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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다이내믹스 활용법]정의선 회장, 확보한 실탄은 6000억...IPO가 필요한 이유③지배구조 개편 자금 '6조' 추산, 지분 매각으로는 한계...실적 성장 '관건'

김서영 기자공개 2022-01-17 09:25:26

[편집자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CES 2022'에서 로보틱스를 강조하며 지난해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집중 조명받고 있다. 정 회장이 사재로 일부 지분을 매입한 미국 로봇기업이다. 시장에서는 로보틱스를 단순한 신사업으로 보지 않는 시각이 존재한다. 당면 과제인 지배구조 개편의 '마지막 퍼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3일 14:2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 번의 실패는 없다.'

지배구조 개편을 대하는 현대자동차그룹의 태도에는 항상 신중함이 묻어난다. 2018년 한 차례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멈춰 섰던 탓이다. 그로부터 3년이란 시간이 흐르며 재계 분위기도 많이 바뀌었다. 그 때문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우회로가 아닌 '정공법'을 택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성패를 가르는 것은 정 회장이 보유한 현금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 기업공개(IPO)가 반드시 선행돼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 회장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을 매각해 현금으로 손에 쥔다고 해도 6조원을 확보하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가치를 높여 정 회장이 대규모 자금을 확보하는 게 현시점에서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란 분석이다.

◇지분 매각으론 '3.4조'뿐...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20%에 '눈길'

최근 정 회장은 현금 확보 작업에 스타트를 끊었다. 현대글로비스 지분 3.29%(123만2299주)를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칼라일그룹에 2009억원에 매각했다. 대기업 오너일가의 사익편취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감시망을 피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지만,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에 다시 주목하고 있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뒤이어 현대엔지니어링 IPO도 예정돼 있다. 정 회장이 보유한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은 11.37%(890만3270주)다. 이 가운데 534만주 가량을 처분해 4000억원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앞서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매각해 현금화한 2009억원과 합하면 약 6000억원을 손에 쥔 셈이다.

업계에서는 계열사들이 들고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정 회장이 사들이는 '정공법'을 택할 경우 약 6조원이 들 것으로 예상한다. 기아(17.33%)와 현대제철(5.81%), 현대글로비스(0.69%)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을 사들이는 방안이다. 여기에 부친인 정몽구 명예회장 보유 지분 7.15%를 상속받으면 정 회장이 확보하는 지분은 31.3%가 될 전망이다.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는 안정적인 경영권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현대글로비스와 현대엔지니어링을 통해 확보한 6000억원은 필요한 자금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정 회장이 나머지 90%만큼 현금을 창출해야 최대주주 자리를 확보하며 현대차그룹 지배력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현금화 가능한 건 정 회장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이다. 정 회장은 △현대차 2.62%(약 1조원) △기아 1.74%(약 5000억원) 등 지분을 갖고 있다. 이를 전부 매각한다는 가정 하에 2조원 안팎의 현금을 확보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서 시장은 정 회장이 개인 지분을 들고 있는 한 곳, 보스턴다이내믹스에 시선을 돌린다. 앞서 2020년 12월 현대차그룹은 현대차(30%), 현대모비스(20%), 현대글로비스(10%) 등 주력 계열사 세 곳을 동원해 미국 로봇업체인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했다. 정 회장도 사재를 투자해 지분 20%(2390억원)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폭풍 성장' 위한 자금 뒷받침할까...'적자 탈출' 시급

결국 현대차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보스턴다이내믹스 어깨가 무거워졌다. 언제까지 미래 성장 가능성에만 기댈 순 없는 노릇이다. IPO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투자자들에게 자신의 시장가치를 실적으로 증명해야 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현대차가 2022 CES에서 로보틱스를 화두로 던진 이유이기도 하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아직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누적 매출 455억원, 순손익 -1204억원을 기록했다. 적자를 내는 이유는 간단하다. 전 세계 로봇시장이 이제 막 태동해 규모를 키워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보스턴다이내믹스도 매출을 끌어올릴 상용화 모델이 아직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 IPO 시점이 4년 후를 가리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보스턴다이내믹스에서 성과를 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또한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하면서 4년 안에 상장해 소프트뱅크그룹이 엑시트할 수 있는 풋옵션 조항을 넣기도 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추가적인 자금 지원에 나설 것으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규모로 적자가 지속된다면 2년 이내에 투자금이 바닥이 날 수도 있다"며 "현대차그룹에서 유상증자와 같은 형식으로 자금을 투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4년 후 현대차그룹의 바람대로 보스턴다이내믹스가 '폭풍 성장'을 이뤄 IPO에서 큰 성공을 거둔다면 정 회장은 지배구조 개편 자금을 단숨에 확보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정 회장은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지 않아도 된다. 지금 확보해둔 6000억원은 부친 정 명예회장의 재산을 물려받는 데 소요되는 세금을 충당해 지배력을 예상보다 더 키울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보스턴다이내믹스 상장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인 뒤 투자금을 회수하면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자금 마련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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