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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가 공개한 BSM, SK㈜와 다른 점은 SK그룹 주요 계열사 BSM 공개 이어져…이해관계자 소통 차원

김위수 기자공개 2022-08-08 07:36:42

이 기사는 2022년 08월 04일 15: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은 이사회에 상당히 많은 권한을 부여한 기업이다. 경영상 주요한 의사결정을 반드시 이사회를 통하도록 하고 있다. 이사회의 역량이 곧 기업 경쟁력과 직결될 수 있는 구조다.

이사회 구성이 다양할수록 바람직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는 모범규준을 통해 이사회 구성원들이 전문성을 갖춘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인물들로 구성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KCGS는 "이사회 내 다양성 확보를 통해 다양한 관점을 공유할 수 있고 효과적인 토론을 거친 객관적인 의사결정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기업들이 이사회의 다양성, 전문성을 한눈에 평가할 수 있는 이사회 역량 구성표(BSM·Board Skill Matrix) 도입에 나서고 있는 배경이다. SK그룹이 특히 적극적이다. 지난 3월 SK㈜가 처음으로 BSM을 공개했고 최근 SK이노베이션도 BSM을 통해 이사회의 현황을 보여줬다. 두 계열사 외에 SKC, SK네트웍스 등도 BSM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점수 매긴 SK㈜, 표 만든 SK이노

SK㈜의 BSM은 엄밀히 말해서는 매트릭스라고 보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이사회에 소속된 개인의 역량을 볼 수 있도록 구성하지 않고 역량별로 나눠 해당 항목에 강점이 가진 인물들이 몇 명인가만 명시해놨다.
SK㈜의 BSM(왼쪽)과 SK이노베이션의 BSM.
숫자가 직관적으로 표기된다는 점에서는 취약점을 파악하기는 더 쉬울 수 있다. 다만 누가 어떤 역량을 갖췄는지는 알 수 없어 개별 이사들의 영입 배경을 쉽게 알 수 없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BSM 도입이 기업의 의무가 아닌 상황에서 주요 대기업으로 SK㈜가 처음 BSM을 공개했다는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SK이노베이션이 공개한 BSM은 SK㈜보다 정교하다. 총 7명의 이사회 멤버들의 전문 분야가 무엇인지 알기 쉽게 표기됐다. 개별 이사들이 보유한 역량이 무엇인지 모두 표기하고 있어 이사회 역량 관리에 활용될 여지가 더 커 보인다. 이를테면 사외이사 임기가 만료된다거나 사내이사 구성에 변동이 있을 경우 어떤 경험을 갖춘 인물을 선임해야 하는지 파악할 수 있는 식이다.

◇같은 역량 필요로하는 두 회사…평가 기준은 다른듯

SK이노베이션이 구성한 BSM의 역량 항목이 SK㈜의 BSM과 같다는 점이 눈에 띈다. SK㈜의 경우 리더십·핵심 산업·재무/회계 및 리스크·법무·인수합병/자본시장·국제관계·ESG 등 7개 분야를 회사가 필요로하는 역량으로 지정했다. SK이노베이션은 BSM을 리더십·산업·재무/회계·재무/리스크·법무·M&A·글로벌·ESG 등 8개 역량으로 꾸렸다. SK㈜가 재무/회계 및 리스크 하나로 묶은 역량을 SK이노베이션이 재무/회계, 재무/리스크 두 가지로 나눈 것을 빼고는 동일하다.

진행 중인 사업과 달성하고자 하는 비전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BSM에 포함되는 역량은 회사별로 다른 것이 보통이다. BSM을 공개한 또 다른 기업인 금호석유화학, LG전자의 매트릭스를 살펴보면 영업·R&D·무역/조달·정책/행정과 같이 SK이노베이션과 SK㈜의 BSM에서 찾아볼 수 없는 역량 항목이 들어가 있다.

SK이노베이션과 SK㈜의 BSM 역량 항목이 동일한 이유는 두 회사가 모두 그룹에서 '지주사'로 비슷한 역할을 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2차전지 등 주요 사업부를 분할하고 지주사 역할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자회사 포트폴리오 관리, 신성장 사업 발굴 및 육성, 인수합병(M&A)과 투자에 힘쓰겠다는 계획인데 SK㈜가 그룹 전반에서 보다 넓은 범위를 관리한다는 점만 다를 뿐 두 회사의 역할이 유사하다. 필요로 하는 역량이 겹칠 수 있는 셈이다.

세부적인 평가의 기준은 다른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과 SK㈜ 이사회에 모두 진입해있는 인물은 장동현 SK㈜ 부회장이 있다. SK㈜가 BSM에서 개별 이사의 역량을 공개하지는 않고 있어 장 부회장이 어떤 항목에 포함돼있는지 알기는 어렵다. 다만 리더십과 ESG 항목에 포함된 이사는 9명 전원인 점을 미뤄보면 장 부회장이 최소 이 두 가지 역량을 가졌다고 평가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의 BSM에 따르면 장 부회장은 ESG 역량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표기돼있다.

◇외부 공개한 BSM, 활용법은

두 회사 모두 BSM을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 유지를 위해 사용하고 있다. 사내이사 선임의 경우 회사의 인사 사안이라 BSM이 활용되기 어렵겠지만 사외이사 선임 시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사외이사의 경우 임기가 정해져있어 정기적으로 신규 선임이 필요하다. 사내이사가 급작스레 교체돼 이사회 역량 현황에 변화가 생겨도 사외이사 신규 선임을 통해 전체 이사회의 균형을 잡을 수 있다.

SK㈜와 SK이노베이션은 사외이사 풀을 보유하고 있다. 이사 교체가 필요할 경우 BSM을 통해 이사회에 보강이 필요한 역량을 확인, 풀에서 사외이사로 선임할 후보자를 추려낼 수 있다. 한 명의 후보자가 아니라 여러 명의 후보자를 선정할 수 있다. 개개인의 역량을 BSM과 대조해 이중 1순위 후보를 선정하고 후보자 본인도 사외이사 선임을 원할 경우 평판 조회, 인터뷰 등의 절차를 거쳐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된다. 정기주총을 통해 이사회 의결을 거친 이후부터 사외이사로 정식 이사회 멤버가 된다.
SK이노베이션 사외이사 선임 절차.(출처: 2021 SK이노베이션 ESG리포트)
BSM을 외부에 공표하지 않아도 되지만 기업들이 BSM을 공개하는 이유는 주주 등 이해관계자와의 투명한 소통을 위해서다. BSM을 통해 이해관계자들이 기업 이사회 구성이 적합한지 쉽게 파악이 가능하다. 이사회의 다양성을 확보한 기업이라면 BSM 공개를 통해 주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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