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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소합병 다시보기]시티랩스, '데일리크립토IB 흡수' 블록체인 기반 금융사업 축소①150억 출자, 3년 만에 장부가 35억 추락…ITS 접목 스마트시티 집중

신상윤 기자공개 2021-09-07 07:55:53

[편집자주]

인수합병(M&A)은 달콤한 유혹이다. 성장 동력을 찾거나 변화가 필요할 때 손쉽게 선택하는 전략 중 하나다. 많은 기업이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 전환, 지배구조 개편 등에 M&A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다수의 기업이 하나로 합쳐지는 합병은 불필요한 자원 낭비를 줄이는 전략이다. 더벨은 상장사 합병을 전후해 재무구조 변화와 파급 효과 등을 면밀하게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1일 07: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지능형교통시스템(ITS) 전문기업 '시티랩스(옛 데일리블록체인)'가 자회사 '데일리크립토아이비'를 합병하며 사업 규모를 축소했다. 암호화폐공개(ICO) 자문을 비롯해 크립토 투자은행 등 당초 계획했던 사업이 사실상 진척되지 않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닥 상장사 시티랩스는 최근 100% 자회사 데일리크립토아이비와 합병했다. 2018년 5월 150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데일리크립토아이비는 ICO를 비롯해 크립토 투자은행 등 신규 사업을 전담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기업이다.

크립토 투자은행이란 블록체인 사업의 ICO와 M&A, 투자 등 자문서비스 등 기존 증권사 IB 업무와 유사한 사업을 영위하는 곳을 말한다. 설립 당시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기반 미래형 금융 비즈니스로 많은 주목을 받았으나, 설립 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채 3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이는 시티랩스의 전신 '데일리블록체인'과 옐로모바일의 흥망성쇠와 궤를 같이한다. 시티랩스는 당초 ITS 사업을 영위하는 '아이지스시스템'이 옐로모바일에 인수되며 본격적으로 블록체인 사업에 발을 들여놨다.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처음 '블록체인' 명칭을 사명에 넣으며 당시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데일리크립토아이비 출범도 블록체인 사업의 연장선이었다. 당시 ICO를 비롯해 크립토 투자은행 등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으로 예상됐던 만큼 선점 효과도 기대됐다. 그러나 출범 직후와 달리 국내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사업의 속도는 붙지 않았다.

대신 데일리크립토아이비는 ㈜데일리금융그룹 주식 매입(90억원)과 그룹 내 해외 펀드 출자(54억원) 등 외부로 자금을 투자했다. 당초 계획했던 투자나 ICO, 크립토 투자은행 등 사업 성과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다.

무엇보다 모회사인 옐로모바일이 무리한 확장 과정에서 계열사 내 갈등 증폭 등 사실상 공중분해 수순을 밟으면서 데일리블록체인이 자회사와 함께 추진하려던 사업도 구심점을 잃게 됐다. 결론적으로, 데일리크립토아이비는 출범 이래 매출은 일으키지 못한 채 누적 순손실만 70억원에 달했다. 출자금을 감안하면 절반 가까운 손실만 입은 것이다.


이와 관련 시티랩스는 이번 합병으로 데일리크립토아이비에 대한 투자자산 평가 부담도 덜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시티랩스가 공정가치로 평가한 데일리크립토아이비 장부금액은 35억원 수준에 그친다. 설립 당시 출자했던 금액을 감안하면 5분의 1수준으로 가치가 떨어진 것이다.

시티랩스는 사명 변경 및 데일리크립토아이비 합병 등 올해를 기점으로 기존 ITS 기반 본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은 ITS와 접목해 스마트 시티 솔루션 구축 등에 활용하는 가운데 암호화폐 및 크립토IB 사업과는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사명에서 '블록체인'을 뗀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올해 3월 제주도 스마트시티 구축과 관련한 사업자로도 선정된 바 있다.

이와 관련 더벨은 데일리크립토아이비 합병과 관련해 시티랩스 문의를 남겼으나 담당자 부재 등으로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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