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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말이 아쉬운 포스코인터내셔널 녹색채권 [thebell note]

남준우 기자공개 2021-03-18 10:16:05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7일 07: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최근 상사업계 최초 ESG 채권 발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녹색채권 형태의 5년물 800억원을 포함해 3년물 400억원, 7년물 300억원 등 총 1500억원을 모집했다. 5000억원의 주문을 받으며 계획대로 2000억원으로 증액 발행한다.

하지만 다소 외형에만 신경 쓴 발행이었다. ESG 채권은 친환경 투자 혹은 사회 문제 개선 등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첫 녹색채권은 발행 목적보다 조달 금리만 신경썼다는 느낌을 배제할 수가 없다.

발행 전부터 진정성에 의구심은 들었다. 녹색채권으로 조달한 자금을 '신재생에너지 사업', '친환경 운송수단 기여 사업', '오염물질 저감 관리 사업', '녹색채권원칙에 부합하는 기타 사업' 등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정작 중요한 프로젝트명이나 사업명은 없었다. ESG 채권 특성상 자금 사용처가 제한되는 만큼 돈에 꼬리표가 달리는 것에 부담을 느낀 모습이었다.

물론 포스코인터내셔널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다. 상사업 특성상 영위하는 사업이 많다보니 특정 프로젝트 몇개를 콕 집기 힘들었을 수도 있다. ESG 채권으로 조달한 자금말고 보유 현금으로도 ESG 투자를 이어나갈 수 있다.

하지만 녹색채권 증액까지 이뤄지지 않으면서 진정성이 부족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했다. 원래 녹색채권 5년물은 1000억원까지 증액할 예정이었지만 현실로 이뤄지지는 않았다. 수요예측에서 5년물 모집액의 두배에 가까운 1500억원의 주문을 받았음에도 말이다.

금리가 문제였을 것이다. 3년물과 7년물은 증액 기준으로도 개별민평 대비 각각 3bp, 1bp 낮았다. 하지만 녹색채권 5년물의 경우 1000억원으로 증액했다면 금리가 개별민평보다 12bp 높은 수준이었다. 증액없이 9bp를 가산한 금리로 결정한다.

증액 기준인 12bp를 가산해도 약 2% 초반 수준이 예상되는 금번 5년물 금리는 높은 편이 아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공모채 발행 때마다 5년물 금리가 1%후반~2%중반 수준이었다.

금리를 최대한 낮추는 게 중요했겠지만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사상 첫 ESG 채권 결말은 다소 아쉽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자랑하듯 상사업계 최초 ESG 채권 위엄을 세울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버린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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