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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랭크코퍼 '흑자전환'…'도전' 수업료 다치렀다 [IPO 기업분석]영업익 16억 기록, IPO 시기 관망…적자법인 철수, 추가 개선 기대

이경주 기자공개 2021-04-02 13:00:55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1일 15: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미디어커머스·D2C(Direct to Consumer) 기업 블랭크코퍼레이션이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덕분에 미뤄왔던 기업공개(IPO)도 재추진 타이밍을 재고 있다.

블랭크코퍼레이션은 본래 폭발적 매출 성장과 함께 높은 수익성까지 겸비한 것이 매력이었다. 다만 최근 2년간 다양한 신사업에 도전하면서 성과와 함께 실패도 경험했다. 수익성 둔화라는 수업료를 지불했다.

업계에선 당장의 실적보다 젊은 창업주 남대광 대표의 도전정신을 더 높게 평가한다. IPO추진 당시 일각에서 우려했던 '지속성장 가능성'을 입증한 덕이다. 3년평균 성장률이 60%에 달한다.

◇매출 1624억, 전년비 23% 증가…3년평균 증가율 60%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블랭크코퍼레이션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624억원, 영업이익 1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에 비해 매출(1315억원)은 23.5% 늘고, 영업손실(90억원)은 흑자전환한 수치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도 92억원에서 2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코로나19 시기에 큰 폭의 매출성장을 이었다는 것이 포인트다. 미디어커머스 특유의 비대면 사업 특성 덕으로 보인다. 2016년 젊은 창업주인 남 대표(1985년 생)가 설립한 블랭크코퍼레이션은 에이피알과 함께 국내 미디어커머스 시초격 회사로 평가받는다.

미디어커머스는 말 그대로 컨텐츠(미디어)를 제품판매(커머스)와 결부시킨 서비스다. 제품 소개 영상을 흥미롭게 만든 후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 노출시켜 제품을 판다. 홍보와 판매(자사몰)를 직접한다는 점에서 D2C로도 불린다.

블랭크코퍼레이션은 특히 콘텐츠에 강점이 있었다. 제품홍보 영상이라는 것을 잊을 정도로 콘텐츠가 재밌고 흥미롭다. '마약베개'와 남성용 간편 파마약 '블랙몬스터 다운펌'이 대표 메가히트작이다.

덕분에 평년에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설립직후인 2017년 478억원 매출을 낸 것에 이어 2018년 1169억원, 2019년엔 1315억원으로까지 늘었다. 2017~2020년 3년 연평균 성장률이 60.1%다.

코로나19시기인 지난해는 대표브랜드인 바디럽이 성장을 견인했다. 블랭크코퍼레이션 관계자는 “바디럽이 론칭 3년만에 매출 694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32%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수익성 둔화는 수업료…1년 만에 흑자전환

다만 수익성에선 굴곡이 있었다. 2017년 영업이익은 77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16%였다. 2018년 영업이익은 139억원, 영업이익은 11.89%였다. 신생기업이 폭발적 매출성장에 수익성까지 겸비하자 유망기업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2019년 초 블랭크코퍼레이션이 진행한 IPO 주관사선정 콘테스트에서 주요 IB(투자은행)들이 조단위 기업가치(밸류에이션)를 제안할 정도였다. 다만 같은 해(2019년) 연간 영업손실 9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을 하게 됐다. 2020년 중에 하려던 IPO도 잠정보류하게 됐다.

신사업에 과감히 도전했지만 일부가 성과로 이어지지 않은 탓이다. 남 대표는 바디럽 등 생활용품에 편중된 사업군을 다각화하기 위해 다양한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2019년 자회사로 엔터테인먼트사 블랭크씨(blank.C)와 여행사 블랭크케이(blank.K) 등을 설립했다. 더불어 △식품 플랫폼 '딜로마켓‘ △코스메틱 브랜드 '콜레트' △반려동물 공감 브랜드 '아르르' △주방 브랜드 '모도리' 등을 론칭했다.

2019년 영업손실은 신설 자회사 정착비용에 기인한다. 블랭크씨는 2019년 5억원, 블랭크케이는 10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문제는 2020년 코로나19로 자회사들 사업확장이 어려워진 것이다. 블랭크씨는 2020년에도 15억원, 블랭크케이는 8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매출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성과도 있었다. 아르르(반려동물)와 모도리(주방용품)가 작년 연매출 100억원대를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 남성용 브랜드인 언코티드-247(패션), 블랙몬스터(뷰티)도 연매출 100억원을 넘어섰다.

해외사업 확대도 큰 성과다. 지난해 대만법인 매출이 164억원으로 전년(127억원)보다 29.2%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6억원에서 17억원으로 (184.9%) 증가했다. 홍콩법인도 같은 기간 매출이 58억원에서 126억원으로 114.9%, 영업이익은 10억원에서 33억원으로 221.4% 증가했다. 싱가포르법인은 같은 기간 매출이 38억원에서 58억원으로 39.5%, 영업이익은 4억원에서 12억원으로 176.8% 늘었다.

결과적으로 작년 흑자전환은 신사업 성패를 종합한 결과다.

◇지속가능성 우려 지운 것이 성과…인재 영입, 수익성 안전장치

업계에선 남 대표의 도전정신이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에 긍정적이라고 보고 있다. 경영자의 결점(시행착오)는 보완 가능하지만 장점(창의성 등)은 쉽게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남 대표는 젊은 창업주답게 창의성으로 지속성장 가능성을 입증해냈다.

2019년 IPO를 추진했을 때만해도 일각에선 지속성장에 대해 의구심을 표했다. 블랭크코퍼레이션 사업구조가 흥행사업적 성격이 다고 봤다. 마치 영화와 같이 단일 상품에 실적이 크게 좌우될 수 있다는 우려였다. 매년 마약베개와 같은 히트작이 탄생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봤다.

블랭크코퍼레이션은 이후 2년 동안 최소 매출에 있어선 우려를 확실히 불식시켰다. 지난해 매출(1624억원)은 IPO 추진 직전인 2018년(1169억원)보다 39% 늘어난 수치다. 아르르와 모도리 같은 히트작이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반대로 남 대표는 외부 인재 영입을 통해 단점 보완에 나섰다. 올 초 정지우 전 소프트뱅크벤처스 이사를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영입했다. CSO는 회사 내에서 CEO(남 대표) 다음으로 의사결정권이 있는 소위 '넘버 투' 직급이다.

정 CSO는 소프트뱅크벤처스에서 블랭크코퍼레이션 투자를 추진한 자본시장 전문가다. 유망사업과 기업 발굴에 특화돼 있다. 정 CSO는 블랭크코퍼레이션에서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신사업 옥석을 가려내 수익성 극대화를 도모 한다.

블랭크코퍼레이션은 이미 성과가 부진한 신사업은 과감히 철수하는 결정력도 보여주고 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블랭크씨는 청산 진행중이고 블랭크케이와 닥터덴티는 청산을 완료한 상태다. 덕분에 올해는 2017~2018년 수준 이익률이 예상되고 있다.

IPO는 이익 회복이 충분히 이뤄졌을 때 재추진할 계획이다. 올 상반기 실적이 괜찮을 경우 연내 증시입성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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