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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목장 딜레마 해결한 '오너 경영'

이효범 기자공개 2022-04-27 07:32:02

이 기사는 2022년 04월 26일 07:4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양목장은 삼양식품의 아픈손가락이다. '대관령 삼양목장'을 운영하는 법인으로 2021년말 기준 누적 결손금만 100억원을 웃돈다. 동양 최대 목초지라는 타이틀로 관광객으로부터 받는 입장료를 주 수익원으로 삼는다. 하지만 이 수익만으로 운영비용을 감당하지 못했다. 여기에 최근 2년간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적잖은 손실을 봤다.

삼양식품은 지분 49%를 보유한 삼양목장을 관계기업으로 분류한다. 연결기준 실적이 아닌 지분법 손익으로 반영한다는 얘기다. 삼양목장이 최근 10년간 매년 평균 순손실 약 12억원을 냈는데 삼양식품이 절반인 5~6억원을 지분법 손실로 떠안았다.

기업의 효율성 관점에서 보면 삼양목장은 1순위 구조조정 대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간이 갈수록 쌓이는 적자는 삼양식품에게도 부담이다. 그러나 삼양식품은 이 사업을 접을 수가 없다. 창업자 고 전중윤 명예회장의 유지가 깃든 상징성 때문이다.

1970년대 그는 대관령 삼양목장 부지에서 젖소를 키우는 목장을 만들기로 했다. 1960년대 국민들의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라면을 출시한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영양가 있는 식품을 제공하겠다는 포부 아래 시작한 사업이었다. 잘 보전된 자연을 후세에 남기겠다는 사명감도 녹아 있었다.

고 전 명예회장은 캐나다, 미국 등에서 젖소를 들여와 유가공사업을 키웠다. 1972년 목장 개발에 착수해 현재와 같은 모습을 만드는데 10년 넘는 시간이 걸렸다. 이 과정에서 고원지대 불모지에서 새싹을 틔운 그의 의지는 삼양식품의 '개척 DNA'로 자리매김했다. 어쩌면 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한 원동력이었을 수 있다.

이처럼 삼양목장이 상징하는 바가 크지만 계속된 적자 때문에 상장사인 삼양식품이 삼양목장에 추가로 자금을 태울 수 있느냐는 주요한 경영 이슈이기도 했다. 자칫 삼양식품의 자금 지원이 오너일가의 이익을 위한 목적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점은 우려할 수 밖에 없는 대목이었다.

딜레마에 빠져있던 삼양식품에 해법을 제시한 인물이 고 전 명예회장의 며느리 김정수 부회장이다. 보유한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삼양목장에 최근 100억원을 투입했다. 그의 사재출연은 삼양식품의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창업자 유지가 깃든 삼양목장을 살리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뿐만 아니라 불미스러운 일로 경영에서 물러났던 김 부회장이 다시 경영에 복귀한 의미를 되찾는 일이기도 하다. 사실 이같은 결정은 오너경영 체제가 아니라면 쉽지 않은 일이다. 김 부회장이 이번 사재출연을 계기로 지난날의 과오를 딛고 주주들의 신뢰를 받는 오너 경영인으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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