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5월 27일 08: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예인을 향한 도덕적인 잣대가 높은 것 같다. '학교폭력' 이런 문제들이 중요하지만 타 업계에 비해 비난의 강도가 센 것도 사실이다. 개개인의 사생활까지 소속사가 다 알 수가 없다."최근 엔터업계 취재원과 만나 하이브의 신인그룹 르세라핌 멤버를 둘러싼 학폭 논란에 대해 얘기를 나눌 일이 있었다. 그는 심각성을 인정하면서도 연예인을 향한 도덕적인 잣대가 높아지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비단 하이브가 아니더라도 본인 기획사의 일이 될 수도 있는 사안이기에 남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기자가 중·고등학교를 다니던 시기에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가 없어 현 세대가 이를 어느 정도의 수준으로 인지하는지 잘 알지 못한다. 다만 논란이 된 멤버가 '5호 처분(학내외 전문가에 의한 특별 교육이수 또는 심리치료)'을 받았고 현재까지 공개된 사진들을 보면 '가해자가 아니다'라는 적극적인 해명에도 의구심이 남는 게 사실이다. 결국 해당 멤버는 활동을 잠시 중단했다.
취재원의 생각과는 달리 최근의 사태가 단지 엄격해진 잣대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형 기획사에서 만들어진 아이돌은 선망의 대상일 뿐 아니라 그들의 매력도에 따라 팬들이 지불하는 금액이 달라진다. 높아진 케이팝(K-POP)의 위상 덕에 최근 데뷔하는 아이돌은 아시아를 비롯 북미 등에서도 인기를 얻는다.
기획사의 아티스트는 일반 기업의 재화와 유사하다. 멤버 개개인의 이미지와 실력이 상품성에 영향을 미치는만큼 보다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 논란으로 끝난다면 다행이지만 법적인 문제가 제기되고 그룹의 존속을 흔드는 경우라면 시장의 신뢰를 잃는 것도 한순간이다.
이미 하이브는 법적인 이슈로 걸그룹을 해체한 이력이 있다. 하이브의 전신인 빅히트 뮤직이 프로듀싱하고 쏘스뮤직이 매니지먼트한 걸그룹 글램(GLAM)이 그 예다. 멤버 한 명이 배우 이병헌이 사석에서 음담패설한 것을 녹화한 영상을 빌미로 50억원을 요구한 혐의로 구속기소됐고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룹 해체의 수순을 밟으면서 정리됐다. 당시에는 비상장사였다.
하지만 상장사가 된 지금은 말할 것도 없이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 상장사는 구성원 뿐 아니라 주주라는 이해관계자가 더해진다. 최근 미국의 한 운용사가 한국 엔터기업의 주가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만들고 있는만큼 외국인 기관투자자의 자금까지 대거 유입되면 리스크 관리가 더욱 중요해질 수 밖에 없다. 특히 해당 ETF에는 하이브의 주식이 10% 안팎으로 담길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하이브는 올 들어 학폭 논란 외에도 방탄소년단(BTS)의 군입대 문제 등으로도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30% 이상 주가가 하락했다. 관련산업이 커지고 주목도도 높아지고 있는만큼 엔터업계 역시 아티스트의 문제를 단순히 개인적인 일로 치부하지 않았으면 한다. 또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더 나은 길이 무엇인지 고민해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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