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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부발전, 상반된 회사채 입찰 결과…시장 대응력 대비 변동성 고조, ESG 부상 속 싸늘한 투심…장기물·ESG로 격파

피혜림 기자공개 2021-11-01 14:53:44

이 기사는 2021년 11월 01일 14: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동서발전과 한국남부발전이 회사채 입찰에서 상이한 성적표를 받았다. 한국동서발전은 당초 발행 예정 금액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요를 확보해 물량을 축소해야 했다. 반면 한국남부발전은 당초 계획된 수준의 발행을 성사시킨 것은 물론, 적정 수준의 금리 달성에도 성공했다. 최근 발전채 시장이 얼어붙었다는 점에서 상당한 쾌거다.

한국남부발전의 시장 대응력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한국남부발전은 장기물과 그린본드(Green bond)로 투자 매력을 끌어올렸다. 보험사의 장기물 투자 수요를 겨냥한 것은 물론, 그린본드로 반환경 이슈에서 비껴갔다. 관련 사후 보고를 수십년간 해야한다는 부담이 있긴 하지만 녹록지 않은 시장에서 나름의 대처 능력을 드러낸 모습이다.

◇동서발전 vs 남부발전, 회사채 입찰 결과 상이

한국동부발전과 한국남부발전은 각각 10월 27일과 28일 회사채 입찰에 도전했다. 두 기업은 주요 사업과 신용등급(AAA) 등이 동일하다는 점에서 채권 시장 내 위상이 비슷하다.

하지만 입찰 결과는 상이했다. 한국동부발전은 2800억원을 발행하고자 했으나 저조한 수요 탓에 조달 규모를 1300억원으로 축소해야 했다. 2년물과 3년, 5년, 20년물을 각각 400억원, 400억원, 400억원, 100억원씩 발행하는 구조다.

발행금리 측면의 부담도 상당했다. 2년물과 3년물, 5년물의 발행금리는 동일 만기 국고채 대비 각각 50bp, 49bp, 46bp 높은 수준으로 확정됐다. 통상 발전채가 25~30bp 수준의 스프레드를 기록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반면 한국남부발전은 비교적 수월하게 조달을 성사시켰다. 20년물과 30년물에 각각 700억원, 900억원의 수요가 몰렸다. 당초 계획했던 1300억원 이상의 자금을 모았으나 한국남부발전은 금리 조건 등을 고려해 트랜치별로 600억원씩, 총 1200억원을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금리 조건 역시 최근 시장 기류 등을 감안할 때 비교적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20년물과 30년물은 각각 동일 만기의 국고채 대비 20bp, 17bp 높은 수준으로 확정됐다. 최근 발전채 투심 위축 등으로 가산금리(스프레드)가 빠르게 벌어지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선방한 셈이다.

◇발전채 투심 위축, 장기물·ESG로 돌파…상반된 행보

한국동서발전과 한국남부발전의 상반된 입찰 결과는 시장 대응력에서 드러났다. 최근 국내 채권 시장에서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열풍이 거세지고 있다. 투자 기관들은 ESG에 관심을 높이는 반면, 반환경 기업 등에 대한 투자는 줄이고 있다. 석탄화력발전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는 발전사들의 조달이 쉽지 않아진 배경이다.

한국남부발전은 이번 채권을 그린본드로 찍어 이같은 분위기를 상쇄시켰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조달이 ESG 형태가 아니었다면 발행금리가 더욱 높아졌을 것으로 관측했다. ESG채권의 금리 절감 효과를 톡톡히 누린 셈이다. 반면 한국동서발전은 일반 채권 형태를 택해 반환경 기업 낙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변동성 고조 등의 리스크는 장기물로 돌파했다. 기준금리 인상 본격화 등으로 시장 금리가 출렁이자 단기물에 대한 투심 위축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반환경 기업에 대한 투심 위축과 맞물려 발전채 조달이 더욱 어려워졌다.

한국남부발전은 보험사 수요가 상당한 장기물을 택했다. 보험사의 경우 부채 듀레이션을 늘려야 하는 탓에 장기물에 한해 일정 수준의 금리 부담마저 감수하고 있다.

판단은 적중했다. 한국남부발전은 만기를 20년과 30년으로 구성해 비교적 높은 관심을 받았다. 한국동서발전 역시 일부 물량을 20년으로 발행하긴 했으나 대부분 5년 이하의 단기물이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외면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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