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 임박' 현대자산운용 해외부동산펀드 배당 실패 담보대출 상환에 분배금 동원…가치하락에 손실 가능성
이민호 기자공개 2022-04-08 08:06:19
이 기사는 2022년 04월 07일 14시1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만기가 채 6개월이 남지 않은 현대자산운용의 해외 실물부동산 펀드가 이익금(배당금) 분배에 실패했다. 투자자산 가치가 하락하면서 현지 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이 상승하자 지급예정이던 분배금을 이용해 대출금 일부를 조기상환해야 했기 때문이다.현재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는 등 자산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펀드 만기까지 기간이 여유있는 수준은 아닌 만큼 매각 절차가 지연될 경우 펀드 만기가 연장될 위험이 있다. 매각가격이 매입 당시 가격보다 낮게 책정되면 손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자산운용은 ‘현대유퍼스트부동산투자신탁25호’ 펀드 수익자들에게 분배금을 지급하지 못했다. 현대자산운용은 지급예정일 직전에 대신증권, DB금융투자, 경남은행, 우리은행 등 판매사에 6기 이익금 분배를 유보한다는 사실을 통보했다. 이 펀드는 설정 이후 매 6개월마다 이익금을 분배하기로 약정돼있으며 앞선 지급일인 지난해 9월까지만해도 분배금이 정상적으로 지급됐다.

이 펀드는 현대자산운용이 2019년 3월 설정한 해외 실물부동산 펀드다. 영국 스코틀랜드 수도 에든버러에 위치한 오피스빌딩에 투자한다. 임대율 100%로 스코틀랜드 정부기관인 국민건강보험공단(NHS·National Health Service)이 2029년 6월까지 장기임대차계약을 맺고 있다. 연 295만파운드(약 42억원) 정도인 임대료는 3개월마다 펀드에 정상적으로 선지급되고 있다.
이번에 현대자산운용이 분배금 지급을 유보한 이유는 자산 감정평가액이 하락하면서 수익자들에게 지급예정이던 분배금으로 현지 대출금 일부를 상환했기 때문이다. 현대자산운용은 국내에서 펀드로 모집한 316억원에 현지에서 일으킨 선순위 담보대출금 3590만파운드(약 510억원)를 더해 5517만파운드(약 784억원)에 부동산을 매입했다. 대출약정에는 LTV를 70% 이하로 유지하는 조건이 포함됐다. 부동산 매입 당시 LTV는 65.07%였다.
하지만 지난해 ICICI은행(ICICI Bank UK) 등 대주 측이 부동산에 대한 감정평가를 실시한 결과 평가액이 매입 당시보다 약 8.8%(484만파운드) 하락한 5033만파운드로 책정되면서 LTV가 71.25%로 상승하게 됐다. 감정평가액 하락에는 코로나19에 따른 부동산시장 침체가 주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출약정조건인 LTV 70%를 준수하기 위해 담보대출금 중 일부인 70만파운드를 조기상환해야 했고 이 재원으로 지급예정이던 분배금이 이용됐다.
이 펀드의 만기(3년 6개월)는 올해 9월 도래한다. 펀드 만기에 앞서 담보대출 만기(3년)가 당장 이번달 5일 도래하면서 연장했다. 지급예정이던 분배금은 대출 만기 연장에 필요한 비용으로도 일부 이용됐다.
펀드 만기가 6개월이 채 남지 않으면서 자산 매각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다. 만기 시점까지 자산 매각과 펀드 청산 절차가 모두 완료되지 않을 경우에는 만기를 연장할 수밖에 없는 위험이 있다. 애초 현대자산운용은 운용 2년차부터 부동산 매각을 추진할 예정이었지만 그동안 현지 부동산시장 위축으로 매수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산운용은 현지 매각주관사로 나이트프랭크(Knight Frank)를 선정하고 매수자를 물색해왔으며 현재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 실사가 진행 중인 단계로 현대자산운용은 이번달까지 자산 매각을 완료할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실물부동산 펀드는 펀드 설정액과 대출금을 합쳐 부동산 자산을 매입한 이후 운용기간 동안 임대료 수입으로 수익자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하면서 만기에 이르러 자산 매입 때 보다 높은 가격에 매각해 차익까지 노린다. ‘현대유퍼스트부동산25’의 경우 당장 공실이 발생하거나 임대료가 미지급될 위험은 낮다.
하지만 감정평가액이 매입 당시보다 하락한 만큼 매각가격이 매입가격보다 낮은 수준에서 결정되면 투자원금 손실 위험은 여전히 남아있다. 현지 담보대출이 선순위이기 때문에 매각대금 수령 이후 이를 변제하면 부동산 지분(Equity) 투자자인 펀드수익자들에게 손실이 귀속되기 때문이다. 다만 수익자들은 지난해 9월까지 총 5회에 걸쳐 분배금을 이미 수령했다. 이 때문에 수령한 분배금 규모를 감안한 수익자들의 최종 손실 여부나 정도는 결국 매각가격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산운용 관계자는 “부동산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단계이지만 구체적인 진행경과를 밝힐 수는 없다”며 “판매사와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수익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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