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을 움직이는 사람들]강석훈 회장, 부산 이전 '갈등'에 허니문 없는 '석달'①박근혜 정부 경제수석 출신, 윤석열 정부선 인수위 보좌관…공약 이행 중책
김서영 기자공개 2022-09-13 07:01:17
[편집자주]
1954년 설립된 KDB산업은행은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나라 산업 및 국민경제 발전에 앞장서 온 대표적인 정책 금융기관이다. 올해 6월 선임된 강석훈 회장은 윤석열 정부의 경제 정책을 도맡은 인물로 부산 이전 과제를 부여받았다. 부산 이전 이슈가 당면 과제이나 산은에는 끝나지 않은 장기 구조조정 기업과 혁신기업 지원 등 산적한 상황이다. 더벨이 신 정책 금융기관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산은의 핵심 경영진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5일 15: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사장)이 취임한 지 석달이 지났다. 취임 초기엔 최초의 국회의원 출신 수장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다. 정부와 교감이 있는 인사가 임명되며 정부와 조율 및 지원을 기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을 보좌했던 강 회장이 운전대를 잡으며 산은 부산 이전이란 공약 이행이 전면에 등장했다.산은의 부산 이전 논의가 모든 이슈를 집어 삼켰다. 임직원 500여명이 매일 반대 시위에 나설 정도로 사내 여론이 얼어붙었다. 강 회장은 허니문 기간도 제대로 보내지 못했다. 윤 대통령이 신속한 공약 이행을 재차 주문한 가운데 구성원과의 협의와 국회 법 개정을 성공시켜야 하는 녹록지 않은 상황을 맞닥뜨렸다.
산은 회장은 주로 금융당국 고위 관료나 금융사 수장 출신 등 금융관료가 자리에 올랐다. 지금과 같은 시스템이 확립된 이후 산은 회장 자리에 정치인이 등용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회의원 출신인 강 회장이 어떤 스타일로 산은을 이끌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산은 '최초' 국회의원 출신 회장 탄생...박근혜 정부 인사 '눈길'
1964년생인 강 회장은 금융인이자 국회의원 출신 정치인이다. 서울대를 졸업한 미국 유학파 출신이라는 점이 전임 회장인 이동걸 전 회장과 닮은꼴이다. 강 회장은 1986년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이듬해 미국 유학길에 올라 위스콘신매디슨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와 박사 과정을 밟았다.
1992년 한국으로 돌아와 대우경제연구소 금융팀장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금융인으로서 발걸음을 내디딘 한국은행, 기획예산처, 한국재정공공경제학회, 근로복지진흥기금 등 여러 정책 금융기관을 두루 역임했다. 강 회장은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로 교편을 잡고 있다.
정치인으로 새 출발에 나선 건 2012년 5월이다. 제19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당시 새누리당에 속해 서울 서초구 을을 지역구로 활동했다. 이후 국회 전반기 정무위원회 위원, 정책위원회 부의장, 창조경제활성화 특별위원회 위원 등 박근혜 정부에서 굵직한 역할을 맡았다. 2016년 5월에는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으로 선임됐다.
금융권에선 박근혜 정부 인사가 윤석열 정부에 등용된 것을 두고 이례적이란 반응이 나온다. 과거 윤 대통령은 검사 시절 박 전 대통령을 국정농단 혐의로 수사를 지휘한 바 있다. 또한 윤 대통령은 MB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 비서실장, 홍보수석 등을 맡았던 인사를 주요 요직에 배치했다.
강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미래의 산업은행은 혁신성장의 디딤돌, 경제안보 대응을 위한 대한민국 대표 싱크탱크가 돼야 한다"며 "세계로 뻗어 나가는 글로벌 KDB, 그린·디지털·바이오 전환 선도기관, 시장 안정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 이전 논의 '블랙홀'...정부 이전 의지 재확인
강 회장이 취임사에서 여러 비전을 강조했던 것과 달리 모든 이슈가 블랙홀처럼 부산 이전 논의로 빨려 들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여의도에서는 강 회장이 윤 대통령의 '경제 선생님'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산은 부산 이전은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 사항이었다. 대통령인수위원회 정책특별보좌관인 강 회장이 산은 회장에 임명되면서 공약 이행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강 회장으로서는 윤 대통령을 근거리에서 보좌한 만큼 부산 이전 뜻을 잘 받들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강 회장은 첫 출근부터 쉽지 않았다. 지난 6월 8일 취임했으나 산은 노조의 부산 이전 반대 시위로 첫 출근이 저지됐다. 결국 취임 후 13일 만인 6월 21일 노조 시위를 뚫고 출근에 성공했다. 현재 강 회장은 매일 산은으로 출근하고 있다. 동시에 산은 임직원 500여명은 매일 아침 업무 전 본점 로비에 모여 반대 시위를 이어나가고 있다.
최근 산은 내부 분위기가 한층 더 얼어붙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경남 창원 부산항 신항을 방문해 산은의 조속한 부산 이전을 다시 한 번 지시했다. 강 회장은 "최대한 신속하게 이전을 추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임직원들과 부산 이전 관련 간담회 자리를 마련했으나 정무위원회 회의 소집으로 성사되지 못했다.
산은의 부산 이전은 법 개정 사항이다. 한국산업은행법 제4조(본점 및 지점 등의 설치) 1항에 따르면 '한국산업은행은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고 명시해두고 있다. 야당이 국회 다수당인 상황에서 부산 이전에 반대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으나 정치권에서는 지역 균형발전은 여야 모두 공통된 정치 공약이기 때문에 결국 '부산이냐 아니냐'의 문제로 흘러갈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우리금융 "롯데손보 M&A, 과도한 가격 부담 안한다"
- 신한캐피탈, 지속성장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체계 강화
- 하나금융, ELS 악재에도 실적 선방…확고한 수익 기반
- 하나금융, 자본비율 하락에도 주주환원 강화 의지
- 국민연금, '역대 최대 1.5조' 출자사업 닻 올렸다
- [도전 직면한 하이브 멀티레이블]하이브, 강한 자율성 보장 '양날의 검' 됐나
- [퍼포먼스&스톡]꺾여버린 기세에…포스코홀딩스, '자사주 소각' 카드 재소환
- [퍼포먼스&스톡]LG엔솔 예견된 실적·주가 하락, 비용 절감 '집중'
- [퍼포먼스&스톡]포스코인터, 컨센서스 웃돌았지만 주가는 '주춤'
- 신한금융, ‘리딩금융’ 재탈환에 주주환원 강화 자신감
김서영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저축은행 유동성 진단]KB저축, 예수금 축소에 유동성 개선 '제한적'
- [저축은행 유동성 진단]신한저축, 최하위 유동성비율 개선책 신규 '예치금'
- 애큐온저축, 신임 사외이사 오현주 '금융 전문' 변호사
- [저축은행 유동성 진단]J트러스트계열, 예치금 대신 '유가증권' 운용
- 예보, ALM 기반 운용체계 강화 나선다
- 우리금융저축, 지주 출신 비상무이사직 '부활'
- [이사회 분석]OSB저축, 장찬 신임 대표 이사회 '재정비'
- [저축은행 유동성 진단]상상인계열, 유동성 '최상위권'…관건은 건전성 관리
- [저축은행 유동성 진단]다올저축, 예수금·대출 영업 '속도조절'…유동성 우수
- [저축은행 이사회 돋보기]한투저축, 경영승계 CEO 후보군 단 '한 명'