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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스토리 장착 LIG넥스원, 밸류 재평가될까 천궁Ⅱ로 6년 전 IPO서 밝힌 숙원 달성…당시 PER 28배, 현재 11배

이경주 기자공개 2022-02-08 08:17:04

이 기사는 2022년 02월 07일 07: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IG넥스원은 6년 전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상당히 높은 몸값으로 평가받았다. 공모가 기준 기업가치(밸류)가 1조6000억원이었는데 주가수익비율(PER)이 28배 수준이었다. 해외사업 확대로 인한 성장 기대감을 반영한 결과였다.

하지만 기대했던 해외사업은 6년간 제자리걸음을 했고 시장은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2020년 이후 코로나19 펜데믹과 맞물려 PER은 10배 내외로 추락했다.

최근 LIG넥스원이 공개한 '천궁Ⅱ' 계약은 6년 만에 완성한 숙원이다. 계약액이 2조6000억원에 이른다. 국내 방산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 해외수주다. 글로벌 기업이란 평판을 당당히 얻을 수 있게 됐다. PER 역시 천궁Ⅱ 매출이 반영될 때마다 재평가될 것이란 관측이다.

◇IPO서 ‘현궁’ 수출 기대감 피력

LIG넥스원은 2015년 10월 2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공모액이 5244억원에 달했던 대어였다. 공모가(7만6000원) 기준 밸류는 1조6720억원이었다. PER이 상당히 높았지만 기관들은 몸값을 인정했다. 앞서 진행한 기관수요예측에서 경쟁률 121.11대 1을 기록해 공모가가 희망밴드(6만6000~7만6000원) 상단으로 확정됐다.

PER은 2014년 연간 순이익(686억원) 기준 24.4배였고, 2015년 상반기 순이익을 연환산한 수치(505억원) 기준으론 33.07배였다. 두 기준 PER 평균치는 28.71배다. 유망한 바이오나 IT기업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야심차게 추진했던 해외사업과 이로 인한 성장기대감을 몸값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당시 대표이사였던 이효구 전 부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지정학적 위치로 우리나라 방위산업은 해외에서 각광받는 매력적인 사업"이라며 "상장을 계기로 해외 확대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국내 방산업체들에게 해외수주는 전통적으로 쉽지 않았다. 특유의 진입장벽 탓이었다. 기밀과 직결된 사안이기 때문에 글로벌 각국은 통상 자국 방산업체들을 선호했다. 대체 불가능한 기술력이 있는 소수 기업들만 해외시장을 선점했다.

반대로 해외수주에 성공하면 그만큼 높게 평가받을 수 있었다. 진입장벽을 넘은 것으로 추가 수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방산산업은 정부 예산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다. 해외수주는 이 같은 단점을 상쇄할 수 있다.

이에 LIG넥스원은 IPO 당시 매력요인으로 해외사업 확대를 꼽았다.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국방비가 급격히 증가하는 9개 신흥시장(국방비 2000억 달러 추산)을 공략대상으로 삼았다. 아시아(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남미(콜롬비아, 브라질, 페루), 중동(사우디, UAE) 등이다.

특히 중동 국가를 대상으로 한 대전차 유도무기 현궁 수출 전망이 밝다는 점을 강조했다. 당시 1조 원대 계약을 협상하고 있는 중이었다. 더불어 수출 이후 성능개량, MRO(유지·보수·정비) 등의 후속매출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같은 맥락에서 IPO 피어그룹에 해외기업들도 대거 포함시켰다. 미국 록히드마틴, 영국 BAE시스템, 프랑스 탈레스 등 6개사를 넣었다. 국내사(한국항공우주산업, 한화테크윈)보다 많았다.


◇6년 만에 이룬 글로벌 스토리…PER 재평가 기반

하지만 기대와 달리 해외사업은 오랜 기간 제자리걸음을 했고 전체 매출 역시 정체됐었다. 매출은 2015년 1조9037억원에서 매년 줄어 2019년엔 1조4527억원이 됐다. 2020년엔 1조6003억원으로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2015년(1조9037억원)보단 낮은 상태가 지속됐다. 매출 대비 수출액 비중이 2015년 6.4%(1210억원)에서 2020년 1605억원(10%)으로 소폭 늘어나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이는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상장 이후인 2016년 초 13만원대로까지 올랐지만 이후 수년간 하락만 지속해 펜데믹이 발발한 2020년 3월엔 1만5000원대로까지 낮아졌다. PER은 2020년 말 11.6배로까지 하락했다.

천궁Ⅱ는 이 같은 흐름을 반전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LIG넥스원은 올 1월 17일 공시를 통해 아랍에미리트(UAE)와 2조5973억원 규모 ‘M-SAM(천궁II) 수출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매출 인식 시점 등 세부적인 계약 조건은 보안상을 이유로 기재하지 않았다.

LIG넥스원 주가(사진:네이버금융)

일반적 해외수주를 넘어 단일 건으로 국내 방위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였다. 2020년 연간매출(1조6003억원) 규모를 훌쩍 뛰어넘는다. 해외매출 비중이 의미 있게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대형 트렉레코드를 확보한 것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 대한 추가 수주를 노릴 기반까지 닦은 것이 됐다.

IPO 당시 밝혔던 글로벌 스토리를 6년만에 달성한 셈이다. 덕분에 증권가에선 천궁Ⅱ사업이 매출에 반영되기 시작하면 PER도 재평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PER은 이달 4일 기준 시가총액(1조3046억원)과 지난해 3분기까지 순이익 연환산치(1107억원)를 토대로 계산하면 11.7배다.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특히 순이익은 상장 당시보다 개선됐다. 2015년 연간 순이익이 830억원이었는데 지난해는 3분기누적으로만 830억원을 달성했다. 펀더멘털은 좋아졌는데 PER은 여전히 저평가된 상태다. 여기에 글로벌 스토리는 완성했다.

이동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2015년 해외수주를 기반으로 상장했고 2016년 평균 PER은 27배였다”며 “현재는 당시보다 경쟁력(수출 본격화)은 높아진 반면 밸류(PER)는 낮아졌기 때문에 방산주 최고선호주(톱픽)로 추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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