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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분리를 다시보다]현대캐피탈, 산업자본과 연계 강화…지원 역할 집중⑦현대차그룹 계열 금융사, 경영체제 정비…카드·캐피탈 독립성 강화

이기욱 기자공개 2022-07-12 07:54:29

[편집자주]

잊을만 하면 다시 제기되던 금산분리 완화 이슈가 재점화됐다. 신임 금융위원장이 취임 일성부터 이를 꺼내들었다. 이번에는 강행의지가 남다르다. 급진적이진 않지만 단계적으로 제도 완화를 꾀할 방침이다. 금산분리 완화 현실화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현재, 과거 금융과 산업의 융합 시도 사례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08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재 국내 주요 금융사 중 ‘현대’의 이름을 달고 있는 곳은 대부분 현대자동차그룹의 계열사다. 과거에는 범현대가 소속 그룹들이 각자 여러 금융계열사들을 거느리고 있었지만 2010년대를 지나며 현대그룹, 현대중공업그룹 등은 경영위기, 지주사 전환을 이유로 금융계열사들을 정리했다. 현대차그룹 내 현대카드, 현대커머셜도 지난해 경영체제 분리 이후 독자 노선을 강화하고 있어 향후 역할 변화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범현대가 계열 금융사, 글로벌금융위기 겪으며 대거 정리

범현대가 금융업의 역사는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북 지역인 강원도 통천군 송전면 아산리 출신인 정 명예회장은 1969년 강원도 출신 기업인들과 함께 지역경제 지원을 위해 ‘강원은행’을 설립했다. 강원은행은 약 30년동안 사업을 이어오다 외환위기 여파로 1999년 조흥은행에 합병된다. 현대는 은행 외에도 현대생명, 현대증권, 현대해상 등 다양한 금융사를 인수하며 금융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했다.

현대가 현대그룹, 현대차그룹, 현대중공업그룹, 현대백화점그룹 등 여러 그룹으로 분리된 이후에도 현대는 여전히 금융시장에 존재감을 유지했다. 현대그룹(현대증권, 현대저축은행, 현대자산운용)과 현대중공업그룹(하이투자증권, 하이자산운용), 현대차그룹(현대카드, 현대캐피탈) 등이 각각 금융사들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2010년대 중반 들어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은 금융사업을 빠르게 정리하게 된다.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2010년들어 해운업 위기가 지속됐고 현대상선 경영 악화로 인한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현대그룹은 2016년 현대증권, 현대저축은행, 현대자산운용을 KB금융지주에 매각하게 된다. 현대저축은행은 이후 유진그룹을 거쳐 현재 다올투자증권(옛 KTB투자증권)의 소유가 됐고 현대자산운용은 무궁화신탁에 매각됐다.

현대중공업그룹도 조선업 위기로 인한 구조조정,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금융계열사들을 모두 매각했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일반지주사는 금융사를 직접 보유할 수 없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018년 하이투자증권과 하이자산운용 등을 DGB금융지주에 매각했다.

현재 국내 주요 금융사 중 현대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곳은 현대차그룹 계열사와 현대해상 등이 있다. 현대해상의 최대주주가 산업자본이 아닌 개인(정몽윤 회장, 22%)인 점을 고려하면 산업자본의 보유 케이스는 사실상 현대차그룹 계열사만이 남아있는 상태다.

◇현대캐피탈, 산업자본과 연계성 강화…카드·커머셜 독자노선 강화

현대차그룹은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현대커머셜, 현대차증권 등의 금융사를 계열사로 보유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1993년 ‘현대오토파이낸스’라는 이름으로 처음 설립됐으며 현대카드는 2001년 대우그룹에서 현대차그룹으로 인수된 후 사명을 ‘다이너스 클럽 코리아’에서 ‘현대카드’로 변경했다. 현대커머셜은 2007년 현대캐피탈의 산업재 부문을 독립해 설립한 회사다. 현대차증권의 전신은 신흥증권으로 2008년 현대차그룹에 인수됐다.

4개 금융사의 최대 주주는 모두 현대자동차다. 현대캐피탈은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59.68%, 40.1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대차증권은 현대자동차가 25.43%, 현대모비스가 15.71%의 지분을 갖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기아자동차가 최대주주(17.37%)로 있는 회사다.

현대카드는 현대자동차(36.96%), 기아자동차(11.48%), 현대커머셜(28.56%) 등이 주요 주주로 있고 현대커머셜은 현대자동차(37.50%), 정명이 현대커머셜 사장(25%),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12.50%) 등이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금융계열사 중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커머셜은 향후 금산분리 측면에서 정반대의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카드·커머셜은 산업자본인 현대차그룹과 다른 독자노선을 강화하는 중이며 현대캐피탈은 현대차그룹과의 연계성을 강화할 전망이다.

현 지분구조상 그룹 내 독립성이 가장 높은 곳은 현대커머셜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누나 정명이 현대커머셜 사장과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부부의 지분이 현대자동차의 지분과 동일한 상황이다.

현대카드 역시 현대커머셜의 지분이 28.56%로 높은 편이다. 현재 진행 중인 소액주주 지분 매입이 전량(3.02%) 이뤄진다고 가정할 경우 현대커머셜의 지분율은 31.56%로 높아지게 된다. 현대자동차 및 기아자동차의 전체 지분 48.44%로 절반에 가깝지만 어느 정도 독립적인 경영이 가능한 구조다. 정 부회장의 우호 지분으로 평가받는 대만 푸본그룹의 지분도 19.98%에 달한다.

현대캐피탈은 하나의 개별 회사로서의 경영보다는 현대차의 영업을 뒷받침하는 역할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외시장 영업에서 그 중요성이 커질 전망이다. 지난달 초 현대차에서 글로벌사업기획1팀장과 글로벌판매지원1실장 등을 지냈던 정주용 상무를 해외사업담당 임원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현재 현대캐피탈은 총 13개국에서 현대·기아차의 캡티브사(Captive)로서 차량 판매를 지원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동남아 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싱가포르 및 인도네시아에 자문법인을 설립하고 각 시장에 특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준비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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