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국민연금 반대 뚫고 사외이사 스톡옵션 강행 사임 전에 행사·매도가능, 경영감시 약화 우려…주총서 연달아 각세워
원충희 기자공개 2022-01-10 14:54:26
이 기사는 2022년 01월 07일 07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브가 국민연금의 반대를 무릅쓰고 사외이사에게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부여하는 안을 임시주주총회에서 통과시켰다. 지난해 빅히트뮤직 물적분할에 이어 국민연금과 연거푸 각을 세우는 모습이다.국민연금은 지난달 15일 열린 하이브 임시주총에 상정된 3개 의안 중 2건에 대해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다. 사외이사 스톡옵션 부여 안과 정관변경을 통해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한도를 늘리는 안이다.
통상 임직원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것은 흔하지만 사외이사에게도 주는 경우는 국내 기업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사외이사 제도의 취지는 대주주의 전횡을 막고 경영감시를 통해 기업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외이사 보수는 일반적으로 정액제다. 맡고 있는 보직과 참석하는 이사회 및 소위원회 횟수별로 액수를 정해놓고 거기에 맞춰 지급한다. 경영진처럼 회사 실적 및 주가에 연동되는 보수체계를 갖고 있으면 견제·감시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들 상당수에는 회사가 내건 목표를 달성하면 사외이사에게도 무상으로 주식을 지급하는 '스톡어워즈(Stock Awards)' 제도가 있다. 다만 이는 퇴직 후 일정시점이 지난 후 팔 수 있는 조건이 붙는다.
국민연금이 안건을 반대한 이유도 사외이사들에게 보상의 일부를 스톡옵션으로 지급할 경우 퇴직 전에 매도 또는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스톡옵션은 행사치 않고 사임할 경우 소멸되는 탓에 보통 재직기간 중에 행사·매도한다. 이러면 경영진과 이해관계가 비슷해져 서로 밀착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기업경영에 중요한 책임을 지는 이사회 멤버가 주식을 팔면 시장이 고운 눈초리로 보지 않는다. 최근 카카오페이 경영진이 스톡옵션 행사로 얻은 주식을 대거 처분하면서 주가하락세에 이어 젊은 직원들, 소액주주의 반감이 커진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또 다른 안건은 CB와 BW 발행한도를 각각 5000억원에서 2조5000억원으로 상향하는 안이다. 조 단위 규모의 메자닌을 찍어낼 수 있다. 발행분이 주식으로 전환되면 기존 주주의 권리가 희석되는 만큼 연기금이 찬성하기 어려운 의안이다.
그럼에도 안건은 무리 없이 통과됐다. 작년 9월 말 기준 국민연금 지분은 6.8%, 그 해 10월에 7.5%로 상향됐으나 사측의 안건을 막기 역부족이다. 하이브는 대주주 방시혁 의장과 특수관계자가 35.2%, 친척관계인 방준혁 의장의 넷마블이 19.3%, 우리사주조합이 2.6%를 갖고 있다.
하이브가 국민연금이 반대한 주총안건을 강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작년 5월에 열린 임시주총에서도 반대를 뚫고 빅히트뮤직 물적분할 안건을 통과시켰다. 빅히트뮤직은 BTS 등의 앨범사업을 담당하는 레이블 사업부문을 떼어내 만든 자회사로 하이브의 작년 말 매출 7693억원의 40%(3206억원)를 창출한 핵심 사업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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