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정체기 코스피 상장사]유성기업, 내부거래 따라 상반된 연결·별도 수익성①원재료·상품 매입비 영향, 매출원가 차이 유발…자회사 2곳 거느려
황선중 기자공개 2022-04-12 08:20:22
[편집자주]
한국 증권시장을 대표하는 맏형 '코스피(KOSPI)'는 명실상부 국내 자본시장을 대표한다. 그러나 까다로운 상장 절차와 달리 시장에 입성한 기업은 온실 속 화초와 같다. 대형 악재만 아니라면 만성 적자 기업도 상장사 지위를 유지한 채 다양한 이점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만성 적자 기업들이 코스피라는 울창한 숲 안의 늪에 발목이 빠진 채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에 더벨은 4년 이상 적자를 낸 코스피 상장사들의 현재와 미래 청사진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4월 06일 10: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차 엔진부품 제조업체 '유성기업'은 적자 기업이면서 흑자 기업이다. 모회사 실적만 추려낸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 보면 8년 연속 영업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자회사 실적을 전부 합산한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보면 꾸준히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이처럼 상반된 실적을 보이는 데는 자회사와의 내부거래가 별도 및 연결 수익성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유가증권 상장사 유성기업은 1959년 유성공업사라는 이름으로 출발한 63년 업력의 자동차 엔진부품 제조·유통업체다. 지난해 매출의 36.5%는 직접 생산한 제품에서, 나머지 63.5%는 자회사 및 관계사로부터 사들인 상품에서 발생했다. 대표적인 제품은 엔진에 들어가는 원형 모양의 피스톤링이다. 주요 고객사는 현대기아차다.
다소 독특한 점은 별도재무제표와 연결재무제표 기준 수익성이 눈에 띄게 갈린다는 점이다. 유성기업은 별도 기준으로 봤을 때는 만성적자 기업이다. 2014년 적자 전환 이후 8년째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연결 실적은 상반된 흐름을 나타낸다. 코로나19 사태 충격파를 입었던 2020년을 제외하면 10년 넘게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이런 수익성 격차는 매출원가에서 비롯됐다. 별도 매출원가율(매출원가/매출)은 최근 5년간 97~102%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제품 생산을 위해 쏟아부은 비용 규모가 제품 생산으로 벌어들인 수익과 맞먹는다는 뜻이다. 반면 같은 기간 연결 매출원가율은 91~95%대로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유성기업의 매출은 별도 2755억원, 연결 2763억원으로 엇비슷했다. 반면 매출원가는 별도 2765억원, 연결 2562억원으로 200억원가량 차이가 났다. 이로 인해 매출원가율에도 차이가 생겼다. 매출원가에 영향을 준 요인은 원재료·상품 매입비로 보인다. 지난해 원재료·상품 매입비는 별도 1794억원, 연결 1101억원으로 격차가 가장 두드러졌다.
유성기업 연결 실적에는 Y&T파워텍(지분 60%)과 코어텍(100%)이라는 자회사 2곳 실적이 합산된다. 지난해 매출액은 Y&T파워텍 715억원, 코어텍 258억원이다. 유성기업이 지난해 Y&T파워텍과는 708억원, 코어텍과는 258억원 규모 매입거래를 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양사의 매출은 유성기업과의 내부거래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연결 원재료·상품 매입비(1101억원)가 별도(1794억원)보다 690억원가량 적은 이유 역시 내부거래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통상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할 때는 모회사와 자회사 사이 내부거래 금액을 제거하기 때문이다. 유성기업이 자회사로부터 사들인 원재료·상품 690억원어치가 연결재무제표 작성 과정에서 제거됐을 것이란 이야기다.
자회사들은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자동차 엔진부품인 SPINY실린더라이너 등을 생산하는 Y&T파워텍은 최근 10년 동안 흑자행진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는 10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마찬가지로 자동차 엔진부품인 Campiece를 생산하는 코어텍은 2년 연속 흑자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는 3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유성기업은 자회사뿐 아니라 관계사와의 거래도 활발한 편이다. 관계사는 동서페더럴모굴(40%), 동성금속(42.16%), 신화정밀(35%), 유백안려활색환유한공사(45%·중국), 일조애사비기차배건유한공사(35%·중국) 등이다. 모두 자동차 부품 업체다. 유성기업은 지난해 신화정밀과는 542억원, 유백안려활색환유한공사과는 59억원 규모 매입거래를 했다.
더벨은 유성기업에 내부거래 관련 내용을 수차례 질의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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