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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된 미래 '수소경제' 불구 두산퓨얼셀 주가 '안갯속' 최근 2년간 PER 4배 상승 '기대 선반영'···대내외 요인으로 불확실성 커져

양도웅 기자공개 2022-02-14 07:45:31

이 기사는 2022년 02월 09일 16: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불이 붙었던 주식 시장에서 두산퓨얼셀만큼 주목받은 기업은 많지 않다. 팬데믹으로 빨라진 투자 시계로 수소경제에 대한 대규모 투자 계획이 세워지면서 관련 기업의 중요성이 커진 탓이다. 회사는 수소경제 동력인 발전용 연료전지 사업을 영위한다.

하지만 '장밋빛 미래'가 빠르게 주가에 반영된 탓일까. 올해만 떼어보면 주가 추이는 확연한 우하향이다. 1년으로 넓혀도 지지부진하다. 지난해 예상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기록한 점도 이러한 분석에 힘을 싣는다. 수소경제를 이끄는 주체가 정부인 상황에서 올해 3월 대선 결과도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시기의 문제일 뿐 예정된 미래 중 하나인 '수소경제'로 성장은 보장됐지만 현재 주가는 그야말로 '안개 속'이다.

(출처=한국거래소)

◇ 팬데믹 이후 호재로 가득···주가 4배 급등, 상승률 상위 12위

두산퓨얼셀은 2019년 10월 ㈜두산에서 인적분할해 신설됐다. 9일 종가 3만7700원 기준으로 회사 주가는 2020년 1월2일과 비교해 4.3배(2만8900원) 올랐다. 이 기간 810여개 기업으로 구성된 코스피 전 종목에서 두산퓨얼셀 주가는 열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간 회사 안팎에서 많은 이벤트가 벌어졌지만 대부분 주가에 호재였다. 무엇보다 2020년 초 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 불황을 우려한 주요 국가들이 수소경제 등 미래 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시장에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주가가 상승했다. 두산퓨얼셀은 국내 1위 연료전지 기자재 공급 업체다.

이 기간 두산그룹의 두산건설 매각을 포함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 작업도 주가 상승의 원동력이었다. 2020년 중반 그룹이 현금 마련을 위해 두산퓨얼셀을 매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회사 주가는 급등했다. 몇 달 뒤 두산퓨얼셀 매각은 없다는 입장이 나오자 주가는 또 급등했다.

상반된 결정이지만 시장은 모두 두산퓨얼셀 성장에 대한 모 그룹의 기대감이 반영된 쪽으로 해석했다. 매각 검토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땐 많은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우량 계열사를 판다는 방향이었고, 매각을 접었다는 반대 이야기가 나올 땐 미래 성장을 위해 팔 수 없다는 방향이었다. 두산퓨얼셀이 우량하다는 점은 동일했다.

설득력이 없지 않았다. 2020년 중반부터 우리 정부는 수소경제를 한 축으로 한 경기 부양책인 '한국판 뉴딜'을 꺼내 들며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기 시작했다. 역사적으로 에너지와 인프라 분야에 있는 기업의 성장 폭은 국가 정책과 얼마나 부합하느냐에 달려 있다. 한국판 뉴딜의 수혜 기업 중 하나는 두산퓨얼셀임이 분명하다는 평가였다.

(출처=한국거래소)

◇ 최근 주가는 우하향···수소경제 전환 속도, 예상만큼 '빠르지 않다'는 평가

하지만 최근 두산퓨얼셀 주가는 주춤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주요 국가들이 돈줄을 조이면서 주식 시장의 불이 약해진 건 공통된 특징이지만, 수소경제 시대로의 전환이 '합의'가 된 상황에서 최근 한 달간 21.5%(1만1950원) 가까이 떨어진 점은 주가 향방을 예의주시하게 만든다.

업계에선 성장 기대감이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고 해석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두산퓨얼셀 PER는 최근 2년간 43.9배에서 185.7배(9일 종가 기준)로 4배 이상 확대됐다. 코스피 전 종목 평균 PER은 13배 안팎을 오르내린다. 제조업 종목만 따로 떼어놓고 봐도 16배 안팎이다. 고평가됐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8일 회사가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실적도 컨센서스를 하회하며 이러한 평가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131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7%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90억원으로 60% 증가했지만,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시장에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모두 뒷걸음질쳤다.

회사 관계자는 "수소법 개정이 지연되면서 지난해 공공기관 발주 물량이 기대에 못 미친 측면이 있다"며 실적 감소 배경을 설명했다. 수소법은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인센티브 확대가 골자이다.

물론 성장 전망까지 어두워진 건 아니다.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와 한국판 뉴딜 정책으로 연료전지 시장 확대는 기정사실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지난해 4분기 막판에 수주가 몰리기도 했다. 회사는 올해 연료전지 발주 시장이 60%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주 확대도 기대하고 있다.

(출처=두산퓨얼셀)

반면 시장은 수소경제 전환 속도가 예상만큼 빠르지 않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친환경에너지 활용이 메가트렌드가 됐지만 과연 수소가 이 흐름의 중심으로 빠르게 자리 잡을지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히 팽배하다. 오는 3월 대선 결과에 따라 수소 경제 활성화 정책에 다소 변화가 생길 수 있는 점도 주가에 좋지 못한 신호다.

시장 관계자는 "수소는 천연가스와 원자력 대비 원가경쟁력이 낮아 수소발전의 빠른 확산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수소전기차의 확산세도 예상만큼 강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회사 다른 관계자는 "올해 새로운 사업 중 하나인 트라이젠(Tri-gen)과 선박용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사업에서 성과가 가시화될 것"이라며 "올해 수주 전망은 지난해보다 괜찮다"고 전했다. 트라이젠은 LPG 등 가스를 원료로 전기와 열, 수소를 모두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단 그룹 구조조정 작업이 이제 막 일단락됐고, 연료전지 사업에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상황에서 당장 주가 관련 정책을 펼치기엔 다소 무리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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