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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FHIC, 배보다 배꼽 큰 배당 [스팩 합병 상장사 분석]①2019년 이후 국민연금 지분 최대 8.82% 취득…스튜어드십 코드 의식

남준우 기자공개 2021-11-15 15:08:49

[편집자주]

스팩 합병을 통해 증시에 입성하는 기업이 점점 늘고 있다. 과거 스팩은 직접 상장을 추진하기 어려운 기업의 우회 상장 수단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알짜 기업들도 속속 스팩을 통한 상장에 나서면서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여전히 스팩 합병 상장사에 대한 편견이 존재한다. 최근 스팩 합병에 성공한 기업의 상장 전후를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1일 0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RFHIC는 오랜기간 투자를 진행한 FI(재무적투자자) 지분이 많았던 만큼 기업공개(IPO) 니즈가 컸다. 2013년 상장 주관사를 선정한 이후 코스닥 직상장을 노렸다. 다만 실적 악화 등의 이유로 스팩 합병으로 선회했다.

이후 5G 관련주로 시장의 관심을 받으며 국민연금의 포트폴리오에 포함됐다. 스튜어드십코드를 의식해 배당을 늘리기 시작했다. 작년에는 당기순이익보다 큰 규모의 배당을 설정하며 100% 이상의 배당성향을 기록하기도 했다.

◇NH스팩8호, 3수 끝 합병 성공

RFHIC는 지난 2017년 9월 1일을 기일로 NH스팩8호와의 합병을 통해 코스닥에 상장했다. 상장 당시 약 2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최근엔 몸값이 약 8000억원 가량으로 성장했다.

RFHIC와 합병을 추진한 NH스팩8호는 2015년 6월 코스닥에 상장한 이후 두 차례 합병을 추진한 바 있다. 2015년 12월에는 화학제품 제조사 라파스와, 2016년 10월에는 항암치료제 개발사 에이비온과 합병을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라파스는 당시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심사를 자진 철회했다. 에이비온은 거래소가 심사를 미승인했다. 이후 라파스는 2019년 성장성특례제도를 활용해 코스닥에 상장했다. 에이비온은 지난 9월 기술특례제도를 통해 코넥스에서 코스닥 이전 상장에 성공했다.

발기인이었던 노무라증권 전무 출신 김지성씨와 파레토자산운용, NH투자증권은 3수 끝에 RFHIC를 찾아냈다. 특히 NH투자증권의 역할이 컸다. RFHIC는 당초 코스닥 직상장을 위해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한 상태였다.

한때 시가총액이 4000억원대까지 예상됐다. 다만 상장을 추진하던 당시 매출이 감소세여서 고밸류 논란이 있었다. 2013년 772억원이던 매출은 2015년 597억원으로 줄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212억원에서 30억원으로 감소했다.

스팩 합병으로 선회한 이유다. 스틱인베스트먼트가 5년간 투자를 해온 만큼 상장 후 엑시트가 필요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합병 당시 RFHIC의 지분 25% 이상을 보유한 2대 주주였다.

스팩 합병으로 신주 2746만1700주를 부여받았다. 약 546억원 규모로 125억원의 평가이익이 발생했다. 상장 전까지 단 한 주도 매각하지 않았던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스팩 합병 이후 1년간 수 차례에 걸쳐 지분을 매각하면서 엑시트에 성공했다.

◇2020년 배당성향 151.5% 기록


스팩 합병 이후에는 국민연금의 레이더에 들어왔다. 5G 관련주로 입소문이 나며 국민연금이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지분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당시 국민연금은 대덕전자, 케이엠더블유, 이노와이어리스, 와이솔 등 5G·통신장비 관련주를 꾸준히 매입하고 있었다.

RFHIC는 1999년 설립된 국내 기업으로 유·무선 통신용 부품과 방송 장비용 부품을 주로 생산하고 있다. 특히 질화갈륨(GaN) 반도체를 활용한 레이더, 통신기기 제조분야에서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가진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국내 스팩 합병 상장사 가운데 국민연금이 5% 이상 주주로 올라섰던 유일한 기업이기도 하다. 국민연금은 2019년 4월 이후 작년 1월까지 5% 이상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이후 일부 지분 매각으로 지난 4월 최종 공시된 지분율은 3.76%다.

국민연금이 지분을 보유한 이후부터는 배당성향을 높이기 시작했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가운데 배당금으로 배정한 비율을 의미한다. RFHIC는 2017년 첫 배당을 실시한 이후 17%대의 배당성향을 유지했다. 국민연금이 들어온 2019년에는 23.6%로 상승했다.

작년에는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도 순이익보다 더 많은 규모의 배당금을 지불했다. RFHIC는 2020년 매출 704억원, 영업손실 29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1077억원)은 35% 감소했으며 영업이익(179억원)은 적자전환됐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201억원에서 15억원으로 급감했다. 다만 배당금은 23억원을 설정했다. 2019년 배당금(47억원)의 절반 수준이지만 배당성향은 151.5%를 기록했다. 작년말 기준 보유 현금성자산이 2000억원 이상이었던 만큼 여유는 있었다. 올해는 상반기까지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원칙)을 감안한 조치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한 자율 지침을 의미한다.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해 성장과 투명한 경영을 이끌어 내는 것이 목적이다. 국내에서는 2016년부터 시행되기 시작했다.

RFHIC는 작년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상근 감사로 재직 중이던 진대호 전 GS TIM 대표의 감사 재선임안을 상정했다. 유럽지사 직원 2명에 대해 주당 3만1600원에 총 3만5000주의 매수가 가능한 스톡옵션도 부여했다.

감사 선임은 회사 또는 지배주주와의 이해관계로부터 벗어난 독립성이 필요하다. 스튜어드십 코드 활동 시 주시하는 안건 중 하나다. 스톡옵션도 기존 주주들에 대한 차별로 인식되기도 한다. 통큰 배당 덕분에 관련 안건들은 원안대로 승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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