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2세 승계구도 해부]서희건설, 시평 10계단 '훌쩍'…회장 세 딸들 전면에①이봉관 자녀들 모두 경영참여, 구매·재무·전략 각기 다른 역할
정지원 기자공개 2022-04-25 08:02:42
이 기사는 2022년 04월 21일 07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은 지역주택조합사업 집중 전략으로 서희건설을 키워왔다. 분양 리스크가 있는 자체사업은 피하는 동시에 틈새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했다. 그 결과 서희건설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에서 역대 최대 순위인 23위를 기록했다. 전년 보다 10계단 올라선 성적이다. 이 기간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도 달성했다.성장 만큼이나 뒤를 이을 후계자에 대한 관심도 크다. 77세인 이 회장은 평소 서열을 따지지 않고 가장 능력이 출중한 딸에게 회사를 물려주겠다고 공언해 왔다. 이 회장은 슬하에 장녀 이은희 부사장, 차녀 이성희 전무, 삼녀 이도희 이사를 두고 있다. 현재 세 딸 모두 서희건설로 들어와 경영에 참여 중이다.
◇지주택 사업으로 '훨훨', 7년 전 1조 클럽 가입
서희건설의 시작점은 포스코와 닿아 있다. 우선 창립자이자 오너 1세인 이봉관 회장은 1945년 평양에서 태어났다. 독실한 기독교 집안이었던 이 회장 가족은 공산당의 종교 탄압을 피해 월남했다. 정착한 곳은 경주로 이 회장은 이곳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경희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70년 포항종합제철 공채 2기로 입사해 포스코와 첫 연을 맺었다.

이 회장은 포스코에서 운송통관 담당 차장을 지냈다. 13년 회사 생활을 마친 뒤 1982년 운송전문업체 영대운수를 설립했다. 이듬해 유성티엔에스 전신 한국신통운을 인수했다. 이곳이 지금의 서희건설 지주사 전신이다.
건설업종으로 전환한 때는 1994년이다. 서희건설 회사명도 이때 붙였다. 포스코 시설물 유지 공사를 기반으로 외형을 키웠다.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 내 도로와 건물 등 유지보수 사업권을 따냈고 연평균 1000억원 안팎의 매출을 실현했다. 기반을 닦은 뒤엔 조달청이나 지자체 발주 등 주로 관급 공사를 수주해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만들었다. 2015년부터 매출액 1조원을 넘기며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서희건설 이름이 널리 알려진 건 지역주택조합 사업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면서다. 지역주택조합 사업에선 주민이 조합을 만들어 땅을 사고 시공사를 선정해 집을 짓는다. 분양리스크는 낮지만 수주 후 최소 3~4년의 시간이 걸려 경쟁업체들은 진출을 꺼려했던 사업이지만 서희건설은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주택 브랜드 '서희스타힐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 회장의 전략은 확실히 먹혔다. 사업 수주를 시작한 2012년부터 현재까지 수주 금액이 10조원을 넘어선다. 전국에서 80여개 단지, 8만여 가구의 지역주택조합 사업을 성사시켰다. 현재도 지역주택조합 사업을 활발히 벌이고 있는데 현재 시공 중이거나 계약 혹은 약정상태인 사업장이 총 31개 3만7195가구에 이른다. △천안 직산 △시흥 군자 △부산 연산 △광주 탄벌 등 지역이 대표적이다.
지난해에는 역대 최고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별도기준 매출 1조3000억원, 영업이익 2100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각각 4%, 17% 늘어났다. 10년 전 서희건설 연간 영업이익이 70억원에 미치지 못한 것과 비교하면 수십배 사세가 확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에는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23위로 급등하면서 설립 후 처음으로 20위권에 진입했다.
◇각자 다른 역할 맡은 세 딸…후계구도 안갯속
서희건설이 성장 가도를 달리면서 후계구도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지고 있다. 이 회장의 나이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그는 슬하에 세 딸을 두고 있다. '서희'가 경상도 사투리 삼(3)에서 온 점, 세 딸이 돌림자로 '희'를 쓰는 점이 이 회장의 가족 사랑을 보여주는 예시로 널리 알려져 있다.
현재 세 자녀 모두 서희건설 경영에 합류해 힘을 보태고 있다. 1973년생인 장녀 이은희 부사장은 이화여대를 졸업한 뒤 2010년부터 서희건설에서 일하고 있다. 현재 통합구매본부장을 맡아 주로 자재 매입 등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차녀 이성희 전무는 1975년생이다. 서울대를 졸업하고 언니보다 이른 2005년 서희건설에 입사했다. 재무본부에서 재무와 원가관리 등 회사 살림을 챙기고 있다.
최근에는 이 회장의 셋째 딸까지 회사에 입사했다. 삼녀 이도희 이사는 1982년생으로 서울대를 졸업한 뒤 8년간 검사 생활을 했다. 2020년 미래사업본부 기획실장으로 경영에 뛰어들었다. 서희건설이 최근 신사업 안착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이사가 후계구도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일부 관측도 있다.
세 자매 중 누가 경영권을 이어받을지는 쉽게 점칠 수 없는 분위기다. 맡은 핵심 업무가 구매, 재무, 전략으로 각각 다른 데다 세 딸이 보유하고 있는 서희건설과 지주사 유성티엔에스 지분 현황도 비슷하다.
서희건설 관계자는 경영승계와 관련해 "회장이 현재도 활발하게 집무를 하고 계시고 전국 현장을 방문하시는 등 경영활동에 문제가 없다"며 "현재로서 승계가 진행되고 있는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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