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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차기 리더는]박성호 하나은행장 ‘최초·최연소’ 타이틀 이을 적자하나금융 성장마다 요직 발탁…영업점·본점·해외 누비며 활약

고설봉 기자공개 2022-02-04 08:24:07

이 기사는 2022년 02월 03일 15: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성호 하나은행장은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과 은행 내 행적이 가장 비슷한 인물이다. 하나금융그룹 모태인 옛 한국투자금융에 입사해 성장 과정 전반에서 밑거름 역할을 했다. 성장하는 조직에 올라탄 그의 앞엔 항상 ‘최연소·최초’ 타이틀이 붙었다. 박 행장은 하나금융과 함께 성장한 적자다.

엄격히 말하자면 박 행장은 정통뱅커는 아니다. 그러나 영업점과 본점, 해외 등 은행 조직 전반을 누비며 활약했다. 다방면에서 성과를 입증하며 탄탄한 성장스토리를 보여준 그 자체가 박 행장의 최대 무기다.

1964년생인 박 행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옛 한국투자금융 영업부에 입사했다. 그가 입사한지 4년여가 흐른 1991년 한국투자금융은 은행업 인가를 받아 하나은행으로 재탄생했다. 자연스럽게 은행원이 된 그는 순환근무를 통해 다양한 은행 업무를 섭렵하면서 뱅커로 성장했다.

박 행장의 경력은 하나은행의 성장과 궤를 같이 한다. 조직의 성장을 견인한 인수합병(M&A) 과정과 박 행장의 성장 스토리는 겹치는 부분이 많다. 그는 탄탄한 실력을 기반으로 늘 요직에 발탁됐다. 최초이거나 최연소 타이틀을 따내며 하나은행 내에서 탄탄한 입지를 굳혔다.

1998년 충청은행 인수 때 박 행장은 하나은행 경영관리팀 팀장으로 발탁됐다. 당시 두 조직이 합쳐지며 경영효율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던 때였다. 30대 초반이란 어린 나이에 팀장에 오르며 주변의 우려도 컸지만 탁월한 업무 능력을 바탕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보람은행 인수 직후인 2000년 박 행장은 하나은행 광화문지점 지점장으로 선임됐다. 상당히 이례적이고 파격적인 인사였다. 당시 하나은행은 인지도가 낮고 지점수도 적었다. 그만큼 조직 내에서 지점장으로 나가기 위한 경쟁은 타행보다 치열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지점장으로 발탁된 그는 곧바로 실력을 발휘했다. 부임 1년 만에 전체 영업점 중 영업이익증가율 1위를 달성했다. 이어 2004년 싱가포르 지점장 시절에는 현지 거래상과 직접 만나 원유 관련 수입신용장 거래를 국내 은행 최초로 성사시켰다. 그가 왜 조기에 승진하고 요직에 발탁됐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지주사 출범 뒤부터 박 행장은 본격적으로 중역으로 성장했다. 하나은행은 2005년 옛 대한투자증권을 인수한 뒤 그해 12월 하나금융지주를 출범했다. 박 행장은 당시 하나은행 인력개발실 실장으로 발탁됐다.

당시 하나은행은 숱한 M&A로 조직이 커지고 인력도 많아지면서 효율적인 조직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더불어 지주사 출범으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한동안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인력개발 실장에 선임된 박 행장은 4년 동안 자리를 지키며 M&A 이후 꼭 필요했던 조직 재정비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2011년부터 그는 본격적으로 경영진이 되기 위한 시험대에 올랐다. 하나은행 인도네시아법인(인도네시아 HANA은행) 부행장으로 발탁되면서다. 그는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최고정보책임자(CIO)를 동시에 수행하며 하나은행의 인도네시아 사업의 초석을 다졌다.

이후 2012년 본점으로 돌아와 경영관리본부 본부장을 역임했다. 당시 하나은행은 옛 외환은행 인수를 목전에 둔 상황이었다. 박 행장은 M&A 이후 통합 과정을 매끄럽게 이어갔다. 경영관리부문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며 조직 안정화에 기여했다.

2015년 그는 최고위 경영진으로 성장할 발판을 마련한다. 김정태 회장은 하나·외환은행 통합추진단장으로 박 행장을 임명했다. 이미 그 때부터 김 회장은 박 행장을 차세대 CEO로 키우기 위한 시험을 시작했던 셈이다.

2014년 외환은행 노조는 하나금융이 인수 이후 5년간 IT통합을 추진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어겼다고 반발했다. 당시 일부 임원들이 뒤로 물러서면서 박 행장이 해결사로 나섰다. 옛 외환은행 노조가 신청한 하나·외환은행 조기합병 금지 가처분신청에 대한 법원의 기각결정을 이끌어냈다. 하나은행과 옛 외환은행 합병 과정에서 논란이 됐던 전산(IT)통합은 일사천리로 마무리됐다.

이후 박 행방은 하나금융티아이 CEO로 발탁돼 IT통합 후속 과정을 진두지휘했다. 이어 2018년 하나은행 개인영업그룹장으로 복귀했다. 2019년엔 인도네시아법인장으로 발탁돼 인도네시아 HANA은행의 현지화 및 디지털금융 전환 임무를 수행했다. 이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부행장으로 승진, 2020년 하나은행 자산관리그룹장(부행장)으로 복귀했다.

그는 지난해 최연소 타이틀을 다시 거머 쥐었다. 쟁쟁한 후보자들을 제치고 단숨에 은행장으로 깜짝 발탁됐다. 하나금융 안팎에선 ‘될 만한 사람이 됐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외부에 이름을 알리기보단 묵묵히 실무에 집중하고 현장에서 실력으로 승부를 보는 그의 방식이 통했다.

지난해 은행장에 오르는 과정에서 박 행장은 하나금융 회장 후보로 급부상했다. 지난해 2월에도 하나금융 회장 최종 후보군(숏리스트)에 깜짝 등장하며 이름을 알렸다. 하나금융 차기 회장에 오르기 위한 과정으로 하나은행장에 선임됐다는 평가도 있다.

하나금융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박 행장은 이미 오래전부터 김 회장의 낙점을 받았다”라며 “그룹 내에서 치밀한 전략과 꼼꼼한 일 처리가 필요한 중대한 사안들에 있어 김 회장이 최우선으로 일을 맡기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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