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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 확대 '최대 수혜' 조현범 사장, 지배력 공고히 하나 지분율 확대와 맞물려 배당 수익 200억, 주담대 일부 상환 고려할 듯

유수진 기자공개 2021-04-07 11:21:05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5일 16: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앤컴퍼니(옛 한국테크놀로지그룹)가 연말배당 규모를 전년 대비 43% 키웠다. 주주들의 배당 확대 요구에 화답하는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심지어 배당 재원이 되는 당기순이익(별도)이 전년보다 줄었는데도 배당을 늘려 눈길을 끈다.

배당 확대의 최대 수혜자는 조현범 사장이다. 부친 조양래 회장으로부터 주식을 매입해 지분율을 크게 끌어올린 시기와 맞물려 200억원에 달하는 배당 수익을 올리게 됐다. 전년 대비 3배 이상 많아진 금액이다. 이를 바탕으로 지배력 공고화에 나설 지 주목된다.

한국앤컴퍼니는 최근 주주총회에서 작년 결산 기준 배당금을 1주당 500원으로 확정했다. 2019년 350원에서 150원(43%) 늘린 금액이다. 이에 따라 321억원이었던 배당금 총액이 458억원으로 증가했다. 배당금은 이달 중 주주들에게 지급된다.

눈에 띄는 건 배당성향이다. 당기순이익이 줄어든 상황에서 배당 규모를 확대하며 배당성향이 130%를 넘겼다. 벌어들인 돈 이상을 주주 환원에 쓴다는 의미다. 배당 재원인 당기순이익은 2019년 532억원에서 2020년 351억원으로 34% 가량 감소했다.


한국앤컴퍼니는 뚜렷한 배당 정책을 갖고 있진 않다. 사업보고서에서도 "재무정책과 현금흐름(cashflow) 상황 등을 감안해 전략적으로 결정하고 있다" 정도로 밝힌다. 다만 최근 수년간의 배당 추이를 살펴보면 60% 안팎의 배당성향을 유지해온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엔 이례적으로 2배 이상 높인 것이다.

한국앤컴퍼니 관계자는 "주주들의 배당 확대 요구가 지속적으로 있었다"며 "그에 맞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배당 정책을 지속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주주친화 차원에서 배당을 늘렸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확대된 배당의 수혜는 한국타이어그룹 오너일가가 입는다. 오너일가 등 특수관계자 지분이 73.92%에 달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대주주인 조현범 사장이 최대 수혜자다. 작년 6월 말 부친인 조양래 회장으로부터 주식 2194만2693주(23.59%)를 매입해 주식수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조 사장의 보유 주식수는 3990만1871주(42.90%)로 조현식 부회장(1797만4870주·19.32%)과 조희원씨(1006만8989주·10.82%),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76만9583주·0.83%) 등을 크게 상회한다.

이번에 조 사장이 한국앤컴퍼니에서 받는 배당금은 200억원 가량으로 산출된다. 보유 주식(1795만9178주)과 주당 배당금(350원) 모두 적었던 작년(63억원)보다 3배 이상 늘었다. 마찬가지로 지분을 들고 있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도 주당 배당금을 전년(550원)보다 100원 늘렸다. 조 사장 몫은 약 17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밖에도 지난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에서 보수로 25억원을 수령했다. 급여 10억원에 상여 15억원이다. 다만 한국앤컴퍼니에서는 별도로 보수를 받지 않았다. 작년 한해 두 곳에서 확보한 현금이 240억원 가량으로 계산된다.

조 사장은 지난해 한국앤컴퍼니 최대주주로 올라서며 경영권을 확보한 이후 형인 조 부회장의 견제를 받아왔다. 지난달 주총에선 조 부회장 추천 인사가 표대결에서 이겨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이사회에 진입하는 이변이 일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무리해서 지분 추가 매입에 나서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조 부회장과 지분율 격차가 23.45%포인트(p)로 추월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지분율 만으로 충분히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다. 재계에서는 한국타이어그룹의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끝났다고 본다.

따라서 배당금 등을 주식담보대출 일부 상환이나 이자를 내는데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물론 이 역시 경영권을 지키고 지배력을 공고히 하기 위한 측면으로 볼 수 있다. 조 사장은 작년 6월 주담대로 자금을 마련해 지분을 샀다.

당시 NH투자증권과 KB증권에 한국앤컴퍼니(2976만1906주)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37만7411주) 주식을 맡기고 각각 1700억원, 500억원을 빌렸다. 보유 지분의 75%와 54%가 담보로 묶였다. 심지어 블록딜로 지분을 매입한 날은 30일이지만 이보다 며칠 전인 26일 계약을 체결했다.

대출 기간은 6개월로 이미 작년 12월 한 차례 연장을 했다. 두번째 만기는 오는 6월 돌아온다. 2200억원을 갚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일부 상환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출금리가 3.6%와 3.15%로 연간 내야 하는 이자만 77억원에 달한다.

한국앤컴퍼니 1년간 주가 흐름. <출처:네이버 금융>

특히 주담대 특성상 만약 주가가 떨어지면 추가 담보를 요구받거나 최악의 경우 반대매매가 발생할 수도 있다. 지금은 주가가 올라 별다른 걱정이 없지만 미래 대비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대출 당시 한국앤컴퍼니는 주당 1만1150~1만2950원이었지만 현재는(5일 종가 기준) 1만795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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