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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계열사 성과평가/신한금융]숨고르기 들어간 신한저축은행, 펄펄 난 제주은행④저축은행 올해 성장세 둔화…장수CEO 건재 제주은행 '실적 개선'

고설봉 기자공개 2021-12-16 08:34:37

[편집자주]

금융그룹 계열사들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최근 몇 년 사이 큰 변화를 겪었다. 위기가 컸던 시기이다 보니 수익의 양뿐만 아니라 질적 측면에서도 희비가 엇갈린 곳들이 많다. 건재함을 보여주면서도 성장률은 예전만 못한 곳이 있는 반면 성장률은 커졌지만 그 규모가 미미한 곳도 눈에 띈다. 더벨은 주요 금융그룹 계열사들의 올해 누적 실적과 성장률을 토대로 한 성과를 비교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1년 12월 15일 10: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저축은행은 지난해 처음으로 제주은행보다 더 많은 순이익을 달성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저축은행의 한계를 극복하고 1금융권 지방은행인 제주은행의 벽을 넘으며 주요 계열사로 자리매김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올해 들어 성장세가 꺾이며 계열사 순위 변동의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 반면 제주은행은 올해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하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기저효과’ 성장세 둔화된 신한저축은행…안정감 찾은 제주은행

최근 몇 년 급성장하던 신한저축은행은 올해 성장동력을 잃고 무기력한 모습이다. 올 3분기 누적 신한저축은행은 영업이익 291억원, 순이익 218억원을 각각 기록 중이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306억원 대비 4.9% 줄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203억원 대비 5.22% 감소했다.

신한저축은행은 올 3분기 누적 기준 신한금융 게열사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순이익 감소를 겪은 곳이다. 신한아이타스와 SHC매니지먼트 등도 순이익 감소세를 보였지만 이들 계열사와 신한저축은행은 그룹 내 위상과 규모, 역할 면에서 크게 다르다.

금융업 최전선에서 고객 영업활동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역할을 부여받은 신한저축은행 등과 사업시설 관리 및 지원 사업을 펼치는 신한아이타스 등에 대한 그룹 내 기대 수준은 차이가 있다.

오히려 신한저축은행과 역할과 체급이 비슷한 제주은행과 비교했을 때 신한저축은행의 순이익 감소는 뼈아픈 대목이다.

올 3분기 누적 제주은행은 영업이익 269억원, 순이익 12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201억원 대비 22.83%늘었고, 같은 기간 순이익은 158억원 대비 36.71% 성장했다. 이 추세대로면 올해 제주은행이 순이익에서 신한저축은행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저축은행은 최근 2년 2금융권 저축은행의 한계를 극복하고 1금융권 제주은행을 추월해 파란을 일으켰었다. 특히 지난해 연간 실적에서 최초로 제주은행의 순이익을 넘어서며 신한금융 내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기도 했다.

실제 2019년 231억원이던 신한저축은행 순이익은 지난해 270억원으로 크게 불었다. 반면 제주주은행은 2019년 279억원이던 순이익이 지난해 175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두 계열사 모두 장수 CEO가 경영하던 곳이라 신한금융 안팎의 관심이 쏠렸다. 김영표 전 신한저축은행 사장은 2015년 1월 최초 선임된 뒤 4연임해 지난해까지 조직을 이끌었다. 김 전 사장은 신한금융에서 비주력으로 평가받던 신한저축은행의 위상을 크게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올해 신한저축은행 CEO가 이희수 사장으로 교체되면서 외형성장에 더욱 주력하는 모습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일부 충당금 이슈가 겹치며 3분기 누적 성장세가 다소 둔화됐다. 그러나 4분기 추가 충당금 이슈가 적어 순이익 상승세가 예상된다.

반면 제주은행은 저성장의 벽을 뚫고 올해 부활했다. 그룹 내 대표 장수 CEO인 서현주 제주은행장의 위상도 재고될 것으로 보인다. 서 은행장은 2018년 3월 임기를 시작한 뒤 2연임해 현재까지 임기를 수행하고 있다. 올해 실적 개선에 성공하며 3연임에 한발 다가섰다는 평가다.


◇신한저축은행 vs 제주은행, 리스크에서 엇갈려

올해 신한저축은행과 제주은행의 실적이 엇갈린 결정적인 이유는 리스크 관리다. 두 계열사 모두 1금융권과 2금융권이란 차이를 제거하면 영업방식이 비슷하다. 예수금을 확보해 대출자산을 늘려 이자수익을 얻는 구조다. 이러한 이자수익이 전체 영업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자수익의 크기도 두 계열사가 엇비슷하다. 올 3분기 누적 신한저축은행이 1102억원, 제주은행이 1329억원의 이자수익을 각각 기록했다.

이자수익률 면에서는 신한저축은행이 더 우위에 있다. 통상 저축은행의 금리는 1금융권 은행에 비해 높다. 이에 따라 신한저축은행의 수익성이 제주은행의 수익성 보다 월등히 높을 수 밖에 없다.

실제 이자수익률을 간접적으로 볼 수 있는 이자비용율에은 올 3분기 누적 기준 신한저축은행은 22.78%, 제주은행은 30.32%를 각각 기록했다. 100원짜리 상품을 파는데 신한저축은행은 22.78원의 원가를 투입했고, 제주은행은 30.32원을 투입했다는 뜻이다.

두 계열사의 차이가 벌어진 지점은 이자수익을 얻고난 이후다. 대출자산 관리에서 신한저축은행은 리스크 관리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이자수익 대비 대손상각비 지출률이 올 3분기 누적 25.14%로 높아졌다. 이 비율은 2019년 17.42%, 지난해 17.52%를 기록했었다.

반면 제주은행은 이자수익 대비 대손상각비 지출률이 올 3분기 누적 4.82%에 그쳤다. 2019년 6.37%, 지난해 7.01% 대비 큰 폭의 개선을 이뤘다. 영업활동을 통한 자산 증식에 이어 리스크 관리에도 성공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대손상각비는 회수가 불확실한 대출채권 등에 대해 산출한 대손충당금 등을 상각처리한 것을 말한다. 대출자산 가운데 차주의 상환이 불확실하거나,불가능한 자산에 대해 적립한 대손충당금을 손실처리했다는 뜻이다. 대손상각비는 주로 외형성장 과정에서 초기 필연적으로 증가하지만 차츰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그만큼 올해 신한저축은행은 대출자산 성장 등으로 인해 일부 적립해야할 대손충당금이 많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일부 순이익이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

반대로 제주은행은 대출자산에서 리스크를 걷어내면서 이자수익에서 순이익으로 전환되는 규모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대출 단계에서부터 차주 신용 분석 및 상환 능력 등을 고려해 리스크를 줄이고, 대출 이후에도 자산 관리에서 성과를 낸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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