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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프로파일]'창업DNA' 독립 후 인생2막 연 김연규 그래비티PE 대표컨설팅·회계법인·IB 거친 팔방미인, 올해 블라인드펀드 첫 도전

임효정 기자공개 2022-02-18 08:19:15

이 기사는 2022년 02월 14일 15: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창업'과 '협업'은 김연규 그래비티프라이빗에퀴티(이하 그래비티PE) 대표의 키워드로 요약된다. 김 대표는 그간 다방면에서 쌓은 경력을 바탕으로 크레디언파트너스 공동 창업을 통해 PE업계에 발을 담갔다. 이후 크레디언파트너스에서 지금의 그래비티PE로 분할해 창업했다.

여러 PE와 협업을 통해 해외 딜을 비롯해 굵직한 딜을 소화하면서 트랙레코드도 쌓았다. 누적 AUM 5530억원, 총 6개의 프로젝트 펀드를 운용해 온 그래비티PE는 설립한지 3년차를 맞이하며 한 단계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부터 그래비티PE는 블라인드 펀드 결성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성장스토리 : 다방면 경험·네트워크 무기, 2014년 공동 창업 후 독립
김연규 그래비티PE 대표

김 대표의 막연했던 꿈이 창업가로 구체화 된 것은 대학 시절에서 얻었던 값진 경험 때문이었다. 소소한 창업이었지만 2000년대 초반 일어난 벤처 붐이 꿈에 다가갈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다.

졸업 후 컨설팅 기업을 시작으로 삼정KPMG 재무자문 섹터로 자리를 잡았다. 3년여간의 업무를 통해 인수합병(M&A)에 대한 노하우를 쌓았다. 하지만 한켠으로 ‘이 일이 과연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인가’라는 미뤄두었던 의문과 마주했다.

스스로 확답을 내리긴 어려웠지만 그는 일단 유학길에 올랐다. 미국 코넬대학교 MBA 과정에 입학해 전문지식을 쌓았다. 공부할수록 M&A와 투자 업무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 그간 품었던 의문이 서서히 풀리는 순간이었다.

MBA 과정 이후 몸 담은 곳은 스톤브릿지캐피탈이다. 스톤브릿지캐피탈 PE부문이 셋팅될 때였고, 이를 통해 그는 본격적으로 PE업계에 입문했다. 하지만 이내 또 다른 기회가 찾아왔다. HSBC증권 IB부문에서 러브콜을 보냈다. 좀 더 체계적인 분위기에서 업계를 파악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터였다. 그렇게 4년을 M&A 자문 역할을 하며 투자업계에 복귀할 기반을 다졌다.

이처럼 컨설팅, 자문 등 투자업무 전반을 경험하며 탄탄한 내공을 쌓아왔다. 2014년 크레디언파트너스 창업을 시작으로 6년간 펀드레이징, 투자, 회수로 트랙레코드를 쌓은 김 대표는 2020년 말 크레디언파트너스에서 분할해 그래비티PE를 설립했다.

◇투자 스타일 및 철학 : '성장과 혁신' 기초, 특정 섹터보다 트렌드 흐름 주시

김 대표에게 PE업무는 매력적인 일이다. 하나의 비즈니스를 함께 키워 나가는 재미가 크다. 그는 자신이 어느 한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라고 말한다. 특정 산업 전문가 만큼 깊지는 않지만 다방면에 대해 지식과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게 그의 강점이다.

한 분야에 정주하지 않고 노마드(nomad)로서 가능성 있는 다양한 분야를 섭렵해 온 그는 전형적인 다이내믹 T자형 인재다. 섹터를 넓게 본다는 것이 투자의 방향성과 초점이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김 대표는 성장과 혁신이라는 키워드를 기초로 가치 투자를 지향한다.

투자 스타일은 특정 섹터에 국한시키지지 않는 김 대표의 포트폴리오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바이오섹터인 녹십자 캐나다 법인과 소마젠에 투자를 했으며, 매그나칩 파운드리 사업부 인수(현 키파운드리)에도 참여해 반도체 분야의 트랙레코드도 쌓았다. 건강식품 섹터에서도 와이즈유엑스글로벌을 포트폴리오로 갖고 있다.

얼핏 연관성이 부족해 보일 수 있지만 공통적으로 해당 섹터내에서 혁신과 성장을 추구하는 기업들에 대한 투자였다.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도 투자 원금을 지켜낼 수 있는 가치 투자 철학에 부합하는 투자건이라는 점에서 그의 투자 스타일이 엿보인다.

김 대표는 트렌드 파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트렌드는 단순히 현재의 유행이나 경향성이 아니라 미래예측의 자원이기 때문이다. 닭가슴살 브랜드 아임닭을 운영하는 와이즈유엑스글로벌의 경우 1인 가구 증가에 대한 트렌드를 감지하고 투자한 포트폴리오였다.

김 대표는 "지금 당장 실적을 내는 곳이라도 앞으로 5년, 10년간 지속가능한지를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초기에 유효했던 판단도 상황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경쟁자의 등장이나 시대 흐름 등의 변화를 끊임없이 모니터링 해 투자를 하고 사후관리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트랙레코드 1 : 33% IRR 안겨준 소마젠, 해외법인 투자 역량 입증

미국 유전체 분석회사인 소마젠(Psomagen)은 애정을 갖는 포트폴리오 중 하나다. 2020년 말 내부수익률(IRR) 33%로 성공적인 엑시트 사례를 남겨준 효자 포트폴리오다.

인연을 맺은 시기는 2016년이다. 마크로젠은 미국사업 확대를 위해 2016년 미국법인 마크로젠콥을 발행주체로 1000만 달러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했다. 이 과정에서 FI로 참여해 마크로젠콥 CB를 매입했다.

1호 투자처였던 녹십자 캐나다 법인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해외법인에 투자한 트랙레코드가 다음 행보를 잇는 데 주춧돌이 된 셈이다. 투자 이후 마크로젠콥은 소마젠으로 사명을 바꾸고 코스닥 상장을 준비했다.

타이밍이 좋았다. 소마젠은 해외기업 가운데 국내 기술 특례 상장 제도를 통해 코스닥에 입성한 첫 사례가 됐다. 소마젠이 2020년 7월 성공적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면서 엑시트 기회가 찾아왔고, 또 하나의 트랙레코드를 안겼다.

◇트랙레코드 2 : 키파운드리 인수 참여, 시장내 입지 확고

소마젠이 성공적인 엑시트를 안겼다면 키파운드리 딜은 그래비티PE의 존재감을 시장에 알린 포트폴리오다.

그래비티PE는 알케미스트캐피탈파트너스와 손잡고 2020년 키파운드리를 인수했다. 인수대상은 회사의 청주공장 자산과 구미공장의 파운드리 사업 관련 계약, 특허다. 거래금액은 3억5000만 달러였다.

알케미스트캐피탈파트너스와 함께 굵직한 트랙레코드를 나눌 수 있었던 데는 그간 다른 운용사와의 협업한 경험이 주효했다. 김 대표는 공동 창업 이후에도 투자하는 데 있어 타 운용사와 파트너십을 이뤄왔다.

당초 예상보다 빨리 엑시트 성과도 이어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키파운드리 지분 100%를 5758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하면서다. 그래비티PE 입장에서는 굵직한 딜에 참여한 이후 1년여 만에 엑시트까지 가시화되는 성과를 얻은 셈이다.


◇향후계획 : 프로젝트 성과 기반, 블라인드 펀드 출사표

독립 3년차에 나선 김 대표의 목표는 명확하다. 그간 쌓은 트랙레코드를 기반으로 블라인드 펀드에 도전하는 일이다. 블라인드 펀드를 운용할 수 있는 역량을 시장에 충분히 보여줬다는 판단에서다.

그래비티PE는 그간 6건의 프로젝트 펀드를 결성해 투자를 단행한 이후 성공적인 엑시트 사례로 하우스의 역량을 입증했다. 블라인드 펀드 결성을 통해 시장에서 더 좋은 투자 기회를 얻고 출자자에게 높은 수익률로 보답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한층 높아졌다.

김 대표는 올 한해 계속해서 블라인드 펀드 출자 사업에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최근 뉴딜펀드에 출사표를 던지며 도전은 시작됐다.

블라인드 펀드 결성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에 충실하며 계속해서 문을 두드릴 계획이다. 김 대표가 추구하는 방향은 외형보다 내실이다. 작은 규모의 투자라도 출자자의 수익률을 높여주는 것을 지향점으로 삼아 본질에 충실하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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