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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호, 100조 굴리는 삼성전자 곳간지기의 무게감 [삼성전자를 움직이는 사람들]⑤대외활동 보폭 넓히고 ESG 구심점 역할…M&A 등 전략적 결정 과제

김혜란 기자공개 2021-08-11 07:18:09

[편집자주]

대한민국 경제를 이끄는 주역이자 글로벌 시장에 우뚝 선 초일류 기업 삼성전자. 한국의 자랑임과 동시에 반재벌 정서의 중심에서 상반된 시선을 감내하는 곳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정상의 자리를 노리는 무수한 경쟁자들과 정치권·시민단체의 촘촘한 감시망 속에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는 어려운 길을 걷고 있다. 수 많은 난관속에 삼성전자란 거함을 움직이는 주요 인물들을 조명해 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8월 09일 07: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 500조원을 넘나드는 국내 최대기업답게 매년 수백조원의 매출을 올린다. 그만큼 넉넉한 곳간을 자랑한다. 곳간이 풍족해도 재무관리에서만큼은 여유를 부릴 수 없다. 사업 스케일이 큰 만큼 투자도 수십조원 단위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전자의 국내·외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윤호 경영지원실장(사장)이다. 총수 부재 상황에서 돌아가는 비상경영체제에서 최 사장은 삼성전자 3인의 각자대표들과 함께 중심축 역할을 해내고 있다. 지난해부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회의 기구를 이끌고 있는데, 단연 삼성전자를 움직이는 핵심 인사라고 할 수 있다.

권한이 많은 만큼 부담감과 책임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인수·합병(M&A)과 파운드리 증설, 배당 등 투자·배당 계획을 실현하는데도 각각 수십조원이 든다.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때인 만큼, 역설적으로는 그 어느 때보다 CFO에 무게감이 실리는 모습이다.

◇미전실→사업지원TF, 재무·경영 요직 코스 거친 삼성의 핵심인사

자금흐름을 관리하는 CFO는 재무전문가이면서 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큰 그림을 그릴 줄 알고, 회사의 향후 비즈니스 방향성을 결정할 안목을 갖춘 인물이어야 한다. 최 사장이 1987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35년동안 걸어온 길을 보면, 삼성 내에서 핵심 요직 코스를 밟으며 재무와 경영관리에서 탄탄한 경험과 커리어를 쌓아왔음을 알 수 있다.

삼성전자는 전통적으로 과거 미래전략실(미전실)을 거친 인물이 CFO로 가는 경우가 많았다. 최 사장 역시 2010년부터 3년 넘게 미전실 담당 임원으로 근무한 이력이 있다. 가전사업부를 거쳐 영국법인 관리담당과 경영관리그룹과 해외관리그룹 등 국내·외 다양한 조직에 몸담았다. 그러면서 점차 그룹 내 재무통으로 성장했다.

특히 그룹에 새 컨트롤타워 조직이 출범할 때마다 그가 초기 멤버로 활약했단 점이 눈에 띈다. 2010년 미전실이 만들어졌을 때도 임원으로 근무했고, 2017년 11월 전자계열사 컨트롤타워격인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가 신설됐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TF장을 맡게 된 정현호 사장을 보좌할 멤버로 합류했다. 이때 부사장으로 승진도 했다. 미전실과 사업지원TF는 삼성에서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중추 역할을 하는 인사들로만 구성된다.

최 사장은 지난해 인사로 TF에서 빠지면서 부사장에서 CFO(사장)으로 승진이동했고 그해 이사회 사내이사로 합류했다. 최 사장은 2014년 이재용 체제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 이래 전임 노희찬 CFO에 이어 이 부회장이 두 번째 CFO로 중용한 인사이기도 하다.

최 사장은 대외행사에서도 김기남 부회장과 동석하거나 홀로 자주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또 올 초 준법감시위원회와 최고경영진 간담회에서 삼성전자 대표로 김 부회장과 함께 동행해 주목받기도 했다. 이 부회장 부재 상황에서 김 부회장과 함께 최 사장이 비상경영체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돈 나갈 곳 많은 삼성, 리스크 관리 능력 시험대

오늘날 CFO는 단순히 자금조달과 예산할당 등 안살림을 통제하는 역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속가능한 성장전략을 내다보고 전략적 투자에 대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판단력과 재무적 지원을 적절한 곳에 배분하는 안목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요구된다.

삼성전자는 5세대 이동통신(5G), 자동차 전기장치(전장), 시스템반도체 설계 등 미래먹거리 사업 투자에 힘을 주거나 그동안 취약했던 포트폴리오를 강화해나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CFO가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최 사장이 올해 첫 컨퍼런스콜에 나서 "3년 안에 의미 있는 M&A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차원으로 이해된다.

CFO는 CEO와 함께 M&A라는 전략적 결정을 내리고 이후 결정에 대한 책임도 함께 진다. 최 사장은 지난해부터 2017년 삼성전자가 인수한 자동차전장업체 하만(Harman)의 이사도 맡고 있다. 하만이 삼성 계열사와 어떻게 협력하고 성장할 수 있을지 비전과 전략을 내놓는 일에도 깊이 관여한다.

CFO 취임 2년 차를 맞은 올해부턴 해결해나가야 할 과제가 더 많다. 파운드리 증설 문제는 계속해서 삼성의 고민거리가 될 전망이다. 지난달 5월 김 부회장이 미국 파운드리에 20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지만 경쟁자인 대만 TSMC와 인텔이 삼성을 뛰어넘는 돈을 파운드리 강화를 위해 쏟아붓고 있단 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최 사장이 공식성상에서 직접 말한 대로 3년 안에 의미 있는 M&A도 집행해야 하는데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NXP의 몸값만 해도 60조~70조원 수준이다.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펴는 것도 재무엔 부담이다. 2분기엔 배당금 지급으로만 15조5800억원이 빠져나갔고, 순현금은 100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재무건전성에 대해선 논할 게 없는 삼성전자라지만 앞으로 돈 나갈 곳을 감안하면 재무리스크는 언제라도 부각될 수 있다. 공격적인 투자가 예고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유동성 관리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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