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안준홍 LG 전자수장의 혜안, LG이노텍 '기판' 빛본다 [LG 테크3사 밸류 점검]②'전자3인방' 사령탑 교체, 고부가가치 사업 발굴 특명…조단위 투자지원 전망

손현지 기자공개 2022-02-16 14:02:24

[편집자주]

최근 유가증권시장에서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LG그룹의 전자계열사 3사가 주목받고 있다. 자율주행, OLED, 메타버스 등 미래 신성장동력 확장 수혜주로 엮이며 주가 상승폭을 키웠다. 더벨은 LG '전자 3인방'의 밸류 판단에 크게 영향을 미쳤던 각사 미래신사업 추진 성과와 향후 방향성, 그룹 내 입지 변화 등을 진단해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2월 14일 07: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LG그룹의 '전자'사업 방향성은 어디로 향해 있을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나 전장 등 그간 그룹차원에서 진행해오던 굵직한 사업외에도 주목을 받는 사업이 있다. 바로 LG이노텍의 '기판소재' 사업이다. 사업규모는 작지만 투자대비 수익이 좋은, 그야말로 효율성이 좋은 '알짜' 사업군으로 꼽힌다.

이 관측에 힘이 실리는 건 LG그룹 전자계열사 새 사령탑에 오른 안준홍 (주)LG 전자팀장(전무)의 이력 때문이다. 안 전무는 과거 LG이노텍 기판소재, 카메라모듈 사업 전반 밑그림을 그렸던 인물로 꼽힌다. 부품 사업 장단점을 잘 파악하고 있는 만큼 경영의 연속성을 위해 LG이노텍에 적극적인 투자지원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사령탑' 안준홍, LG이노텍 투자 '키맨' 등극

순수 지주회사인 ㈜LG는 다른 그룹 지주사와 다르게 사업군을 전자팀과 화학팀, 통신·서비스팀(LG유플러스) 등 세 부류로 나눠 조직을 구성하고 있다. 각 팀은 팀에 속한 계열사들의 현안을 파악하고 주요 경영 판단을 내릴 때 지주사와의 소통을 위한 '가교'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LG의 '전자팀' 회사에 속한 계열사는 LG전자·LG디스플레이·LG이노텍이다. 전자팀장은 지주사 차원에서 세개 계열사의 사업 전반을 관리·감독하는 역할이다. 정현옥·정연채 전 부사장이 거쳐간 자리다. 2016년 이전까진 전자경영관리팀장이란 이름으로 이연모 상무, 김인석 부사장 등이 비슷한 업무를 수행했다.
올해부터 새롭게 ㈜LG 전자팀장을 맡는 안준홍 전무는 LG '기획통'으로 불린다. 영남대학교를 졸업한 뒤 1993년 금성사를 통해 전자업계에 첫 발을 들였다. 이후 ㈜LG에서 경영관리팀, 정도경영TFT 등을 거치며 고객가치 창추러, 윤리경영, 인화의 LG 구축에 기여했다.

차장 시절엔 '재무적' 역량도 쌓았다. 2006년에는 LG그룹에서 소수정예로 운영하던 '미래 최고재무책임자(CFO)인재'로 발탁돼 미국 보스톤대 경영대학원에서 CFO육성과정을 수료했다.

사업적 성과를 인정받기 시작한 건 2015년부터다. LG이노텍의 기판소재 사업기획 담당 상무로서 임원 커리어를 쌓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전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면서 그룹 의존도를 낮추고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데 주력했다. 매출규모가 큰 광학솔루션(카메라모듈) 뿐 아니라 성장성이 좋은 '기판' 등으로 과감히 눈을 돌렸다. '광학솔루션-기판-전장'으로 이어지는 큰 틀을 구축했다.


LG이노텍은 2016~2017년 무려 33%에 매출성장세를 보였다. 안 전무가 전략라인에 재임하던 시절 이뤄낸 성과다. 지속적인 수직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게 탄탄한 토대를 닦았다는 평이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부턴 LG그룹 전자 3사의 시너지 구축 역할을 부여받았다.

업계 안팎에선 전자계열사 전략 핸들을 잡은 안 전무가 향후 LG이노텍 투자에 힘을 실을 것으로 내다본다. 안 전무는 LG이노텍에 대한 전문성과 이해도가 높다. 과거 경영의 연속성을 이어나갈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지주와 LG디스플레이, LG전자 계열사들을 설득해 투자재원을 LG 이노텍쪽으로 더 끌어오기에 자격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LG이노텍에 대한 경영 개입 권한도 높다. 직전 정연채 전자팀장의 '겸직' 프로세스를 살펴보면, LG이노텍의 기타비상무이사로 등용돼 자회사 이사회에 관여해왔다. LG디스플레이나 LG전자에 비해 경영에 더 깊숙이 관여할 수 있는 구조다. 올해도 이런 체제가 유지된다면 'LG이노텍 밀어주기'가 가능하다.

실제로 안 전무는 취임후 LG이노텍은 자본적지출(CAPEX) 계획을 이전대비 대거 늘려잡았다. 지난달엔 연초인데도 불구하고 광학솔루션 부문 1조561억원 신규 시설투자건을 발표했다.

◇고부가가치 '기판' 주목…애플수주 보다 영업효율 '3배'

LG그룹은 최근 '고부가 가치' 산업에 집중하고 있다. 점유율이 높은 사업도 중요하지만, 판매가격이 높아 고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군을 찾고 있다. 거기에 부합하는 게 바로 LG이노텍의 기판소재다.

진입장벽은 높지만 영업효율성은 독보적이다. 글로벌 기업 애플에 카메라모듈을 납품하는 광학솔루션 부문의 경우 매출 비중은 73%로 가장 크다. 하지만 영업이익률은 8%로 기판(25%)의 3분의 1 수준에 그친다.

LG그룹 한 관계자는 "전사적으로 고부가제품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며 "적게 팔아도 판매단가가 높아 고수익을 낼 수 있는, 보다 효율적인 사업에 더 투자하자는 기조"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고부가 반도체기판인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생산설비를 구축하기 위해 8000억~1조원 상당의 투자재원을 마련해둔 상태다.

FC-BGA는 반도체에 주로 쓰이는 고사양 기판이다. 전기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산업의 성장에 따라 고성능 반도체를 향한 수요가 늘면서 덩달아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고객사로는 인텔, 삼성전자 등이 꼽힌다. LG이노텍이 FC-BGA 생산시설을 마련하기 위해 LG전자의 구미 A3를 공장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증권업계는 기판 성장성이 아직 주가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분석한다. 11일 LG이노텍은 32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3개월 상승률이 47.92%에 달한다.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7.2배 수준으로 역사상 하단 수준까지 빠졌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