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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십년대계의 조건 [thebell note]

김선영 기자공개 2021-09-17 06:00:51

이 기사는 2021년 09월 16일 07:3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쌍용자동차가 새로운 주인 맞이를 앞뒀다. 일각에선 원매자들이 본입찰에서 제시한 응찰가격에 최종 인수자가 갈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쌍용차 M&A의 핵심은 향후 정상화를 위해 수혈될 추가 자금과 증빙 여부다.

이번 본입찰에서 원매자들은 쌍용차의 기존 지분에 대한 입찰가를 제시했다. 일부 원매자는 최고 금액을 제시하며 유력 원매자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채무 변제를 위한 금액만이 투입될 경우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과 다름없다. 부채 탕감 후에도 사업 영위를 위한 추가 자본금 투입은 필수다. 정상화가 불투명할 경우 또다시 채무를 변제할 위기에 놓이는 것은 회생 기업의 생리다.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놓인 쌍용차는 사실상 평택 부지 외에 인정받을 수 있는 기존 지분 가치가 0에 수렴한다. 반면 청산가치는 1조원에 달한다. 원매자들이 정상화를 위한 운영자금에 추가로 베팅할 수 있는지를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다.

문제는 다시 자금 증빙 여부다. 당장 투입 가능한 자본금 없이 인수금융만을 활용해 쌍용차 인수 계획을 밝히는 것은 공수표에 불과하다. 명확한 자본금 확보는 곧 쌍용차의 10년 이상을 내다볼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는 것과 맞닿아 있다.

유력 인수자로 떠올랐던 HAAH오토모티브홀딩스는 쌍용차와 매각을 논의하던 당시 연 4000억원 수익 창출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쌍용차의 대표 SUV 모델을 판매해 미국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채권 탕감 기간인 10년간 총 4조원의 이익을 낸다면 쌍용차는 부채를 모두 탕감하고도 2조원을 남길 수 있다.

산업은행은 곧바로 HAAH 측의 정상화 계획을 검토했다. 실현 가능성이 있다면 일부 자금을 지원해 힘을 보탤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러나 계획은 곧 수포로 돌아갔다. HAAH가 최소한의 자금 확보 여부를 증빙하지 못하면서다. 결국 이번 입찰에서도 백기를 들었다.

당장 쌍용차에 절실한 것은 불투명한 장밋빛 청사진이 아니다. 10년간 갚아나가야 할 채무액과 쌍용차 공장 가동을 정상화할 수 있는 필수 자본금이다. 쌍용차의 현재와 미래 모두를 내다볼 수 있는 주인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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