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온시스템, 베이징법인 '영업권' 전부 털어냈다 178억 손상처리, 핵심 감사사항 지목...글로벌 완성차 부진 영향, '전기차' 반등 카드
김서영 기자공개 2022-04-12 07:33:20
이 기사는 2022년 04월 08일 16: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온시스템이 베이징법인의 영업권 전액을 장부에서 털어냈다. 주요 고객사인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부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영업권뿐만 아니라 장부가액에서도 지분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다만 중국 내 전기차 전용 부품 생산에 주력해 반등 기회를 삼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8일 한온시스템은 종속기업에 대한 영업권 손상평가를 실시했다. 지난해 종속회사 'Hanon Beijing(베이징법인)'에서 177억8300만원의 영업권 손상차손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베이징법인 영업권은 '0'원이 됐다. 베이징법인 이외에 영업권이 손상 처리된 종속회사는 없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영업권은 모두 8627억원이다.
영업권은 통상 인수금액이 피인수사의 순자산가치보다 많을 때 생기는 권리금 성격의 무형자산을 말한다. 국제회계기준(IFRS)에선 영업권이 생기면 매년 손상검사를 통해 현금창출단위별 회수가능액이 장부가액보다 적으면 그만큼 상각해 비용으로 처리(손상차손)한다. 피인수기업의 업황이 갑자기 위축됐을 경우 손상차손을 통해 떨어내야 한다.
한온시스템은 2007년 10월 베이징법인 지분을 인수했다. 지금까지 베이징법인에 대한 지분율은 80%를 유지하고 있다. 베이징법인은 자동차 부품을 제조해 판매하는 한온시스템의 해외법인으로 현대차, 기아를 비롯해 GM과 폭스바겐 등 해외 완성차업체를 주요 매출처로 두고 있다.
베이징법인은 2020년부터 2년 연속 핵심 감사사항으로 지목돼 왔다. 삼일회계법인은 1998년부터 한온시스템의 회계감사를 맡아왔다. 삼일회계법인은 연결감사보고서를 통해 "매출성장률 및 할인율을 포함한 경영진의 판단 및 추정에 따라 손상평가의 결과가 다르게 결정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 영업권 손상평가에 관심을 기울였다"며 "베이징법인의 영업권 손상평가를 핵심 감사사항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중국 완성차 시장 부진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과 관련해 종속기업의 영업권을 조금씩 손상차손으로 떨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전 세계적으로 공급망 대란이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시장 상황이 부정적이다. 자동차 부품사의 실적은 결국 글로벌 완성차업체 업황에 연동된다. 이들의 생산 물량이 줄어들게 되자 부품사의 생산 능력과 별개로 판매 물량이 줄어든 것이다.
영업권 손상차손 뿐만 아니라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베이징법인은 지분 인수 이후 장부가액에 변함이 없었으나 지난해 처음으로 평가손실이 발생하며 장부가액이 감소했다. 지난해 장부가액은 1055억원으로 2020년(1398억원)보다 343억원 감소했다.
베이징법인은 지난해 매출액 1507억원, 총포괄손익 16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당기순손익이 -152억원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기순손익은 2015년 397억원을 기록했으나 이후 점차 우하향했다. 2017년 29억원으로 떨어지며 두 자릿수로 나타났으나 2019년 214억원으로 회복했다. 그러나 2020년 다시 88억원으로 감소했다.
한온시스템은 '새로운 돌파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시장에서 전기차 전용 부품 생산 및 납품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가 다른 나라에 비해 선방하고 있고, 전체 완성차 판매 가운데 전기차의 비중이 높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온시스템은 이달부터 중국 후베이성 전기차용 에어컨(HVAC) 공장 가동에 나섰다. 후베이 공장은 약 6000㎡ 규모로 글로벌 제조 프로세스를 기반으로 첨단 에너지 장비 등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공장을 활용해 내년부터 전기차용 HVAC 모듈 생산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제일약품의 온코닉테라퓨틱 첫 '신약']세번째 P-CAB '자큐보' 2년만에 신약 명맥 잇는다
- 강동그룹, 디아너스CC 품는다
- [제약사 TSR 분석]제일약품, '주가·실적·배당' 3중고 열쇠 '온코닉의 신약'
- (여자)아이들 우기, 'YUQ1' 아이튠즈 앨범차트 10개국 석권
- 박셀바이오, 진행성 간세포암 타깃 'Vax-NK' 특허 출원
- 베니스 비엔날레, 30년만에 두발로 선 '곽훈'의 의미
- [대기업 프로스포츠 전술전략]'모기업발 숙제' 엔씨다이노스, 당분간 긴축 불가피
- 하이브, '민희진 없는' 어도어 경쟁력 입증할까
- SK 오너가 3세 최성환의 '승부수'
- 어느 수집가의 꿈 '이건희 컬렉션'
김서영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애큐온저축, 신임 사외이사 오현주 '금융 전문' 변호사
- [저축은행 유동성 진단]J트러스트계열, 예치금 대신 '유가증권' 운용
- 예보, ALM 기반 운용체계 강화 나선다
- 우리금융저축, 지주 출신 비상무이사직 '부활'
- [이사회 분석]OSB저축, 장찬 신임 대표 이사회 '재정비'
- [저축은행 유동성 진단]상상인계열, 유동성 '최상위권'…관건은 건전성 관리
- [저축은행 유동성 진단]다올저축, 예수금·대출 영업 '속도조절'…유동성 우수
- [저축은행 이사회 돋보기]한투저축, 경영승계 CEO 후보군 단 '한 명'
- [저축은행 이사회 돋보기]한투저축, 보수위원회에 무슨 일이
- [저축은행 유동성 진단]애큐온저축, 예치금 확대…수익성보다 '안정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