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5월 03일 07: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케이뱅크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백화점이나 다름없는 플랫폼에 고객들이 대거 들어왔으니 진열상품만 늘려나간다면 실적개선은 시간 문제입니다."얼마 전 만난 취재원은 케이뱅크에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근거는 최근 암호화폐 광풍 덕에 늘어난 고객 수다. 작년 6월 케이뱅크는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와 코인거래를 할 때 필요한 원화 입출금계좌를 발급해주는 제휴를 맺었다.
그야말로 '신의 한수'였다. 작년 말 219만명에 불과했던 케이뱅크 가입자수는 올해 4월 400만명을 넘었다. 물론 수신고객이 1400만명을 넘는 카카오뱅크 보다는 적지만 성장속도가 엄청나다.
케이뱅크는 유난히도 존재감이 없는 금융사였다. 인터넷전문은행 1호로 카카오뱅크 보다도 '원조'격이지만 위상은 볼품없었다. 2017년 출범 이후 자본은 2년 만에 바닥났고 급기야 대출영업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까지 겪었다. 신용카드 등 신사업 진출은 꿈도 꾸기 어려웠고 겨우 라이선스만 유지하는 정도였다.
이윽고 취재원의 의견에 동조한 건 인터넷전문은행을 '백화점'에 비유하면서 부터다. 생각해보면 어떤 비즈니스를 하느냐는 그렇게 중요한 부분이 아니다. 마음만 먹으면 예·적금, 중소기업대출, 보험 등 거의 모든 금융거래를 제공할 수 있다. 시중은행 대비 금리 경쟁력 등 장점도 많다. 주 채널이 비대면인 만큼 점포 임차료, 지점 직원급여 등 각종 오프라인 관리비를 절감한 효과다.
그들의 실질적 무기는 고객유입량이다. 비대면 거래를 선호하는 20~40대의 플랫폼 활용도가 거래량과 직결된다. 이들이 얼마나 자주 플랫폼에 접속해 오래 머무르도록 하는지가 관건이다. 대표적으로 월간활성이용자수(MAU)만 안정적으로 확보가 된다면 상품과 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
그러려면 '입출금통장' 개설이 선행되야 했다. 이후에야 편리한 사용자 경험(UX)이든 사용자환경(UI), 수수료 면제 혜택이든 제공할 수 있다. 케이뱅크는 수신 확보를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암호화폐 고객을 공략했을 뿐이다. 빅데이터, 클라우드를 활용한다면 맞춤형 서비스도 가능하다.
주목할 점은 이번에 유입고객 대부분이 MZ세대라는 점이다. 입소문에 유입되기도 쉽지만 상품의 효용성에 따라 금세 이탈할 수도 있는 고객군이다. 자칫하다간 코인 거래소와의 제휴는 일회성 백화점 홍보를 위한 사은품처럼 전락할 수도 있는 셈이다.
MZ세대들을 장기적으로 사로잡으려면 편리하고 획기적인 서비스가 어느정도 뒷받침되야 한다. 카카오뱅크가 대중적 플랫폼을 앞세워 수신을 늘린 것과는 경우가 다르다. 케이뱅크가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건 확실하다. 연내 추가증자 호재도 남아있다. 코인광풍을 발판으로 나비효과를 일으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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