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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건설과 네이버·카카오의 '평행이론' [thebell note]

성상우 기자공개 2022-05-12 07:47:35

이 기사는 2022년 05월 09일 07:5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건설사들은 다른 산업보다 사정기관들과 만나는 일이 상대적으로 많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의 레이더에 자주 걸린다.

수 많은 하도급 업체들과 거래를 이어나가야 하는 사업 구조 탓이다. 갑질 논란에 종종 휘말린다. 투자 및 시행사업의 과정에서 페이퍼컴퍼니 및 신규 자회사들을 많이 거느리면서 지배구조가 복잡해지는 경우도 많다. 공사 현장에서의 사고는 여러가지 이유로 매년 끊이지 않고 일어나는데 그때마다 경찰 및 검살의 수사 대상이 된다. 건설업 자체가 사정기관들과의 질긴 인연을 숙명적으로 타고난 셈이다.

최근 수년간을 돌이켜보면 그 중에서도 유독 사정기관과 인연이 깊은 곳이 있다. 건설업을 중추로 삼고 대기업집단 30위권까지 성장한 호반그룹이다. 주력계열사인 호반건설과 김상열 회장은 2020년대 들어 공정위의 주 타깃이 됐다. 보고 자료에 일부 계열사를 누락하고 총수 일가 회사들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혐의들 때문이다.

이 시기는 호반그룹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으로 올라선 시점과 맞물린다. 자산규모가 대기업집단 지정 요건인 10조원을 넘긴 시기가 2020년이다. 공정위의 레이더에 포착된 시기도 이때부터다.

IT·인터넷 업계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있다. 국내 양대 플랫폼으로 꼽히는 네이버와 카카오다. 이해진·김범수 창업자는 2016년과 2017년에 차례로 국정감사 증인으로 첫 출석하면서 수난시대가 시작됐다. 공정위 등 정부 당국과 정치권의 '집중 관리'도 이때부터 본격화됐다.

이 시기는 네이버·카카오가 자산규모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준대기업집단)에 처음 편입된 시기와 맞물린다. 급격한 규모의 성장을 이루면서 뭇매도 같이 맞은 셈이다. 이제부터 대기업이라는 왕관의 무게를 감당해야 한다는 일종의 '신고식'이기도 했다.

5~6년이 지난 현재 자산규모 10조원 이상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올라선 네이버·카카오는 대기업으로 무난하게 연착륙하고 있다. 과거에 지적받았던 여러 결점들은 대부분 해결됐다. 결과적으로 보면 당시 수난은 국가 경제 주류인 대기업 체제 속으로 들어오기 위한 성장통이었던 셈이다.

국내의 많은 대기업들이 이같은 성장통을 거쳤다. 그 과정에선 대기업으로서의 높아진 자격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체질개선이 동반됐다. 그 동안 갑질이 있었다면 개선했고 지배구조 상의 결점이 있었다면 겸허히 받아들였다.

호반그룹은 견조한 실적과 탄탄한 재무구조를 갖고 있어 앞으로도 무난한 성장세가 예상된다. 대기업의 자격을 갖추기 위한 선제적 자아성찰만 이뤄진다면 언젠가 호반그룹도 2020년대 초반을 성장통의 시기로 규정할 수 있는 날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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