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중앙회장 후보군 분석]연임 노리는 박차훈 회장, ‘자산 200조 시대’ 연 명장재임기간 최대 실적 갱신, 수익성도 껑충…‘사법·신상 리스크’ 돌파가 관건
고설봉 기자공개 2021-12-20 10:01:11
이 기사는 2021년 12월 20일 08: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차기 새마을금고중앙회장 선출 절차가 시작된 가운데 박차훈 현 새마을금고중앙회장(사진)이 연임을 노리고 있다. 35년간 새마을금고에 몸담은 전문가란 점과 탁월한 경영성과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박 회장의 최대 성과는 자산 성장과 실적 개선이다. 그는 새마을금고 전체 자산 200조원 시대를 연 인물이다. 2020년 7월 새마을금고는 창립 57년 만에 자산총액 200조원 시대를 열었다. 올 10월 기준으론 234조원까지 늘어났다.
박 회장 취임 전인 2017년 말 기준 새마을금고 자산은 150조원이었다. 이 점을 고려하면 2018년 4월 회장에 취임한 뒤 3년 6개월 만에 자산 규모를 84조원 이상 늘렸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탄탄한 실적을 내고 있다. 박 회장이 취임한 이후 새마을금고는 대체투자 비중을 늘리며 이익 개선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더불어 확대된 자산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며 수익성을 높였다.
그 결과 2016년 이후 내리막길을 걷던 새마을금고중앙회 순이익은 2020년 다시 3000억원을 돌파했고 순이익률 등 수익성도 개선됐다.
실제 중앙회 순이익은 2016년 3116억원을 기록했다. 사업수익 대비 순이익률은 6.57%로 높았다. 하지만 2017년 순이익은 2443억원으로 줄었고, 순이익률은 5%로 하락했다. 2018년엔 상황이 더 나빠졌다.
2019년부터 서서히 실적 개선세가 시작됐다. 지난해에는 순이익 3232억원, 순이익률 6.41%를 기록하며 2016년 수준을 회복했다.
박 회장의 성공 스토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최근 중앙회가 기록한 자산 성장과 실적 개선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과거 박 회장이 동울산새마을금고 이사장으로서 보여준 경영 능력에 대한 중앙회 안팎의 신뢰는 탄탄하다.
박 회장은 1997년부터 20여년간 동울산새마을금고 이사장을 지냈다. 동울산새마을금고 이사장에 취임한 박 회장은 당시 자산총액 146억원 규모 소형 금고를 2017년 말 자산총액 4661억원의 대형 금고로 탈바꿈시켰다. 현재도 동울산새마을금고는 자산 및 실적 기준 전국 금고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이후 박 회장은 새마을금고연합회 울산경남지부 12·13·14대 회장을 역임하며 지역에서 탄탄한 입지를 굳혔다. 이후 중앙회로 발돋움하며 활동 무대를 전국으로 넓혔다.
박 회장은 2010년부터 3년간 새마을금고중앙회 이사로 일했다. 비슷한 시기 전국 지역 금고 최초 사회복지법인인 ‘동울산새마을금고 느티나무복지재단’을 설립해 초대 대표를 맡았다. 중앙회 활동으로 전국적인 인지도를 쌓음과 동시에 지역 기반도 확실히 다졌다.
그렇게 꾸준히 중앙과 지역을 오가며 탄탄한 입지를 굳힌 박 회장은 2018년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 17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지역기반인 울산 등 경남권 이사장들의 지지와 중앙회 이사를 수생하며 다진 전국적 조직망을 통해 당선될 수 있었다.
2017년 선거에서 박 회장이 전국 대의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원동력도 바로 이러한 탄탄한 실적 기반의 성공 스토리였다. 그는 자산 성장과 실적 개선이란 측면에서 ‘금고업계의 신화’로 평가 받는다.
이러한 탁월한 업무성과를 동력으로 박 회장은 올해 회장 연임을 노린다. 울산을 중심으로 한 동남권 지역 금고 이사장들의 탄탄한 지지와 지난 4년 회장으로서 이룩한 성과를 바탕으로 결선투표 없이 연임을 거머쥔다는 전략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박 회장의 별명은 ‘불도저’인데 ‘내가 가는 길이 길이라고 여기고 한 번 일을 추진하면 끝까지 성사시켜야 한다’는 것이 일종의 좌우명”이라며 “최근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성장하고 있는데 지금 시점에 굳이 선장을 바꿔야 하냐는 여론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박 회장에 대한 여론이 무조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특히 사법 리스크와 신상 관련 리스크로 홍역을 앓고 있어 이탈표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4년 전부터 이어져오는 불법 선거 논란과 재임 시절 중앙회 내 각종 비리 이슈 등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하는 것이 연임을 결정짓는 결정적 한수가 될 전망이다.
박 회장 연임에 가장 큰 걸림돌은 2018년 회장 선거 당시 법 위반 논란이다. 박 회장은 올해 해당 사건에 대해 유죄를 선고받았다. 당선 무효 이하의 형을 받아 회장직은 유지하고 있지만 유죄 판결 이후 검찰의 항소로 2심 재판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당선되더라도 향후 지배구조 리스크로 번질 우려가 있다.
더불어 박 회장 재임시절 본인은 물론, 가족과 주변인들의 외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일어났다. 특히 새마을금고중앙회의 자금으로 투자하거나 설립한 골프장 등에서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시설을 이용하는 등 행위가 지속되며 안팎의 비판이 커진 상황이다.
앞선 관계자는 “새마을금고 자체가 금융당국의 통제를 받지 않는 조직인 만큼 회장이나 임원들의 비리 및 외유 논란은 계속 있어 왔다”며 “박 회장 연임의 유일한 걸림돌도 결국 이러한 외유 논란인데 실적 개선 등의 이슈로 정면돌파가 될지 여부가 연임의 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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