손해율·사업비율 하락에 순이익 증가, 외형 성장은 '주춤'

이은솔 기자공개 2021-02-09 07:46:06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8일 14: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렌지라이프생명보험이 지난해 말 저축성보험 판매량을 전분기의 3분의 1로 축소했다. 3분기까지 꾸준한 확대 기조를 보였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보장성보험 뿐 아니라 저축성보험도 축소되면서 연납화보험료(APE)는 10% 이상 줄어들었다. 손해율과 사업비율 안정으로 순익은 소폭 개선됐지만 지속적인 외형 축소는 고민으로 남았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렌지라이프는 지난해 279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전년 2715억원 대비 2.9%, 80억원 가량 순이익이 증가했다. 손해율과 사업비율이 안정화되며 순익이 소폭 개선됐다. 오렌지라이프의 손해율은 76.4%에서 75.8%로, 사업비율은 9.6%에서 8.8%로 낮아졌다.

영업 규모는 다소 축소됐다. 수입보험료 규모는 2019년 4조790억원에서 2020년 3조8550억원으로 5.5% 줄었다. 신계약 매출을 연간 기준으로 환산한 APE 역시 같은 기간 5745억원에서 5196억원으로 감소했다. 보장성APE가 13%로 더 크게 줄었고, 저축성APE는 9% 가량 감소했다.

투자영업이익도 감소했다. 전체 운용자산은 일년 사이 26조2400억원에서 27조원으로 3% 증가했으나 투자이익률이 3.41%로 15bp 하락했다. 역산시 2020년 투자영업이익은 9211억원으로 전년 9343억원에 비해 130억원 줄었을 것으로 보인다.

눈에 띄는 부분은 연말 저축성보험 판매를 확 줄였다는 점이다. 4분기 저축성 APE는 316억원으로 직전 분기의 1/3 수준이다. 오렌지라이프는 지난해 3분기까지 저축성보험 판매를 늘려왔다. 저축성 APE는 1분기 398억원, 2분기 490억원으로 확대됐고 3분기에는 902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에 신한금융지주가 오렌지라이프에 저축성보험 축소를 권고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저축성보험은 원수보험료 규모가 커 외형성장에는 큰 도움이 되지만 보장 외에 다시 돌려줘야 하는 비중이 높아 순익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생보, 손보사들이 저축성보험 판매를 줄이는 추세다.


오렌지라이프 측은 외형성장을 위해 저축성보험 판매를 인위적으로 늘린 게 아니라 은행 금리가 너무 낮아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저축성보험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판매량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오렌지라이프에는 저축성보험을 판매할 수 있는 '기초체력'이 갖춰져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저축성보험을 줄이는 건 판매에 따른 자본부담이 크고 앞으로 금리가 하락할 경우 운용수익률이 떨어져 고객에게 약속한 이율을 제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오렌지라이프는 지급여력(RBC)비율이 업계 최상위권이다. 외국계 보험사 특성상 과거 구매해둔 해외 장기채권의 비중이 높고 국내사에 비해 매각익을 실현한 비중도 적어 운용수익률의 '보텀(Bottom)'이 다소 높다.

오렌지라이프 관계자는 "외형 확대를 위해 공시이율을 높이는 등 무리한 영업을 한 게 아니라 자본비율과 운용수익률을 따져 역마진이 나지 않는 선에서 저축성 보험을 판매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오렌지라이프는 신한지주와의 논의 끝에 전략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4분기부터는 저축성보험 판매량이 크게 줄었다. 오렌지라이프 관계자는 "4분기에는 저축성보험의 전략적으로 금리를 낮추며 판매량을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건전성과 수익성을 고려한 선택이지만 이에 따라 외형 축소는 가속화됐다. 1~3분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판매량을 유지했다면 저축성APE가 전년 대비 증가할 수도 있었지만 4분기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저축성APE가 전년 대비 감소했다.

신계약 규모를 늘리는 게 반드시 순익에 도움이 되는 건 아니지만 APE는 보험사의 지속가능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활용된다. 오렌지라이프의 수익성과 자본비율은 여전히 평균을 상회하지만 성장세가 줄어들었다는 점은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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