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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IB 한국물 시장 진출]글로벌 DCM 진출 속도…하우스별 전략 제각각①미래에셋·KB증권, 한국물 2파전…신한·한국증권, 인니·베트남 등 공략

피혜림 기자공개 2021-05-20 13:06:37

[편집자주]

국내 증권사가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에 속속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표방한 초대형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DCM 글로벌화에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달러채 주관 영역에서 글로벌 IB와 어깨를 맞대는 하우스는 물론, 외국계 증권사의 진출이 더딘 동남아 시장을 겨냥하는 곳도 등장하고 있다. 국내 대형 증권사의 글로벌 DCM 진출 현황 및 전략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18일 06: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투자은행(IB)의 글로벌 진출이 주식자본시장(ECM)을 넘어 부채자본시장(DCM)으로 확대되고 있다. 국내 채권시장을 뛰어넘어 앞다퉈 국제 자본시장으로 발길을 넓히고 있다. 풍부한 자본력을 앞세워 해외 시장 개척에 속도가 붙자 DCM 분야에서도 성과내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하우스별 색깔도 명확하다. 초대형 IB로 자리매김한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은 글로벌본드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한국물(Korean Paper) 대표 발행사' 국책은행 딜을 섭렵한 것은 물론, 공기업·금융기관과 민간기업 등 전방위적으로 딜을 겨냥해 트랙레코드 쌓기에 한창이다.

신한금융투자는 동남아시아 시장에 집중해 독보적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다. 인도네시아 현지기업의 국내 데뷔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베트남 역내 시장의 주관 업무로 현지화에 앞장서기도 했다. 뒤를 이어 한국투자증권이 아시아 최고 금융회사로 거듭나겠다는 목표 아래 DCM 진출 채비에 나서고 있다.

◇IB 사업, 해외법인 활용도 증가…홍콩·동남아 등 방점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DCM 분야의 글로벌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과거 해외 진출 전략이 에퀴티(Equity)와 대체투자 등의 영역에 치중됐던 것과 대조적이다. 대규모 자본력과 해외법인 성장세 등을 바탕으로 단순한 영토 확장을 넘어 활동 영역을 넓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각국 현지 법인 성장과 국내 DCM 역량 강화가 맞물려 글로벌화는 더욱 속도가 붙고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은 각각 2017년과 2020년 홍콩법인에 신디케이트 조직을 구축해 한국물 주관 역량의 기틀을 다졌다. 신한금융투자는 2018년 글로벌IB추진부 신설로 인도네시아·베트남 등 현지 법인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동남아 채권 진출에 앞장섰다.

현지법인 성장을 뒷받침한 건 국내 증권사의 풍부한 자본력이다. 초대형IB 출범으로 4조원 이상의 자기자본을 쌓아나가자 해외 법인에 대한 지원 속도 또한 빨라졌다. 미래에셋증권 홍콩법인 'Mirae Asset Securities (HK) Limited'의 경우 지난해말 기준 자본 규모가 2조 6656억원에 달하는 등 국내 중소형 증권사를 압도하기도 했다.

국내 증권사의 DCM 역량이 한층 성장한 점도 주효했다. 국내 부채자본시장(DCM) 성장과 기업들의 다양한 조달 수요에 맞춰 증권사들은 일반 회사채(SB)는 물론 전환사채(CB) 등의 메자닌과 다양한 구조의 유동화물로 수익원을 다변화하고 있다. 국내 기관들의 채권 수요에 발맞춰 새로운 유형의 상품 마련에도 골몰하고 있다.

◇미래에셋·KB증권, 글로벌본드 도전장

가장 적극적으로 글로벌 DCM 시장에 뛰어든 건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이다. 홍콩 법인 내 신디케이트 조직 구축을 시작으로 글로벌 채권시장에서의 주관 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국내 기업이 해외 시장에서 발행하는 외화채(한국물)로 영역을 넓혀 나가겠다는 각오다.

한국물 시장은 국내 커버리지와 신디케이트 역량, 글로벌 네트워크가 고루 갖춰져야 한다는 점에서 그동안 국내 증권사의 불모지와 다름 없었다. 국내사의 경우 해외 신디케이트 조직을 구축하는 것 조차 쉽지 않았다. 상당한 비용이 수반되는 데다, 투자가 장기적으로 지속돼야 한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래에셋증권을 시작으로 국내 증권사의 한국물 진출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외화 조달에 나서는 발행사가 증가하는 데다 DCM 역량 제고로 해외 채권 업무에서도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자신감이 높아진 결과다. 과거 한국물은 외국계 IB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팽배했던 것과 대비된다.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2019년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 딜을 섭렵해 존재감을 알렸다. 이어 지난해 정부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딜로 굵직한 트랙 레코드를 쌓았다. 올 3월에는 네이버의 유로본드(RegS) 데뷔전 주관사단으로 활약해 민간기업으로 영역을 넓혔다.

지난해 하반기 본격적인 진출에 나선 KB증권은 계열 딜 등을 바탕으로 빠르게 실적을 쌓고 있다. 지난해 KB캐피탈 딜로 한국물 주관 포문을 연 데 이어 올해도 KB국민은행과 KB카드 딜에 이름을 올렸다. 올 2월에는 한국수출입은행 글로벌본드(RegS/144a)를 주관해 실리를 동시에 잡았다.

◇아시아 틈새 공략, 동남아 시장서 두각 드러내기도

아시아 증권사로서의 강점을 살려 동남아시아 시장에 주력하는 곳도 있다. 경쟁이 치열한 한국물보다는 채권시장 형성 초기 단계인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에 집중해 독자적인 입지를 구축해 나가겠단 전략으로 풀이된다.

선두에 선 건 신한금융투자다. 신한금융투자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발행사의 조달 조력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베트남 기업의 경우 현지 통화 시장인 동(VND)화 채권 발행 주관으로 입지를 다졌다.

신한금융투자의 DCM 글로벌화는 국내 시장 확대로도 이어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기업의 달러화 조달 수요를 김치본드 데뷔로 이끌어 국내 외화채 발행시장을 성장시키는 효과 역시 가져오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또한 동남아시아 시장을 주목하는 하우스 중 하나다. 한국투자증권은 아시아 최고 투자은행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 아래 DCM 영역 확장 채비에 나서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 현지 법인의 접근성을 바탕으로 먼저 동남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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