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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회계 톺아보기]한온시스템, 개발비 자산화율 50% 육박 '환골탈태'한앤컴퍼니 인수이전 대비 자산화율 2배 상승···'히트펌프 시스템' 향상 성과

양도웅 기자공개 2021-09-28 07:35:57

이 기사는 2021년 09월 24일 14: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기차의 열 관리뿐 아니라 주행거리도 늘려주는 '히트펌프'로 전 세계 자동차 부품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한온시스템이 50%에 육박하는 개발비 자산화율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적으로 말하면 연구개발(R&D) 성공률이 50%에 달하는 셈이다.

이는 전체 연구개발비에서 비용 처리하는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서 수익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2015년 최대주주가 한앤코오토홀딩스 유한회사로 바뀐 이후 연구개발비 규모를 늘리고 조직을 꾸준히 효율화해온 노력이 성과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한온시스템은 지난해 연구개발에 총 3370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자동차 시장이 다소 위축되면서 매출액이 소폭 감소했지만 2년 연속 3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연구개발에 투입했다. 연구개발비 증가는 최대주주가 변경된 이전과 이후로 구분해 보면 더욱더 분명해진다.

2015년 한온시스템의 최대주주는 사모펀드 운용사인 한앤컴퍼니가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인 한앤코오토홀딩스 유한회사로 바뀌었다. 이후 2015년까지 5년간 연구개발비는 36.4% 증가했다. 연구개발비가 5년간 36.4% 확대되는 동안 매출액이 25.9%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연구개발의 중요성이 한층 더 커진 셈이다.
(출처=한온시스템 사업보고서)
매출액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살펴봐도 2014년 4.5%에서 2019년 5.1%, 2020년 4.9%로 상승했다. 한온시스템 사정에 밝은 업계 관계자는 "본인들의 수익만을 추구할 것이라는 선입견과 달리 한앤컴퍼니 아래에서 연구개발을 포함한 투자 활동은 더욱더 활발해졌다"고 평가했다.

또한 눈에 띄는 점은 개발비 자산화율의 급등이다. 기업은 연구개발 중인 프로젝트 가운데 출시를 통한 수익 실현 가능성이 높은 프로젝트는 무형자산의 일종인 개발비로 회계 처리한다. 전체 연구개발비에서 개발비로 인식된 비중을 개발비 자산화율이라고 부르는데, 바꿔 말하면 연구개발의 성공률이다.

지난해 한온시스템은 1613억원을 개발비로 인식했다. 3370억원의 연구개발비 가운데 47.9%가 미래 수익과 연결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는 최대주주가 변경된 이후 5년 동안 가장 높은 개발비 자산화율이다. 비스테온이 최대주주로 마지막 해였던 2014년 개발비 자산화율은 지금의 절반 수준인 27.3%였다.

반면 연구개발비에서 개발비로 인식되지 않는 자금은 당기에 판매·관리비나 매출원가 등으로 전부 비용 처리한다. 이를 감안하면 개발비 자산화율 증가는 곧 비용 처리되는 연구개발비 규모의 감소를 뜻해, 수익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출처=한온시스템 사업보고서)
지난 5년간 한온시스템이 개발한 부품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것은 '전기차용 단방향 히트펌프(온도 조절 장치) 시스템'이다. 회로를 단순화해 무게를 낮췄고 충전 시 발생하는 폐열을 난방 열원으로 직접 활용, 전기차의 숙제인 주행거리를 늘리는 데 효과를 내고 있다. 현재 여러 완성차 업체에 납품되거나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관계자는 "현재 전기차 배터리 공급이 시장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고 성능 개선 속도도 예상보다는 빠르지 않아, 주행거리를 늘리는 효과가 있는 히트펌프에 대한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며 "한온시스템이 전 세계적으로 설비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물론 폭스바겐과 현대차그룹, GM 등 여러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부터 대규모 주문을 받고 있는 한온시스템의 전기차용 단방향 히트펌프 시스템은 새로운 최대주주 아래에서 완전히 새롭게 개발된 기술은 아니다. 밑바탕이 되는 기술이 2012년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로부터 신기술(NET) 인증을 받았으니 이를 보완·개선한 셈이다.

하지만 지난 5년간 한온시스템이 조직 체계를 효율화하는 등 연구개발 성과를 높이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온 점에 낮은 점수를 주긴 어렵다. 예컨대 글로벌연구본부 직속인 한국연구센터가 글로벌연구기획실, 선행연구실 등 7개 실과 1개 팀을 운영하던 조직을 글로벌연구개발본부가 북미와 AP(아시아퍼시픽), 유럽 등 3개의 권역별 혁신센터를 관장하는 형태로 바꿨다.

여러 부서를 통합했음에도 연구개발 인력은 1400여명에서 1600여명으로 늘렸다. 또 한국연구센터에 소속돼 있던 글로벌연구기획실을 독립시켜 북미와 유럽 혁신센터로 세분화해 본부의 직접 지휘를 받도록 한 점은 해외 각 지역에 적합한 부품을 개발하겠다는 전략도 엿보인다.

아울러 조직의 위상도 높아졌다. 한온시스템은 한앤코오토홀딩스 유한회사에 인수된 2015년 연구개발 부문 책임자를 C레벨로 격상시켰다. 현재 CTO(최고기술책임자)로서 글로벌연구개발본부를 이끄는 인물은 스티브 클락 부사장(사진)이다. GM인터내셔널에서 기술 담당 부사장으로 근무한 바 있는 클락 부사장은 2019년 선임돼 3년째 한온시스템의 연구개발 부문을 책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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