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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 '글로벌 멀티 스튜디오' 꿈 이룰까 [콘텐츠업 리포트]물적 분할 대신 신규 법인 설립으로 선회…국내·외 스튜디오 체제 '완성'

김슬기 기자공개 2022-03-25 13:56:45

[편집자주]

최근 글로벌 OTT인 넷플릭스에서 '오징어 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 등이 흥행 연타석을 치면서 국내 콘텐츠 업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웹툰·웹소설 등의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제작까지 영역을 넓히는 곳이 늘고 있다. 여러 제작사를 보유, 다작의 콘텐츠를 생산해내는 곳도 있다. 주목받는 국내 콘텐츠 업체의 사업구조와 강점, 향후 사업전략 등을 알아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3월 24일 13: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 ENM은 지난해 미국 엔데버 콘텐트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중대 결정을 내렸다. 바로 예능·드라마·영화 등 제작 부문을 물적분할하기로 한 것이다. 이미 스튜디오 드래곤을 한 차례 분할한 바 있는 CJ ENM은 또 다른 스튜디오를 설립, 국내에서 압도적인 멀티 스튜디오 체제를 가져가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세 달새 상황이 바뀌었다.

물적분할에 대한 여론이 좋지 못하면서 이를 원점으로 되돌렸고 현금 출자를 통한 신규 법인 설립을 하기로 했다. 경쟁사인 JTBC스튜디오의 성장세에 따라 CJ ENM 역시 손놓고 있을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과거 스튜디오 드래곤과 티빙은 물적분할을 통해 회사를 키웠지만 달라진 분위기에 따라 성장방식도 변한 것이다.

◇ CJ ENM, 신규 스튜디오 신설… 경쟁자 추격 따른 '승부수'

현재 국내에서 가장 큰 드라마 스튜디오는 CJ ENM의 자회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이다. 2016년 5월 드라마 사업부문이 분할되면서 만들어졌고 2016년 연 매출 1000억원대에서 2020년 매출 5000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시그널', '도깨비', '비밀의 숲', '미스터 션샤인' 등 시청률 뿐 아니라 평단의 호평을 받은 작품들이 다수 제작됐다.

CJ ENM은 스튜디오 드래곤에서 만족하지 않고 지난해 11월 엔데버 콘텐트 인수를 발표하며 글로벌 멀티 스튜디오의 꿈을 꿨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단시간 내 사업을 키우도록 대규모 M&A를 선택했고 국내에서는 CJ ENM 내 예능,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사업의 주요 제작 기능을 물적분할해 제 2스튜디오 설립을 공식화했다.

국내 경쟁자의 추격도 자극제가 됐다. JTBC스튜디오가 지난해 프리IPO를 통해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 산하에 13개의 제작사를 거느리게 됐다. 'D.P',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 등이 넷플릭스에서 연달아 인기를 끌면서 성장세가 가팔랐다. 지난해 스튜디오 드래곤의 매출이 전년대비 7% 줄어든 4871억원을 기록했지만 같은기간 JTBC스튜디오는 133% 성장한 5589억원이었다. 1년새 역전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CJ ENM은 처음 발표했던 물적분할 대신 현금 출자를 통한 신규 법인 설립을 통해 멀티 스튜디오 체제를 완성하기로 했다. 국내에서는 스튜디오 드래곤과 신설 스튜디오를 두 개의 축으로 가져가고 해외에서는 엔데버 콘텐트를 가져간다.

이번에 만들어지는 법인은 'OTT 플랫폼 중심의 스크립트 및 논스크립트(Scripted & Non-scripted) 콘텐츠 제작'과 '웹툰·웹소설 포함 원천 IP 개발 및 콘텐츠 컨버전스' 등을 담당한다. 2020년 10월 이뤄진 CJ ENM과 네이버 간의 지분교환 등의 성과가 구체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 스튜디오드래곤·티빙, 분할로 대규모 자금 유치…올해는 다르다

그간 CJ ENM은 물적분할을 왜 선택했을까. 물적분할은 모회사의 100% 존속회사로 만드는 방식이다. 지배력은 유지하면서도 외부 투자 유치가 용이하기 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독립법인으로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실제 2016년 5월 드라마 제작 부문, 2020년 10월 티빙사업부를 물적분할했다. 이렇게 탄생한 곳이 스튜디오 드래곤과 티빙이었다.

스튜디오 드래곤은 분할 1년여 뒤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면서 현금 2100억원을 끌어왔다. 해당 자금이 기반이 돼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티빙은 분할 후 외부 자금 유치에 공을 들였다. 설립 후 다섯 차례의 유상증자를 통해 4500억원의 자금을 끌어왔다. 티빙은 성장을 위해 전략적 투자자(SI)인 JTBC스튜디오, 네이버, 바이아컴CBS과 재무적 투자자(FI)인 제이씨지아이의 투자를 받았다.

올해에는 아예 출자를 통해 신설법인을 설립하기로 하면서 방식을 아예 바꿨다. CJ ENM은 이를 정면으로 돌파하기 보다는 불확실성을 줄이는 쪽으로 선회했다. 회사 측은 "물적분할에 대한 주주들의 우려와 물적분할 관련 규제 환경이 급변하는 등 중대한 사정 변경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주주권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CJ ENM은 과거부터 '아시아의 디즈니'를 꿈꿔왔다. 월트디즈니는 월트디즈니픽처스, 디즈니 시어트리컬그룹,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마블 스튜디오, 루카스필름, 20세기 스튜디오, 서치라이트 픽처스, 블루스카이 스튜디오 등 다양한 장르의 스튜디오를 가지고 있다. 현재 CJ ENM도 이러한 행보를 차근차근 밟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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