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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시몬느PE]뱅커에서 운용사 투자 첨병으로…김형준 부장삼성증권 IB 실무 자양분, 다양한 투자로 무럭무럭

감병근 기자공개 2021-10-15 06:33:45

이 기사는 2021년 10월 14일 06: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몬느자산운용PE(시몬느PE)는 설립 3년 차를 맞는 신생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다. 이월드 메자닌 투자와 회수를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신생 운용사의 첫 딜로 규모가 비교적 컸지만 IB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구성원들이 제 역할을 해내며 결실을 거뒀다.

김형준 시몬느PE 부장(사진)은 이월드 메자닌 투자를 담당한 핵심 인물이다. 삼성증권에서 기업공개(IPO), 투자금융 등 다양한 경험을 쌓던 중 직장 상사였던 심재만 대표의 부름을 받고 시몬느PE에 합류했다.

김 부장이 이월드 메자닌 투자자를 모집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당시 이랜드그룹의 재무위기로 계열사인 이월드 투자에 난색을 표하는 곳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부장은 확신을 갖고 투자자를 설득해 PEF 운용역으로서 인상적인 첫 트렉레코드를 기록했다. 향후 소비재 분야를 중심으로 커리어를 쌓아가겠다는 계획이다.

◇성장스토리 : 삼성증권 IB맨으로 다양한 경험, PEF 운용사 업무도 간접 체험


1985년생인 김 부장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재학 시절 일찌감치 금융업계 취업을 준비했다. 경영학을 전공한 이가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곳은 금융업계라는 믿음이 있었다. 2010년 삼성증권에 공채로 입사해 IB맨으로서 경력을 시작하게 된다. 김 부장이 금융업계 취업을 준비하던 2010년경은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이 금융업계 전반에 남아 있었지만 IB 분야의 직원 처우는 상대적으로 높던 때였다.

김 부장은 2010년 입사 이후 4년 동안 삼성증권에서 IPO 업무를 담당했다. 당시 삼성증권은 BGF리테일, 슈피겐코리아 등 굵직한 IPO에서 상장주관을 맡았다. 김 부장은 이때 IPO 관련 실무를 담당하며 해당 기업들을 면밀히 스터디했다. 이러한 경험들은 향후 소비재 분야에서 PEF 투자를 할 수 있는 안목을 길러줬다.

이후 2년 동안은 삼성증권 커버리지팀에서 상장주관, 자문 수임을 위한 영업업무에 몸담았다. 김 부장이 영업활동에 참여해 수임했던 대표적인 건은 넷마블 자회사인 넷마블몬스터를 꼽을 수 있다. 넷마블은 삼성증권과 2017년 초 넷마블몬스터 상장주관, 자문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이후 흥행 게임 연속 배출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넷마블몬스터 상장을 포기했다.

김 부장은 삼성증권에서 마지막 2년을 투자금융팀에서 보냈다. 이때 인수금융 주선과 LP 출자 등의 업무를 담당하면서 PEF 운용사들이 하는 투자를 간접적으로 지켜볼 기회가 있었다. 정확한 판단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해내는 PEF 운용사들의 업무가 매우 매력적으로 느껴졌다고 김 부장은 당시를 회상했다.

김 부장이 PEF 운용사들의 업무에 매력을 느끼고 있을 때 심재만 시몬느PE 대표의 영입 제안이 있었다. 당시 심재만 시몬느PE 대표는 김 부장을 포함해 이강배 시몬느PE 전무 등 삼성증권 출신들을 중심으로 시몬느자산운용 내에 신설된 PE부문 구성원을 꾸렸다.

대기업 증권사에서 일했던 김 부장의 근무 환경은 크게 달라졌다. 완벽하게 조직이 갖춰진 삼성증권과 달리 시몬느PE에서는 기안 서식 작성, 자금 입출금 관리까지 직접 하는 등 일반 사무가 늘었다. 하지만 김 부장은 역할이 한정된 대기업과 달리 주체적으로 일할 수 있다는 것에서 큰 만족을 찾았다.

◇투자 스타일 및 철학 : GP는 LP의 투자 '필터'…핵심은 신뢰

김 부장은 시몬느PE에서 일하면서 한 LP로부터 “거짓말을 못하는 것이 장점이자 단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각종 정보를 취합하고 이를 제안하는 과정에서 LP들이 관심을 보일 만한 좋은 내용이 있더라도 검증된 내용만 전달해왔기 때문이다.

그는 PEF 운용사(GP)가 LP들에게 신뢰받을 수 있는 ‘투자 필터’가 돼야 한다는 신념을 지니고 있다. 이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 신뢰를 쌓아갈 수 있다면 신생 운용사인 시몬느PE도 시장에 자연스럽게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김 부장이 모든 투자에서 다운사이드 프로텍션(하방 안정성)을 강화하는 구조를 만드는데 공을 들이는 것도 신뢰와 연관이 있다. LP들 의견을 경청하면서 기관투자자가 대부분인 LP의 믿음을 얻기 위해서는 투자금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알았기 때문이다.

김 부장은 “모든 투자는 여러 당사자의 니즈에 최대한 맞춰서 이뤄져야 한다”며 “조건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여러 의견을 반영해 만족할 만한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트랙레코드 1 : 확신으로 일궈낸 이월드 메자닌 투자

김 부장은 2018년 시몬느PE에 합류하자마자 하우스 첫 딜인 이월드 메자닌 투자를 담당하게 된다. 시몬느PE는 딜 쿠킹을 거쳐 2019년 2월 이월드가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RCPS)와 전환사채(CB)를 각각 1100억원씩, 총 2200억원에 인수했다.

시몬느PE는 프로젝트 펀드 씨알에프제1호로 1000억원 가량을 마련하고 나머지 1200억원은 유안타증권에서 인수금융을 일으켰다. 이월드는 유입된 자금으로 이랜드월드의 주얼리사업부를 인수했다.

김 부장은 당시 프로젝트 펀드 투자자를 모집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2018년 하반기 당시에는 재무구조 개선을 진행하던 이랜드그룹 투자에 불안감을 지닌 투자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부장은 직전 3년 동안 이랜드그룹의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모습에서 투자에 대한 확신을 얻었다. 이때 이랜드그룹은 지주사격인 패션회사 이랜드월드의 스파오 등 SPA 브랜드 매출이 늘면서 이를 중심으로 실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었다.

여기에 이월드가 상장사로서 대구경북 지역의 유일한 테마파크 사업자라는 점, 이랜드그룹이 그동안 재무구조 개선 과정에서 모든 리파이낸싱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는 점 등도 투자 안정성을 높이는 요소라고 판단했다.

김 부장 등이 마케팅에 공을 들인 덕에 시몬느PE는 앵커 출자자 없이 씨알에프제1호에 들어갈 1000억 원 가량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투자자는 모두 13곳으로 이 가운데 가장 큰 출자 규모는 100억원 정도였다.

시몬느PE는 이후 2년 6개월이 지난 올해 8월 이월드 메자닌 투자 엑시트에 성공했다. 이월드 최대주주인 이랜드파크와 이랜드월드가 주주간계약에 따라 보유한 콜옵션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RCPS, CB 발행 이후 이랜드파크, 이랜드월드 혹은 이들이 지정하는 제3자가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시몬느PE는 이랜드파크가 보유한 지분을 제3자에게 팔 수 있는 동반매도청구권(드래그얼롱)을 행사할 수 있었다.

CB 표면이자율은 10.91%, RCPS 콜옵션 행사가격은 주당 전환가액 2160원보다 400원 높은 2560원 수준이었다. 이처럼 확정수익률이 정해져 있었지만 시몬느PE는 일부 매도 권리를 적절히 활용해 내부수익률(IRR)을 20% 가량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

시몬느PE는 작년 3월부터 올해 6월까지 RCPS 총 5130만주 가운데 1852만주를 보통주로 전환한 뒤 평단 3700원 수준에서 장내, 장외 매각해 600억원 가량을 회수했다.

코로나19로 테마파크와 주얼리사업을 영위하는 이월드 주가가 크게 하락하지만 않았다면 IRR은 20% 수준보다 크게 높아질 수도 있었다. 이월드가 주얼리사업부를 인수한 2020년 초반 이월드 주가는 최근 수준의 2배 이상인 6600원 수준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트랙레코드 2 : 해외 진출 힘쓰는 네이처앤네이처

김 부장은 이월드에 이어 화장품 수입, 제조업체 네이처앤네이처의 소수지분 투자를 담당하고 있다. 홈쇼핑 위주로 영업해 온 네이처앤네이처의 해외진출 등을 조력해 기업을 한 단계 성장시키는 것이 이번 투자의 목표다.

시몬느PE는 작년 1월 네이처앤네이처 우선주 3669주를 인수했다. 이미 발행된 우선주가 모두 보통주로 전환된다고 가정하면 시몬느PE의 지분율은 대략 5% 수준으로 추산된다. 소규모 투자지만 이강배 전무가 사외이사로 진입하는 등 시몬느PE가 향후 바이아웃을 위한 경험치를 축적하고 있다는 평가다.

김 부장 개인 입장에서는 그동안 꾸준히 스터디했던 소비재 분야에서 트랙레코드를 추가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김 부장은 향후에도 소비재 분야에서 투자 경험을 쌓아 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평가 : 모든 일을 믿고 맡길 수 있는 꼼꼼함·세심함

김 부장은 특유의 꼼꼼함 덕분에 일의 시작과 끝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이라고 주변 사람들은 평가한다. 새롭게 발을 들인 PEF 운용역 역할을 수행하는 데에도 이러한 성격은 큰 장점이 되고 있다.

심재만 시몬느PE 대표는 이런 김 부장을 삼성증권 시절부터 유심히 지켜본 뒤 시몬느PE로 합류를 제안했다. 심 대표는 “김 부장은 업무의 모든 부분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이라며 “업무처리를 워낙 꼼꼼하게 진행해 흠잡을 곳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다른 삼성증권 출신인 이강배 시몬느PE 전무는 김 부장을 ‘수열’이라는 별명으로 평소 부른다고 했다. 수학에서 수열은 일정한 규칙에 따라 늘어선 숫자를 말하는데 김 부장은 업무의 일부만 알려줘도 이후 부분을 알아서 터득하기 때문에 이런 별명을 붙였다고 설명했다.

이 전무는 “1, 3, 5, 7로 나가는 수열이 있으면 이후 올 숫자는 9, 11이 되는 게 당연한 것처럼 김 부장에게는 업무 일부만 알려줘도 이후 진행에 문제가 없다”며 “PEF 운용역으로서 구성력 등이 특히 뛰어난 인력”이라고 평가했다.

◇향후 계획 : 개인 성장보다 조직의 시장 안착에 주력

김 부장은 우선 시몬느PE를 자본시장에서 신뢰받는 하우스로 성장시키는 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시몬느PE가 첫 딜인 이월드 메자닌 투자를 성공적으로 마쳤지만 아직 신생 운용사로 가야할 길이 멀기 때문이다.

김 부장은 내년 사모대체 위탁운용사 선정에서 시몬느PE가 성과를 낸다면 자본시장에서 존재감도 매우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시몬느PE는 올해 교직원공제회의 사모대체 루키리그 위탁사 선정에서 숏리스트에 올랐지만 최종 선정되지는 못했다.

시몬느PE가 중장기적으로 바이아웃 운용사로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김 부장은 개인의 커리어도 여기에 맞춰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다. 우선 소비재 분야의 그로쓰캐피탈 부문에서 전문성을 쌓고 향후 소비재 기업 바이아웃까지 이끄는 운용역이 되겠다는 것이 그의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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