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푸드빌, '뚜레쥬르' 재매각 가능성은 '기업가치 제고' 중점, 구조조정·시장 정상화 '턴어라운드' 기대
김선호 기자공개 2021-03-15 08:16:11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2일 15: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그룹의 지주사 CJ의 ‘뚜레쥬르’ 매각 추진 전략은 분명했다. 최근 매각 협상이 결렬되긴 했지만 3000억원 미만의 ‘저가(低價)’로는 팔지 않겠다는 의지다. 당장 재매각 추진은 힘들지만 기업가치 제고에 역량을 집중시키는 이유다.12일 CJ는 “당분간 뚜레쥬르 재매각을 추진할 계획은 없다”며 “올해는 수익성 강화와 기업가치 제고를 이뤄내는 데 집중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전했다. 그중 눈에 띄는 키워드는 ‘기업가치 제고’다. 몸값을 높여 향후 매각을 재추진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내포돼 있다는 분석이다.
뚜레쥬르를 운영하고 있는 CJ그룹 계열사는 CJ푸드빌이다. 1994년 패밀리 레스토랑 사업을 시작으로 빕스(VIPS)를 자체 개발해 론칭하면서 전문외식업체로서의 기반을 다졌다. 2000년에 지주사 CJ에서 분리·독립하고 2006년 프랜차이즈 사업부문을 통합했다.
CJ푸드빌의 사업부문은 본래 투썸플레이스(커피 전문 프랜차이즈), 뚜레쥬르(베이커리 프랜차이즈), 외식업(빕스, 더플레이스, 계절밥상 등)으로 구성됐다. 비비고 브랜드 등을 통해서도 다양한 외식 사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성장 가도를 달리던 CJ푸드빌은 최근 수년 동안 적자경영을 벗어나지 못했다. 2014년 흑자(39억원)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이후 4년 동안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패밀리레스토랑 인기가 하락하고 해외 법인 출혈이 겹치며 부진한 실적이 이어졌다.
CJ그룹은 끝내 CJ푸드빌이 진행하는 주요 사업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먼저 2019년 홍콩계 사모펀드(PEF) 앵커에쿼티파트너스에 투썸플레이스를 매각했다. 이후 비비고 상표권도 CJ제일제당으로 통합되면서 CJ푸드빌을 떠났다.
CJ그룹이 사업의 큰 축을 CJ제일제당(식품)·CJ대한통운(물류)·CJ ENM(문화 콘텐츠)로 재편하는 과정에서 비주력 사업인 CJ푸드빌은 정리 대상 1순위로 꼽혔다. 이러한 그룹의 전략 하에 그나마 수익을 냈던 베이커리 프랜차이즈업 뚜레쥬르도 매물로 내놨다.
IB업계에 따르면 CJ푸드빌의 외삭사업부도 매각하기 위해 원매자를 물색하기는 했지만 가격 차로 협상이 이뤄지지 않았다. CJ는 당장의 매각을 위해 가격을 낮추기보다 영업환경이 호전되는 코로나19 이후를 도모하자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최근 매각 협상이 결렬된 뚜레쥬르도 동일한 전략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수자에 맞춰 가격을 다운시키기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가치를 높여 원하는 값을 받아내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CJ푸드빌은 2019년 연결기준 매출 8903억원, 영업손실 4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그중 4000억원 가량의 매출이 뚜레쥬르에서 발생했다. CJ푸드빌에 따르면 외식업의 출혈이 이어졌지만 뚜레쥬르의 흑자 덕분에 전체 손실을 줄일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같은 기조는 2020년 코로나19 위기에서도 이어졌다. 뚜레쥬르의 실적은 크게 변동이 없었던 반면 외식업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신규 출점 제한으로 성장이 정체되기는 했지만 뚜레쥬르의 수익 규모는 이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는 설명이다.
CJ푸드빌 측은 대외 악재에도 불구 뚜레쥬르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전년대비 상승하며 브랜드 경쟁력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맞춰 올해는 연구개발 강화와 공격적인 마케팅, 가맹점 수익개선 활동 등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또한 외식사업부는 오프라인 점포 운영 전략에서 벗어나 O2O 기반 비점포 매출 신장을 이뤄내 실적을 개선시켜나갈 방침이다. 배달 플랫폼 협업, 배달 서비스 자체 운영, 이커머스 진출 등을 통해 수익성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시장이 정상화되면 충분히 실적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뚜레쥬르 재매각 추진 계획은 없고 일단은 올해 수익성 강화와 기업가치 제고를 이뤄내기 위해 힘 쓸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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